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학대 수준"…대치동 '7세 고시' 시험지 수준에 경악

"지적 학대 수준"…대치동 '7세 고시' 시험지 수준에 경악

2025.02.18. 오후 4:3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최근 '7세 고시'로 불리는 강남 한 영어학원의 시험지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KBS 1TV '추적60분'에서는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편이 방송됐다.

방송에 따르면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어학원은 주말 아침부터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인다. 입학시험을 보러 온 것인데, 아이들은 만 7세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나흘간 이 학원에서 시험을 본 아이들은 1,200명으로 '자리가 없어서 시험을 못 본다'고 할 정도로 최근 학원가에서는 이같은 '7세 고시'가 성행하고 있다.
(한 사설학원 모의고사 시험지 / KBS 1TV '추적60분' 캡쳐)

방송에서는 한 사설학원의 모의고사 시험지가 공개됐는데, '7세 고시'의 시험 문제를 본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려를 표했다.

29년차 영어교사인 김현 씨는 "(영어)문제유형은 수능시험 문제와 같다"며 "이건 지적인 학대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20년차 영어교사인 정지연 씨도 "고1 모의고사 뒤에 나오는 장문 독해를 지금 초1 아이들에게 풀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아이가 주변의 압력이나 압박에 의해서 진행되는 부분들이 더 많은 것이라면 당연히 불안 문제나 정서적 고통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4세에서 7세에는 전두엽 특정 부위들과의 연결망이 만들어지는데 이 시기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이 우울감이나 불안에 빠지고, 반동 형성으로 공격성이나 반항성이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YTN 류청희 (chee0909@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