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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5년 02월 28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유혜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유혜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유혜진 변호사(이하 유혜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유혜진 변호사입니다.
◆조인섭: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사연자: 저와 아내는 일본 고베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출장 중이었고, 아내는 여행 중이었습니다. 아내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한국어로 혼잣말하는 걸 듣고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지갑을 잃어버렸다면서 십만 엔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외모에 반해서 선뜻 돈을 빌려줬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그게 저와 아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난 아내는 예쁘고 똑똑한데, 부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고베에서 도와줘서 그런지 저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저희는 6개월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을 했는데요, 결혼한지 얼마 안 돼서 아내의 실체를 알게 됐습니다. 우선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부잣집 딸이지만, 부모님이랑 의절 중이란 말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라는 시를 말하면서 자기 고향이 성북동이라고 말했지만, 알고보니, 지방 농촌 출신이었습니다.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남자들과 어울렸고, 외박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제가 대놓고 따지자 아내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변명을 늘어놓더니,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면서 친정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연락 없이 떨어져 지낸 세월이 벌써 5년이 됐습니다. 얼마 전에 저는 이혼 소장을 받았습니다. 뻔뻔하게 먼저 이혼을 청구한 아내가 너무 괘씸합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이혼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조인섭: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이번 사연을 고사성어로 정리하면 ‘적반하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내가 거짓말을 일삼았고, 또 외도를 했으면서 이혼을 요구했네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상식과 가치관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는 분들이 많죠?
◇유혜진: 민법은 제840조에서 재판상 이혼 사유 6가지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즉 외도는 첫 번째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거짓말 자체는 여섯 가지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거짓말의 정도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계속된 거짓말로 서로의 신뢰가 깨져 버려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인 그 밖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은 아내의 거짓말과 외도로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외도는 명백한 이혼 사유인데, 거짓말은 어떤가요?
◇유혜진: 민법은 제840조에서 재판상 이혼 사유 6가지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즉 외도는 첫 번째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거짓말 자체는 6가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짓말의 정도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계속된 거짓말로 서로의 신뢰가 깨져버려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인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인섭: 아내의 거짓말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까요?
◇유혜진: 사연자 아내는 학벌, 직업, 집안, 경제력 등 결혼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속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거짓말이라면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판단되고, 아내가 사과 없이 집을 나가버린 것만 보더라도 앞으로 두 분 사이에 신뢰 관계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유혜진: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유책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유책주의란 상대방 배우자에게 책임 있는 혼인 파탄 사유가 있어야 무책배우자 일방에 의하여 이혼이 가능하다는 입법주의입니다. 유책주의는 외도 등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제한해 가정 파탄에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연자 아내는 거짓말과 외도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어, 유책배우자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조인섭: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면, 예외도 있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최근 법원 동향에 변화가 있나요?
◇유혜진: 네, 최근 법원은 파탄주의에 접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탄주의란 말 그대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기만 하면 이혼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측면이 크고, 혼인 파탄 여부는 별거 기간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상대방 배우자가 오로지 오기와 보복의 감정을 가지고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반대하는 등 이혼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인섭: 어떤 경우에 배우자에게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예와 그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유혜진: 법원은 대표적으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고 보고,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관계 유지 의사를 판단할 때는 우선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 계속 의사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그 외에는 혼인 파탄 상태를 극복하고 혼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온전한 상태로 혼인을 계속할 의사나 자세를 보인 적이 있는지, 자녀가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은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관계 유지 의사를 소송 과정에서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인 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 소송에서 드러나는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악화된 혼인 관계를 회복하고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전부 고려하고, 객관적으로 혼인 관계 유지 의사가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조인섭: 별거 기간이 길면 이혼의사가 명백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유혜진: 법원에서 상대방 배우자의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는 이유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역시 혼인이 완전히 파탄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법원이 별거로 인한 혼인 파탄에 보수적인 편이어서, 적어도 10년 이상이어야 별거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기간의 장단보다는 실제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는지 여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별거 기간이 짧더라도 개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면 혼인 파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별거 기간과 더불어서 별거 후 형성된 부부의 생활 관계라든가, 별거 기간 동안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충분한 보호나 배려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혼인 파탄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조인섭: 그렇군요. 사연자분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유혜진: 사연자 아내는 명백한 유책배우자입니다. 따라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인데, 법원에서 제시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연자 아내에게 혼인 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아내의 유책성과 사연자의 정신적 고통이 약해졌다면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는지 엄밀하게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어, 법원이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사연자 아내가 친정으로 가출한 이후에도 계속 부정행위를 지속했다면 유책성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혼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조인섭: 별거 기간이 5년이고, 그동안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어떻게 판단될까요.?
