[조담소] "女직원과 종일 문자" "업무상 연락"...외도일까? 전문가의 판단은

□ 방송일시 : 2025년 01월 17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여(주인공/40대): 결혼 15년 차 주부입니다. 초등학생 딸이 있죠. 제 남편은 아재 개그를 참 즐깁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남: 여보 여보 가수 설운도가 옷 벗는 순서 알아?

□여: 여보 내가 당신 옷 벗는 순서도 모르는데 설운도 씨가 옷 벗는 순서까지 알아야 돼?

■남: 그건 말이야 ♬상! 하의, 상! 하의, 상! 하의 트위스트 추면서~~

□여: 예. 이런 식입니다. 남편이 아재 개그를 들려줄 때마다 저는 캡사이신이 잔뜩 들어간 마라탕을 먹은 사람이 됩니다. 근데요 사실 연애할 때부터 남편은 아재 멘트를 달고 살았어요.

■남: 자기야 보고 싶었어. 아니 갑자기 웬 지방 발령이냐고

□여: 어쩌겠어? 그래도 서울이랑 대전이니까 그렇게 멀지 않아서 다행이다.

■남: 자기야 난 일주일이 7일이 아니라 6일만 있는 것 같아. 자기 기다리느라 목이 빠져버렸거든. 월화수 금토일~

□여: 이 정돈 약과예요. 심지어 남편은 프러포즈를 할 때도 본인 방식 그대로 아재 멘트를 쳤습니다.

■남: 자기야 우리 엄마가 너희 어머니랑 돈 관계를 맺고 싶으시대 그래줄 수 있어?

□여: 어머니가 왜? 요즘 사정이 안 좋으셔? 근데 우리 엄마 돈 없는데?

■남: 사~돈 관계 그래줄 수 있지?

□여: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질 않지

■남: 그만할 테니까 나 사진 좀 찍어줘. 포즈 좀 잡을게.

□여: 이 와중에 갑자기 사진을?

■남: 너한테 프로포즈. 나랑 결혼해 줄 수 있어?

□여: 그래도 그땐 남편이 귀엽기만 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편이 아재개그를 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그만하라고!”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편이 아재 개그를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자꾸 휴대폰만 들여다보더라고요.. 여보 밥상 앞에서 제사 지내? 휴대폰 좀 그만 들여다보고 얼른 밥 먹어.

■남: 알았어

□여: 뭐 웃긴 거라도 보는 거야 뭘 보는 거야? 어디 보여줘 봐. 나도 좀 웃자.

■남: 아이 뭐 남의 휴대폰을 보려고 그래 밥이나 먹자.

□여: 처음에는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몇 번 반복되니까 기분이 쎄하더라고요. 그래서 밤에 남편이 잘 때 휴대폰을 열어봤습니다. 그리고 하나라는 이름의 여자랑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봤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문자메세지

■남: 하나 씨 거래처에 이메일 보냈지?

☆여(후배): 네. 선배님 커피도 떠났습니다.

■남: 그래 수고했어. 그런 의미에서 퀴즈 마치면 내가 커피 쏜다. 단팥이 목마르다고 콩한테 뭐라고 했게?

☆여(후배): 콩! 나 물~

■남: 똑똑한데

☆여(후배): 아 선배님 너무 문제가 쉬웠어요. 이번엔 제 차례예요. 넋이 나가 있는 벌레는 뭐게요?

■남: 넋이 나가 있는 벌레? 그게 뭐지?

☆여(후배): 그건 헤벌레~

■남: 나네~ 나 맨날 하나 씨 보고 헤벌레 하고 있잖아. 아무튼 거래처에 연락은 잘 했지? 중요한 미팅이니까 실수 없게 신경 좀 써줘.

☆여(후배): 네 알겠습니다.

□여: 문자 내용이 정말 가관이더라고요. 저는 곧바로 남편을 깨워서 따져 물었습니다. 여보 이 문자 뭐야? 하나라는 애 누구야? 당신 바람 났어?

■남: 아 뭐야 왜 남의 휴대폰을 봤어?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이러는 건 실례 아니야?

□여: 목소리 낮춰 옆방에 애 안자고 있어.

■남: 문자 봤으면 알 거 아니야 업무 문자였어

□여: 업무 문자? 넌 아재개그를 직업 정신을 다해서 하니?

■남: 그건 그냥 나랑 개그 코드 잘 맞는 후배랑 아재개그 주고받은 거야. 그리고 야 내가 오죽하면 그랬겠냐 당신이 내 개그를 하도 안 받아주니까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여: 어머 끝까지 당당하네.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유부남이요? 여자 동료랑 밤이건 낮이건 아재 개그 주고받는 거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거라고 생각해?

