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에요" 대답에 싸늘한 시신으로...택시 연쇄 살인마, 트렁크 열어보니

"직장인이에요" 대답에 싸늘한 시신으로...택시 연쇄 살인마, 트렁크 열어보니

2025.02.27. 오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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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2월 2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한민경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아마 당시 그 누구도 알지 못했을 겁니다. 그 택시 트렁크 안에 사람의 시신이 하나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날 택시에 탔던 이 손님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여성이었습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인턴으로 취직해 이제 막 첫 주가 지난 상황이었죠. 아마 첫 월급을 받게 된다면 뭘 사야 할지, 부모님께는 또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지 기분 좋은 고민도 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그토록 고대했을 첫 월급을 결국 받지 못했습니다. 아니 받을 수 없었다고 해야겠죠. 택시를 타고 이틀 뒤 한 산업단지 인근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역 일대의 택시와 CCTV를 일일이 분석했고 그 결과 해당 사건의 범인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그의 택시 트렁크에는 피해 여성의 혈흔도 검출됐죠.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한민경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한민경 변호사(이하 한민경)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한민경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지난 2010년이었습니다. 대전 산업단지 인근에서 양손과 발이 결박된 한 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는 그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죠?

◇ 한민경 : 네. 2010년 3월 대덕 대덕산업단지 공터에서 양 손과 양 발목이 결박된 채 사망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산업단지 인근을 지나가던 외국인 노동자가 시신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하여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 이원화 : 피해 여성의 신원은 좀 나오나요?

◇ 한민경 : 네. 경찰은 지문 조회를 통하여 피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였고, 피해 여성은 청주에서 실종되었던 만 24세의 여성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으로 취업한 지 일주일 된 회사원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취업한 것을 축하하며 금요일 밤 친구들과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이원화 : 사회초년생이 꿈을 제대로 펼쳐보기도 전에 정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싶은데, 도대체 누가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이걸 찾는 게 급선무 아닐까 싶거든요.

◇ 한민경 : 예 그렇습니다. 범인은 택시 기사 안 모 씨인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먼저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에 설치되어 있었던 CCTV를 통해서 범인이 피해 여성의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하여 경찰은 범인이 청주 지역의 택시를 운전하였다는 점과 차종을 확인하였습니다. 시신 유기 장소인 대전 대덕산업 산지에서 청주로 가기 위해서는 신탄진 나들목을 거쳐 현도교를 지나야만 합니다. 경찰은 도로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총 67대의 택시가 다리를 지나간 것을 확인하였고, 그중 범행 택시와 동일한 차종의 택시가 한 대 있었던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경찰은 해당 택시의 기사인 안 모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자택을 급습하여 안 모 씨를 체포하였습니다.

◆ 이원화 : 그 사람이 범인이 맞았나요?

◇ 한민경 : 네 그렇습니다. 안 모 씨의 자택에서는 범행에 이용되었던 택시가 버젓이 있었습니다. 택시의 트렁크 매트에서는 피해 여성의 혈흔이 검출되었고, 운전석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식칼 등 범행 도구가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피해 여성의 가슴에서 발견된 타액과 안 모 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이 사건에 분노하였고 택시 기사인 안 모 씨가 어떠한 경위로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렇습니다. 그걸 밝혀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죠. 왜 그랬을까요?

◇ 한민경 : 네, 먼저 안 모 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경제적 소득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노렸습니다.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을 택시에 태웠을 때에도 피해 여성에게 "손님, 학생이세요, 직장인이세요"라고 직업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만약 학생이라면 돈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범행 대상에서 제외하고 직장인이라면 범행을 할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피해 여성이 인턴으로 취업하였다라고 답하자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에게 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안 모 씨의 범행은 계획적이었습니다. 안 모 씨는 우선 피해 여성을 태우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왔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흉기를 꺼내 위협을 한 다음 피해 여성이 소지하고 있었던 손가방을 강제로 빼앗았습니다. 이후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을 위협하여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피해 여성의 손과 발을 결박하고 입을 포함해 얼굴을 청테이프로 여러 차례 감아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안 모 씨의 범행은 금전 탈취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의 상의 일부를 벗겨 추행을 범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이후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을 택시 트렁크에 가두고 현금을 인출하기 위하여 현금 지급기로 이동하였습니다. 다만 안 모 씨는 현금 인출기에서 현금 인출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습니다. 피해 여성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다르게 알려주었기 때문인데요.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에게 이를 따지기 위하여 피해 여성의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떼어내었지만 이미 피해 여성은 질식으로 숨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안 모 씨의 파렴치하고 뻔뻔한 행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 이원화 : 뭐가 또 있었죠?

◇ 한민경 :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의 시신을 택시 트렁크에 그대로 둔 채로 자택에 귀가하여 잠에 든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튿날 안 모 씨는 평상시처럼 태연하게 택시 영업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 이원화 : 트렁크의 시신이 실린 채로 손님들을 태웠다는 거네요. 정말 최악이다 싶은데 말씀해 주신 걸 들어보니 결국 성과 금품 이 두 가지가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 한민경 : 예 맞습니다. 그런데 안 모 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 이원화 : 뭐가 더 있었나요?