◇유혜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법원의 최근 판례들을 살펴보면 무조건 별거 기간이 오래되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인정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사연자 아내가 유책배우자라,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려면 사실 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연자는 아내의 가출 후 5년 동안 교류가 없었다고 하시는데요, 교류가 없었던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내가 계속하여 먼저 연락하고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했는데도 사연자가 연락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했다면 갈등 심화의 책임이 사연자에게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내가 가출 후 그 어떤 연락도 하지 않으면서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은 아내가 괘씸해서라도 이혼해주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사연자분이 혼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요?
◇유혜진: 사연자의 혼인 계속 의사가 분명하고, 이러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아내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는 이혼 반대 의사를 일관되게 밝히고, 혼인 관계 회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사연자가 단순히 아내가 괘씸하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거라면, 법원에서 사연자의 의사를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이러한 주장을 할 수도 있으므로, 사연자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진지하게 혼인을 유지할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외도는 명백한 이혼 사유지만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가 학벌, 직업, 집안, 경제력 등 모두 속였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는 유책배우자로서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혼인 파탄에 따른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연자분이 이혼을 하고 싶지 않다면 진지하게 혼인을 유지할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유혜진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유혜진: 감사합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유혜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유혜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유혜진 변호사(이하 유혜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유혜진 변호사입니다.
◆조인섭: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사연자: 저와 아내는 일본 고베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출장 중이었고, 아내는 여행 중이었습니다. 아내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한국어로 혼잣말하는 걸 듣고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아내는 지갑을 잃어버렸다면서 십만 엔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외모에 반해서 선뜻 돈을 빌려줬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그게 저와 아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난 아내는 예쁘고 똑똑한데, 부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고베에서 도와줘서 그런지 저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습니다. 저희는 6개월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을 했는데요, 결혼한지 얼마 안 돼서 아내의 실체를 알게 됐습니다. 우선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부잣집 딸이지만, 부모님이랑 의절 중이란 말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라는 시를 말하면서 자기 고향이 성북동이라고 말했지만, 알고보니, 지방 농촌 출신이었습니다.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서 남자들과 어울렸고, 외박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제가 대놓고 따지자 아내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변명을 늘어놓더니,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면서 친정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연락 없이 떨어져 지낸 세월이 벌써 5년이 됐습니다. 얼마 전에 저는 이혼 소장을 받았습니다. 뻔뻔하게 먼저 이혼을 청구한 아내가 너무 괘씸합니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이혼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조인섭: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이번 사연을 고사성어로 정리하면 ‘적반하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내가 거짓말을 일삼았고, 또 외도를 했으면서 이혼을 요구했네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상식과 가치관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는 분들이 많죠?
◇유혜진: 민법은 제840조에서 재판상 이혼 사유 6가지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즉 외도는 첫 번째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거짓말 자체는 여섯 가지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거짓말의 정도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계속된 거짓말로 서로의 신뢰가 깨져 버려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인 그 밖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은 아내의 거짓말과 외도로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외도는 명백한 이혼 사유인데, 거짓말은 어떤가요?
◇유혜진: 민법은 제840조에서 재판상 이혼 사유 6가지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즉 외도는 첫 번째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거짓말 자체는 6가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짓말의 정도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계속된 거짓말로 서로의 신뢰가 깨져버려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인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인섭: 아내의 거짓말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까요?
