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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2월 4일 (화)
■ 진행 : 송영은 변호사
■ 대담 : 정승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송영은 변호사(이하 송영은) : 여러분들은 연쇄 살인마라고 하면 어떤 사건, 그리고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모르긴 몰라도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됐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그리고 7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던 사이코패스 강호순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연쇄 살인을 저질렀던 인물이라면 과연 누구였을까요? 때는 1975년 남성 김 씨는 총 17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가 범행을 벌인 기간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남성 김 씨가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었을까요? 그는 남성중에서는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긴 했지만 남녀를 통틀어 본다면 최초가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여성이었죠. 어쩌면 완전 범죄로 묻혔을지 모를 이 사건은 이모를 의심한 조카가 검찰에 재조사를 요청하며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녀가 저지른 또 다른 범죄들이 드러났는데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최초의 남녀 연쇄 살인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송영은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정승은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정승은 변호사(이하 정승은)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정승은 변호사입니다.
◆ 송영은 :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마는 누굴까 언제였을까? 궁금하긴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찾아보니 물론 이것도 편견이겠습니다만 여성이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었더라고요.
◇ 정승은 : 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박분례였습니다. 1974년부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남녀 통틀어 최초의 연쇄 살인이기도 하고 또 최초의 보험사기 살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 송영은 :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살펴볼까요?
◇ 정승은 : 1975년 1월 30일 박분례의 친언니 집에 불이 나면서 언니와 여조카, 형부가 사망했습니다. 당시 형부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였기 때문에 경찰은 형부가 실수로 석유 난로를 넘어뜨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지었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이 사건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 송영은 : 그게 누구였죠?
◇ 정승은 : 바로 숨진 친언니의 아들이었습니다. 당시 군대에 있었던 언니의 아들 김 모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형편에 맞지도 않는 거액의 생명 보험에 가입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고사한 것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김 씨는 박분례가 김 씨의 인감을 써서 보험금을 타간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 송영은 : 제가 아들이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이것저것 캐묻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 정승은 : 네 조카 김 씨가 박분례를 추궁하자 박분례는 김 씨에게 700만 원을 주면서 그만 물어보라고 회유했습니다. 이에 더욱 의심을 가지게 된 김 씨가 박분례를 고소하고 검찰에 재조사를 해달라는 진정을 넣어서 결국 재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면서 앞선 화재 사건이 보험금을 얻기 위한 살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근데 그런데 알고 보니 박분례의 살인 계획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 송영은 : 보험금을 타려고 자신의 친언니 가족을 몰살하다시피 했다는 게 정말 끔찍한데 이게 또 끝이 아니었습니까?
◇ 정승은 : 이번에는 시동생이 타깃이었습니다. 박분례는 사업 얘기를 하자면서 시동생을 다방으로 불러내서 시동생이 한눈 파는 새에 음료에 독을 타서 살해했습니다. 당시 가족들은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시동생이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급사한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일이 밝혀졌던 건 박분례가 앞에 말씀드렸던 사건으로 구속되자 남편이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의 동생이 사망한 것도 연관된 것이 아닌가 의심해서 신고하고 박분례가 이를 인정하면서 진상이 알려지게 된 겁니다.
◆ 송영은 : 우리가 지금 연쇄 살인범이라고 전에 말씀을 드렸으니까 피해자가 더 있겠다 싶은데요.
◇ 정승은 : 네 박분례가 본인의 친구 최 씨를 살해한 후 보험 해약금 일부를 편취한 사건도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밝혀진 피해자만 5명이었습니다.
◆ 송영은 : 재판은 어떻게 됐습니까?