◇ 한민경 : 네, 안 모 씨를 조사하던 경찰은 안 모 씨에게 다른 성범죄 전과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범인은 2천년에도 택시 운전자로 일하면서 택시를 탄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성범죄를 저지르려다가 붙잡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경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다른 여죄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범인이 2003년 출소 후 다시 택시 기사로 일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여 지난 몇 년간 충청권 내에서 발생되었던 실종 및 살인 사건을 검토하였습니다.

◆ 이원화 : 경찰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싶습니다. 근데 정말 그랬습니까? 들키지 않은 다른 죄가 있었나요?

◇ 한민경 : 네, 안 모 씨는 2004년부터 2010년 사이에 3건의 범행을 추가로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이원화 : 3건이나요? 설마 모두 살인 사건이었습니까?

◇ 한민경 : 네 세 건 모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었습니다. 3건 중 1건은 미수에 그쳤으나 나머지 2건은 피해 여성이 모두 사망한 살인 사건이었습니다.

◆ 이원화 : 연쇄 살인마였군요.

◇ 한민경 : 예 그렇습니다. 추가로 밝혀진 첫 번째 사건은 2004년 9월 발생되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 화장실에 들른 것을 마지막으로 행적이 끊긴 후 인적이 드문 국도에서 피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여 미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안 모 씨는 최초에는 추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였으나 피해 여성의 몸에서 발견되었던 DNA 분석 결과와 안 모 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점을 알리자 추가 범행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 이원화 :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한민경 : 해당 사건에서도 안 모 씨는 택시 기사로 일하면서 택시를 이용하여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안 모 씨는 택시에 승객을 태운 후 피해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흉기로 위협하고 피해 여성의 손과 발을 노끈으로 결박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이 소지하고 있었던 현금 등을 갈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습니다. 안 모 씨는 피해 여성을 살해한 후에는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 유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 이원화 : 또 다른 살인 사건도 있었다고 해 주셨잖아요. 그건 어떤 사건이었을까요?

◇ 한민경 : 다른 사건은 2009년 9월경 청주에서 발생된 사건입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습니다. 피해 여성의 남편은 아내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조차 두절되자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직장 동료가 회식을 마치고 택시 타고 가는 걸 보았다라고 증언을 하였고, 실종 닷새 만에 피해 여성의 시신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 역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미제로 남아 있었으나 피해 여성의 DNA와 안 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이 확인되자 안 씨는 범행을 시인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안 모 씨의 검거가 늦어졌던 것은 이 사건 발생 당시 CCTV 보급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하였습니다. 사실 2010년 이전에는 CCTV가 많지 않아서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같은 사람의 소행인지, 또 어디로 도망가는지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안 모 씨는 해당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택시기사였고 CCTV가 존재하지 않는 사각지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2008년에는 15만 대 정도에 불과하던 CCTV가 2010년대에는 31만 대로 2배 이상 증가하였고, 또 개인 차량마다 블랙박스가 필수재처럼 설치되면서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용이해졌습니다. 그래서 연쇄 살인으로 이어지기 전에 범인이 검거되었던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안 씨의 범행 중에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습니다. 2010년 1월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안 씨는 택시에 탑승한 여성의 금품을 탈취한 후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피해 여성이 현재 임신 중이다. 하혈이 시작된 것 같다. 유산을 할 것 같으니 병원 앞에 내려달라 라고 기질을 발휘하자 피해 여성의 얼굴에 비닐봉투를 씌운 채 산부인과 앞에 내려놓고 도주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기지로 다행히 피해 여성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안 씨의 범행이 모두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 이원화 : 네, 이 사람 재판에 넘겨졌겠죠.

◇ 한민경 : 네, 안 모 씨는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제1심 재판부는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를 이용하여 잔인한 범행을 저질러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점을 고려하여 안 씨에게 사형을 선고하였습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고, 또 다른 2명에 대한 살인의 고의는 인정되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로 인정되고, 피고인이 동정심을 느낀 피해자는 스스로 풀어준 것으로 참작하여 무기징역 및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으로 감행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안 씨에 대한 재판은 확정되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게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 이원화 : 재판 끝난 거 아니었나요? 뭐가 또 남았어요?

◇ 한민경 : 여전히 안 씨를 둘러싼 범죄가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어 보입니다.

◆ 이원화 : 그게 무슨 말이죠?

◇ 한민경 : 안 씨는 교도소에서 나온 후 1년도 되지 않아 2004년 9월 1차 범행을 저질렀는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9년 9월에 이르러서야 2차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2차 범행 이후에는 6개월 간격으로 2차, 3차, 4차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범죄 분석 전문가들은 1차 범행과 2차 범행 사이에 5년의 공백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5년의 공백은 연쇄 살인범의 냉각기라 보기엔 너무 길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안 씨의 연쇄 살인 공백기 사이에 안 씨의 범행 방법과 유사한 살인 사건이 2건 더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는 내일 이 시간 계속해서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원화 : 도대체 어떤 사건일지 굉장히 궁금해지는데 이 이야기는 변호사님 말씀 주신 대로 내일 이 시간 계속 이어가도록 할 테니까요. 여러분들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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