◇유혜진: 사연자 아내는 학벌, 직업, 집안, 경제력 등 결혼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속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 거짓말이라면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판단되고, 아내가 사과 없이 집을 나가버린 것만 보더라도 앞으로 두 분 사이에 신뢰 관계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유혜진: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유책주의를 따르고 있습니다. 유책주의란 상대방 배우자에게 책임 있는 혼인 파탄 사유가 있어야 무책배우자 일방에 의하여 이혼이 가능하다는 입법주의입니다. 유책주의는 외도 등 부정을 저지른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제한해 가정 파탄에 책임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파탄을 이유로 하여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연자 아내는 거짓말과 외도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어, 유책배우자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조인섭: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면, 예외도 있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최근 법원 동향에 변화가 있나요?
◇유혜진: 네, 최근 법원은 파탄주의에 접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탄주의란 말 그대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기만 하면 이혼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측면이 크고, 혼인 파탄 여부는 별거 기간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상대방 배우자가 오로지 오기와 보복의 감정을 가지고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반대하는 등 이혼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인섭: 어떤 경우에 배우자에게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예와 그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유혜진: 법원은 대표적으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고 보고,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관계 유지 의사를 판단할 때는 우선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 계속 의사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그 외에는 혼인 파탄 상태를 극복하고 혼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온전한 상태로 혼인을 계속할 의사나 자세를 보인 적이 있는지, 자녀가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은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 관계 유지 의사를 소송 과정에서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인 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 소송에서 드러나는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악화된 혼인 관계를 회복하고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 유지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전부 고려하고, 객관적으로 혼인 관계 유지 의사가 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조인섭: 별거 기간이 길면 이혼의사가 명백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유혜진: 법원에서 상대방 배우자의 이혼 의사가 명백하다는 이유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것은 역시 혼인이 완전히 파탄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법원이 별거로 인한 혼인 파탄에 보수적인 편이어서, 적어도 10년 이상이어야 별거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기간의 장단보다는 실제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는지 여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별거 기간이 짧더라도 개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면 혼인 파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별거 기간과 더불어서 별거 후 형성된 부부의 생활 관계라든가, 별거 기간 동안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충분한 보호나 배려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혼인 파탄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조인섭: 그렇군요. 사연자분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유혜진: 사연자 아내는 명백한 유책배우자입니다. 따라서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인데, 법원에서 제시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연자 아내에게 혼인 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아내의 유책성과 사연자의 정신적 고통이 약해졌다면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는지 엄밀하게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어, 법원이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사연자 아내가 친정으로 가출한 이후에도 계속 부정행위를 지속했다면 유책성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혼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조인섭: 별거 기간이 5년이고, 그동안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어떻게 판단될까요.?
◇유혜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법원의 최근 판례들을 살펴보면 무조건 별거 기간이 오래되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인정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사연자 아내가 유책배우자라,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려면 사실 관계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연자는 아내의 가출 후 5년 동안 교류가 없었다고 하시는데요, 교류가 없었던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내가 계속하여 먼저 연락하고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했는데도 사연자가 연락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했다면 갈등 심화의 책임이 사연자에게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내가 가출 후 그 어떤 연락도 하지 않으면서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조인섭: 사연자분은 아내가 괘씸해서라도 이혼해주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사연자분이 혼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요?
◇유혜진: 사연자의 혼인 계속 의사가 분명하고, 이러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아내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는 이혼 반대 의사를 일관되게 밝히고, 혼인 관계 회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사연자가 단순히 아내가 괘씸하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거라면, 법원에서 사연자의 의사를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이러한 주장을 할 수도 있으므로, 사연자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진지하게 혼인을 유지할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 표면적으로만 이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외도는 명백한 이혼 사유지만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가 학벌, 직업, 집안, 경제력 등 모두 속였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내는 유책배우자로서 원칙적으로 이혼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혼인 파탄에 따른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연자분이 이혼을 하고 싶지 않다면 진지하게 혼인을 유지할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유혜진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유혜진: 감사합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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