◇ 정승은 : 박분례는 사형을 선고받고 1983년 형이 집행됐습니다. 박분례가 자신의 시아버지 또한 살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신이 이미 매장된 상태라 재부검이 어려웠고, 또 박분례의 범죄는 이미 사형시키기에 충분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 시부 살해 혐의까지 공소장에 포함할 실익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 박분례와 사실혼 관계였던 남편도 함께 이 범죄에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도 있었는데요. 남편은 오히려 자기 앞으로 보험이 가입된 것을 알고 다음은 내 차례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모두 보험을 해약하는 등 공범은 아니었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 송영은 : 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으로 기록된 박분례 사건을 짚어봤고, 그러면 이번엔 남성 가운데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누구였을까? 살펴볼까 하는데, 변호사님 어떤 인물이었습니까?
◇ 정승은 :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 연쇄 살인범은 김대두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람을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라고 알고 있지만 범죄 기간을 보면 앞서 이야기한 박분례가 시기상 먼저였습니다. 박분례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살인이었는데, 김대두 역시 밝혀진 범행 목적이 돈이긴 했습니다만 여러 면에서 박분례와는 좀 달랐습니다.
◆ 송영은 : 네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정승은 : 일단 김대두의 성장 배경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두는 가난한 농가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김대두를 대도시 학교에 진학시키려고 했을 만큼 교육열이 높았는데 김대두는 학업에는 전혀 뜻이 없었습니다. 큰 돈을 벌고 싶다면서 일찍이 생업에 뛰어들었지만 농촌 출신 저학력자에 기술도 없고 키도 왜소했던 김대두를 불러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열등감에 빠진 김대두는 결국 범죄에 손을 대고 폭력 등 범죄에 휘말려서 전과 2범이 됐습니다. 출소 이후 김대두는 공장을 전전했지만 전과자로 낙인 찍히면서 돈을 버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 송영은 :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은 가득한데 마음먹은 대로 되질 않으니까 열등감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겠다 싶긴 하네요.
◇ 정승은 : 네. 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만이 점점 커졌던 걸로 보입니다. 그러던 중 결국 광산군의 어떤 외딴 집에서 첫 범행을 한 박대두는 전국을 돌면서 9차례나 살인을 더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첫 범행으로부터 6일 후 기차에서 우연히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제소자 A씨를 만나 A씨와 함께 전남 무안군에 있는 한 구멍가게에서 노부부와 7살 난 손자를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이곳에서 빼앗은 것은 단돈 250원 그리고 빵, 음료수, 과자였습니다. 두 사람은 이왕 죄를 저지를 바에는 돈이 많은 서울에서 하자면서 다시 기차에 올랐지만 얼마 못 가고 헤어졌습니다. 김대두는 혼자서 칼과 망치, 돌 등을 이용해서 강도 살인과 성폭행을 이어나갔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면목동에서 혼자 사는 60대 남성을 살해했고, 그로부터 보름 만에 다시 경기 평택군에서 70대 노인과 그의 딸 그리고 손주 3명을 차례로 살해했습니다. 이 중 11살 된 손녀는 나무에 묶어서 성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김대두는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면서 8명을 더 살해했습니다.
◆ 송영은 : 네 김대두의 범행 중에는 특히 얼굴 부분을 심하게 훼손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 정승은 : 네 맞습니다. 김대두는 검거된 이후 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만, 그가 잡히기 전 연쇄 살인은 일어나고 있는데 범인은 누구인지 영 종잡을 수 없었던 때에는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연쇄 살인범이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생후 3개월 된 아이까지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 송영은 : 아니 성인 같은 경우에는 잡힐까 봐 자기 얼굴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서 그래서 죽였다라고 해도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도대체 왜 죽였답니까?
◇ 정승은 : 김대두는 생후 3개월 아이를 죽인 이유는 어린아이 우는 소리가 귀찮아서라고 답변해서 공분을 샀습니다. 아무튼 당시 범행 패턴도 특별히 없었고, CCTV나 DNA 수사 기법도 없었기 때문에 경찰이 연쇄 살인범을 잡지 못해 대한민국이 난리였습니다.
