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 배치 한 달 만에 숨진 병사...욕설·기수암기 강요 시달려

ⓒ연합뉴스

자대 배치된 지 약 한 달 만에 숨진 병사가 선임들로부터 욕설 등 모욕과 암기 강요 등 괴롭힘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A 일병의 선임병인 B 병사를 모욕 혐의로, C 병사 등 4명을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 등으로 각각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B 병사는 작년 6월 22일 밤 화성시 비봉면 자대 안에서 다른 병사들이 보는 가운데 A 일병에게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C 병사 등은 같은 달 1일 오전 마찬가지로 자대 안에서 A 일병에게 간부 이름을 비롯해 선임 이름·기수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일병은 B 병사가 욕설을 한 다음 날인 23일 자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월 말쯤 자대 배치를 받고 불과 한 달 만이었다.

당시 A 일병은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으며,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군사경찰은 B 병사 조사 과정에서 욕설 등 '부조리'를 일부 식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어 경찰이 추가 수사를 거쳐 암기 사항을 강요한 선임병 4명을 확인해 입건 후 송치했다.

A 일병 사망 당일, 군인 아들을 둔 부모님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51사단 우리 아들이 죽었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A 일병 어머니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오전 6시에 전화로 '아들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뉴스에서 보던 일이 왜 저한테 일어나는 건지 모르겠다"며 "오전 4~6시에 보초 선 아들이 왜 그런 것인지 꼭 밝혀져야 한다.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