■남: 근데 정말 문자만 이렇게 주고받은 거지 단 한 번도 하나 씨랑 따로 만나거나 떳떳하지 못한 막 그런 거 나 한 적이 없다? 손도 안 잡아봤어. 한 번만 믿어줘. 다시는 문자 주고받지 않을게

□여: 실제로 따로 만나지도 않았고 그런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해도 남편에게 실망을 하고 나니까 오만정이 다 떨어지더라고요. 좋게 넘어가려고 해도 남편을 볼 때마다 속이 막 뒤집어지고 이러다가 제가 병 날 것 같아서 이혼을 생각 중인데 회사 후배랑 그런 문자를 주고받은 것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나요?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조인섭: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 사연의 주인공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여: 변호사님 남편이 주말이면 하루 종일 휴대폰을 놓질 않아요. 하나인지 둘인지 아는 그 여자랑 문자를 하느라 그래요. 남편은 회사 밖에서 단 둘이 만난 적도 없고 스킨십도 없었다는데 그래도 제가 문자를 봤을 때 하나인지 둘인지 하는 그 여자랑 제 남편이랑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아무 일 없었으면 바람 피운 게 아닌 건가요? 대체 뭘 했을 때 바람을 피운 게 되는 거예요?

◇조인섭: 네 이제 우리 민법은 840조 1호에서 재판상 이혼 사유인 배우자에게 부정 행위가 있었을 때 이혼 사유가 된다 라고 정하고는 있는데요. 여기서 부정한 행위라고 하는 거는 배우자로서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못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보다 훨씬 넓은 개념인 거죠. 소위 이제 정신적 바람이라고 하는 경우에도 부부 간의 신뢰 관계를 상하게 만들어서 그게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라고 하면 육체적인 관계가 없었다라고 하더라도 부정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사연자분 같은 경우 남편이 상대방과 온라인상의 어떤 감정 교류가 있었던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하면 대화상 이루어진 애정 표현의 정도라든가 아니면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 있는지 이런 종합적인 내용을 살펴봐야 될 것 같기는 합니다.

□여: 그래요? 문자 내용을 다시 봐야겠네요. 근데요 변호사님 남편이 그저 친한 동료 사이에서 주고받은 업무 문자라고 딱 잡아떼면 그땐 어떡하죠?

◇조인섭: 네 사실 이 업무 문자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하는 거를 입증할 책임은 사연자분한테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상 연락이 아니라 부정한 사유였다라고 하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는 재판을 통해서 통신사 통해서 통화 내역 사실 조회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어느 정도 주고받았는지 이런 이력을 받아볼 수는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연락의 빈도나 시간대 예컨대 저녁 6시 이후에 업무가 모두 다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자정까지 주고받고 아침에 일어나면 서로 상대방한테 카톡을 하고 이랬다라고 하면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도 있겠죠.

□여: 사실 제가 남편이 직장 후배랑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하고 있어요. 이혼 소송할 때 제출한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거 불법이라고 저를 형사 고소한다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요?

◇조인섭: 네 사실 이혼 소송에서 많은 분들이 상대방의 휴대전화 카톡 내용을 본인의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증거로 많이 제출하기는 하십니다. 그런데 엄격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형법은 316조 1항에서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 매체 기록을 개봉하거나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서 그 내용을 알아낸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만약에 사연자의 남편분이 휴대전화를 비밀번호나 페이스 아이디, 패턴 등으로 잠금 장치를 해줬는데 평소에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라고 하더라도 남편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 봤다 라고 하면 그거는 형법상 비밀 침해죄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여: 아 진짜요? 저 우리 집 컴퓨터에 남편의 뚜글 메일 계정에 로그인 돼 있길래 사진첩도 봤거든요. 뚜글 계정에 로그인하면 사진첩도 볼 수 있고 어디 다녀왔는지 타임라인에 다 기록되잖아요. 그것도 이혼 소송에 증거로 제출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위법이에요?

◇조인섭: 그 계정을 사용하는 분들도 꽤 있으시더라고요. 근데 보통은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게끔 설정해 두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배우자와 함께 사용하는 노트북이 있다면 배우자의 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로 있다는 거죠. 이런 경우에 그 배우자의 계정에 사진첩이나 타임라인을 열어보고 외도의 증거를 수집하시는 건데요. 최근에 이런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고 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1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서 정보 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아니 된다 라고 하고 있고요. 이거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지금 문제는 이미 로그인된 상태의 것을 이용해서 들여다본 행위도 여기에 해당하느냐인 건데요. 대법원은 이제 배우자의 승낙이나 동의 없이 단순히 이 계정에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서 사진첩을 접속한 행위 그 자체도 서비스 제공자의 의사를 반해서 정당한 권한 없이 이루어진 접속에 해당한다고 봐서 위법하다고 판단을 한 겁니다.

□여: 진짜요? 그럼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저 어떡하죠?

◇조인섭: 근데 이렇게 형사 처벌하는 거하고는 별도로 이혼 소송이라든가 아니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은 됩니다. 그리고 지금 처벌받는다고 이제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수사기관에서 굉장히 약한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내리거나 아니면 현재까지는 형사 처벌이 된다라고 하더라도 벌금 30만 원 정도 전후에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남편이 형사 고소를 한다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형사고소까지 가는 경우는 좀 드물기는 합니다. 그래서 형사 고소를 내가 감내하더라도 이걸 사용해서 증거로 사용할지 여부를 판단을 하시는 게 필요한 거죠.

□여: 변호사님한테 여쭤보지 않았으면 낭패 볼 뻔했네요. 감사합니다.

◇조인섭: 네 도움이 됐다니 다행입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