◆ 송영은 : 그러니까요. 정말 만만치 않았겠다 싶은데 그럼 결국 어떻게 잡힌 겁니까?
◇ 정승은 : 김대두가 이렇게 범행을 이어나가던 어느 날 세탁소 주인으로부터 경찰에 제보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 송영은 : 세탁소 주인이 전화가 왔다는 말씀이시죠?
◇ 정승은 : 네 김대두가 피 묻은 청바지를 세탁소에 맡겼는데 이를 수상하게 여긴 세탁소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한 겁니다.
◆ 송영은 : 그럼 경찰이 어떻게 대응을 했죠?
◇ 정승은 : 세탁소 앞에 잠복해 있던 경찰은 청바지를 찾으러 온 청년 김대두를 검거했습니다. 김대두는 이 청바지에 관해서 처음에는 동네 불량배들한테 맞아서 피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이 동네 불량배들을 싹 다 뒤져보았습니다만 김대두가 진술했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경찰이 김대두에게 다시 집요하게 묻고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서 결국 김대두는 범행을 자백합니다.
◆ 송영은 : 한동안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연쇄 살인범이 결국 그렇게 잡히게 된 거였군요.
◇ 정승은 : 네 김대두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은 단 두 달이었지만 그동안 몇 명이 사망했는지 잡지 못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정말 천만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 송영은 : 그럼 김대두는 도대체 왜 그랬답니까?
◇ 정승은 : 김대두는 범행 동기에 관해서 남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불빛은 많은데 내 것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하면서 범행 책임을 사회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김대두는 강도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서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한 채 1976년 12월 28일 사형을 집행받았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 최초의 남녀 연쇄 살인범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 송영은 : 사건 X파일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최초의 연쇄 살인 사건 짚어봤습니다. 앞서 오프닝 때도 언급했던 강호순은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마지막 연쇄 살인범으로 기록돼 있기도 하죠. 부디 이 기록이 다시 써지는 그런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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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 : 2025년 2월 4일 (화)
■ 진행 : 송영은 변호사
■ 대담 : 정승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송영은 변호사(이하 송영은) : 여러분들은 연쇄 살인마라고 하면 어떤 사건, 그리고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모르긴 몰라도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됐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그리고 7명의 부녀자를 살해했던 사이코패스 강호순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연쇄 살인을 저질렀던 인물이라면 과연 누구였을까요? 때는 1975년 남성 김 씨는 총 17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가 범행을 벌인 기간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남성 김 씨가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었을까요? 그는 남성중에서는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긴 했지만 남녀를 통틀어 본다면 최초가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여성이었죠. 어쩌면 완전 범죄로 묻혔을지 모를 이 사건은 이모를 의심한 조카가 검찰에 재조사를 요청하며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녀가 저지른 또 다른 범죄들이 드러났는데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최초의 남녀 연쇄 살인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송영은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정승은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정승은 변호사(이하 정승은)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정승은 변호사입니다.
◆ 송영은 :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마는 누굴까 언제였을까? 궁금하긴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찾아보니 물론 이것도 편견이겠습니다만 여성이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었더라고요.
◇ 정승은 : 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박분례였습니다. 1974년부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남녀 통틀어 최초의 연쇄 살인이기도 하고 또 최초의 보험사기 살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 송영은 :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살펴볼까요?
◇ 정승은 : 1975년 1월 30일 박분례의 친언니 집에 불이 나면서 언니와 여조카, 형부가 사망했습니다. 당시 형부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하였기 때문에 경찰은 형부가 실수로 석유 난로를 넘어뜨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지었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이 사건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 송영은 : 그게 누구였죠?
