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대통령실 압수수색 불승인...관저는 집행중지"

[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책임자 승낙을 구하지 못하며 무산됐습니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윤 대통령 측에게 사법부 결정을 존중하라며 압박하고 나섰지만, 현재까진 통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기자]
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입니다.

[앵커]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대한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무산됐다고요?

[기자]
네, 공수처는 오늘 오전 10시 반쯤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보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습니다.

계엄 관련 문건과 회의록부터 윤 대통령이 사용했던 비화폰 서버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실의 경우, 정진석 비서실장이 오늘 오후 3시쯤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승낙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수처 측에 밝혔다고 합니다.

또, 대통령 관저의 경우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오늘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 참석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오후 4시 50분쯤 집행을 중지한 거로 파악됐는데요.

공수처가 김 차장 측에게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승낙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차장은 오늘 오전 국회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대통령뿐만 아니라 영부인도 경호대상"이라며 승낙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에서는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지킬 필요가 있는 장소에서는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도 삼청동 안가나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책임자의 수색 불허로 번번이 가로막혔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구속 이후에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데 대해 오동운 공수처장이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오 처장은 오늘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사를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법부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의가 있다면 법질서 테두리 안에서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될 일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공수처는 어제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윤 대통령이 헌재 변론을 마친 뒤 진료가 필요하다며 외부 병원을 방문해 밤 9시가 넘어 구치소로 복귀하며 무산됐습니다.

오늘도 오전부터 강제구인과 현장조사를 시도했다가 윤 대통령 측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강제구인에 나섰던 공수처 수사팀이 윤 대통령의 내원 사실을 사전에 모르고 구치소로 찾아갔던 겁니까?

[기자]
오 처장은 오늘 출근길에서 어제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을 언제 알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공수처가 미리 인지한 것은 아닌데, 마치 숨바꼭질과 비슷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전에 교정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지 못하고 윤 대통령 측이 이리저리 피해 다니면서 강제구인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데요,

이에 대해 법무부가 입장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서울구치소가 공수처의 수사 협조 요청 공문을 접수한 뒤, 공수처 수사관에게 대통령의 외부 진료 일정이 있고 복귀 시점은 알 수 없다고 알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그 사실을 통지받아 알면서도 구치소를 방문했다가 철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미 진술거부 의사를 밝힌 피의자를 강제로 구인하는 건 헌법상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데다,

변호인 접견도 구인을 위해 중지시키려 했다면서 탄핵심판의 졸속심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어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수처에서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김자영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