◇ 정승은 : 바로 숨진 친언니의 아들이었습니다. 당시 군대에 있었던 언니의 아들 김 모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형편에 맞지도 않는 거액의 생명 보험에 가입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고사한 것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김 씨는 박분례가 김 씨의 인감을 써서 보험금을 타간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 송영은 : 제가 아들이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이것저것 캐묻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 정승은 : 네 조카 김 씨가 박분례를 추궁하자 박분례는 김 씨에게 700만 원을 주면서 그만 물어보라고 회유했습니다. 이에 더욱 의심을 가지게 된 김 씨가 박분례를 고소하고 검찰에 재조사를 해달라는 진정을 넣어서 결국 재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면서 앞선 화재 사건이 보험금을 얻기 위한 살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근데 그런데 알고 보니 박분례의 살인 계획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 송영은 : 보험금을 타려고 자신의 친언니 가족을 몰살하다시피 했다는 게 정말 끔찍한데 이게 또 끝이 아니었습니까?
◇ 정승은 : 이번에는 시동생이 타깃이었습니다. 박분례는 사업 얘기를 하자면서 시동생을 다방으로 불러내서 시동생이 한눈 파는 새에 음료에 독을 타서 살해했습니다. 당시 가족들은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시동생이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급사한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일이 밝혀졌던 건 박분례가 앞에 말씀드렸던 사건으로 구속되자 남편이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의 동생이 사망한 것도 연관된 것이 아닌가 의심해서 신고하고 박분례가 이를 인정하면서 진상이 알려지게 된 겁니다.
◆ 송영은 : 우리가 지금 연쇄 살인범이라고 전에 말씀을 드렸으니까 피해자가 더 있겠다 싶은데요.
◇ 정승은 : 네 박분례가 본인의 친구 최 씨를 살해한 후 보험 해약금 일부를 편취한 사건도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밝혀진 피해자만 5명이었습니다.
◆ 송영은 : 재판은 어떻게 됐습니까?
◇ 정승은 : 박분례는 사형을 선고받고 1983년 형이 집행됐습니다. 박분례가 자신의 시아버지 또한 살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는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당시 시신이 이미 매장된 상태라 재부검이 어려웠고, 또 박분례의 범죄는 이미 사형시키기에 충분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 시부 살해 혐의까지 공소장에 포함할 실익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 박분례와 사실혼 관계였던 남편도 함께 이 범죄에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도 있었는데요. 남편은 오히려 자기 앞으로 보험이 가입된 것을 알고 다음은 내 차례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모두 보험을 해약하는 등 공범은 아니었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 송영은 : 네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 살인범으로 기록된 박분례 사건을 짚어봤고, 그러면 이번엔 남성 가운데 최초의 연쇄 살인범은 누구였을까? 살펴볼까 하는데, 변호사님 어떤 인물이었습니까?
◇ 정승은 :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 연쇄 살인범은 김대두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람을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라고 알고 있지만 범죄 기간을 보면 앞서 이야기한 박분례가 시기상 먼저였습니다. 박분례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살인이었는데, 김대두 역시 밝혀진 범행 목적이 돈이긴 했습니다만 여러 면에서 박분례와는 좀 달랐습니다.
◆ 송영은 : 네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정승은 : 일단 김대두의 성장 배경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두는 가난한 농가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김대두를 대도시 학교에 진학시키려고 했을 만큼 교육열이 높았는데 김대두는 학업에는 전혀 뜻이 없었습니다. 큰 돈을 벌고 싶다면서 일찍이 생업에 뛰어들었지만 농촌 출신 저학력자에 기술도 없고 키도 왜소했던 김대두를 불러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열등감에 빠진 김대두는 결국 범죄에 손을 대고 폭력 등 범죄에 휘말려서 전과 2범이 됐습니다. 출소 이후 김대두는 공장을 전전했지만 전과자로 낙인 찍히면서 돈을 버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 송영은 :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은 가득한데 마음먹은 대로 되질 않으니까 열등감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겠다 싶긴 하네요.
◇ 정승은 : 네. 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만이 점점 커졌던 걸로 보입니다. 그러던 중 결국 광산군의 어떤 외딴 집에서 첫 범행을 한 박대두는 전국을 돌면서 9차례나 살인을 더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첫 범행으로부터 6일 후 기차에서 우연히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제소자 A씨를 만나 A씨와 함께 전남 무안군에 있는 한 구멍가게에서 노부부와 7살 난 손자를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이곳에서 빼앗은 것은 단돈 250원 그리고 빵, 음료수, 과자였습니다. 두 사람은 이왕 죄를 저지를 바에는 돈이 많은 서울에서 하자면서 다시 기차에 올랐지만 얼마 못 가고 헤어졌습니다. 김대두는 혼자서 칼과 망치, 돌 등을 이용해서 강도 살인과 성폭행을 이어나갔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면목동에서 혼자 사는 60대 남성을 살해했고, 그로부터 보름 만에 다시 경기 평택군에서 70대 노인과 그의 딸 그리고 손주 3명을 차례로 살해했습니다. 이 중 11살 된 손녀는 나무에 묶어서 성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김대두는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면서 8명을 더 살해했습니다.
◆ 송영은 : 네 김대두의 범행 중에는 특히 얼굴 부분을 심하게 훼손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 정승은 : 네 맞습니다. 김대두는 검거된 이후 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만, 그가 잡히기 전 연쇄 살인은 일어나고 있는데 범인은 누구인지 영 종잡을 수 없었던 때에는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연쇄 살인범이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생후 3개월 된 아이까지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 송영은 : 아니 성인 같은 경우에는 잡힐까 봐 자기 얼굴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서 그래서 죽였다라고 해도 생후 3개월 된 아기는 도대체 왜 죽였답니까?
◇ 정승은 : 김대두는 생후 3개월 아이를 죽인 이유는 어린아이 우는 소리가 귀찮아서라고 답변해서 공분을 샀습니다. 아무튼 당시 범행 패턴도 특별히 없었고, CCTV나 DNA 수사 기법도 없었기 때문에 경찰이 연쇄 살인범을 잡지 못해 대한민국이 난리였습니다.
◆ 송영은 : 그러니까요. 정말 만만치 않았겠다 싶은데 그럼 결국 어떻게 잡힌 겁니까?
◇ 정승은 : 김대두가 이렇게 범행을 이어나가던 어느 날 세탁소 주인으로부터 경찰에 제보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 송영은 : 세탁소 주인이 전화가 왔다는 말씀이시죠?
◇ 정승은 : 네 김대두가 피 묻은 청바지를 세탁소에 맡겼는데 이를 수상하게 여긴 세탁소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한 겁니다.
◆ 송영은 : 그럼 경찰이 어떻게 대응을 했죠?
◇ 정승은 : 세탁소 앞에 잠복해 있던 경찰은 청바지를 찾으러 온 청년 김대두를 검거했습니다. 김대두는 이 청바지에 관해서 처음에는 동네 불량배들한테 맞아서 피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이 동네 불량배들을 싹 다 뒤져보았습니다만 김대두가 진술했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경찰이 김대두에게 다시 집요하게 묻고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서 결국 김대두는 범행을 자백합니다.
◆ 송영은 : 한동안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연쇄 살인범이 결국 그렇게 잡히게 된 거였군요.
◇ 정승은 : 네 김대두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은 단 두 달이었지만 그동안 몇 명이 사망했는지 잡지 못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정말 천만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 송영은 : 그럼 김대두는 도대체 왜 그랬답니까?
◇ 정승은 : 김대두는 범행 동기에 관해서 남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불빛은 많은데 내 것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하면서 범행 책임을 사회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김대두는 강도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서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한 채 1976년 12월 28일 사형을 집행받았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 최초의 남녀 연쇄 살인범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 송영은 : 사건 X파일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최초의 연쇄 살인 사건 짚어봤습니다. 앞서 오프닝 때도 언급했던 강호순은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마지막 연쇄 살인범으로 기록돼 있기도 하죠. 부디 이 기록이 다시 써지는 그런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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