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한미연합훈련 폭탄 오발로 15명 부상..."좌표 입력 실수"

포천 한미연합훈련 폭탄 오발로 15명 부상..."좌표 입력 실수"

2025.03.06.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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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오전 경기 포천시에서 한미연합훈련 도중 폭탄 8발이 민가에 떨어지는 사고가 나 15명이 다쳤습니다.

군에서는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해 사고가 났다'며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부 양동훈 기자와 함께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사고 경위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오전 10시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군 당국은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KF-16 전투기들에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됐다고 밝혔습니다.

목표로 했던 훈련장이 아닌 주변 민간 지역에 폭탄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인데요.

폭발 여파로 중상자 2명과 경상자 13명까지 모두 15명이 다쳤습니다.

폭발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주변을 지나던 파란색 화물차가 한 대 있었는데, 이 화물차에 타고 있던 3명 중 2명이 파편에 맞는 등 크게 다쳤습니다.

중상자 가족이 전해준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포천 사고 부상자 가족 : 파편이 어깨 날개 죽지 바로 밑에…. 지금 응급으로 수술은 들어갔는데 수술하고 나서 중환자실로 바로 들어간다고 그렇게 얘기 들었어요. (군 부대) 정문에서 나오는데 폭탄이 옆에 떨어진 거죠. 그래서 차가 전복되고 그리고 사고가 난 거죠. (중상자) 의식도 희미하고 지금 의사들이 일단 수술을 들어가 봐야지 안다고…. 이게 파편이 좀 너무 깊게 박혀서 2시간에서 3시간 소요가 된다고 수술이 그렇게 얘기를 하더래요.]

부상자 가운데 5명이 현역 군인이고, 외국인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심정지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없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습니다.

또 성당 건물 1동과 주택 5채, 창고 1동과 비닐하우스 1동, 앞서 영상에 나왔던 화물차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성당에서 200여 미터나 떨어진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도 유리창이 깨져 직원이 다쳤고, 소리와 충격에 놀란 어르신들이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주변 소방서 3∼7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구조 작업을 펼쳤고,

이후 지금은 군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며 사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장에 불발탄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 군 폭발물제거반이 출동하기도 했는데요.

잘못 투하된 폭탄이 모두 폭발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금은 철수한 상황입니다.

[앵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중이었다고 하던데, 오늘 훈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던 건가요.

[기자]
네, YTN이 확보한 당시 훈련내용 자료를 보면 오늘 오전 9시부터 포천시 일대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됐습니다.

사고가 난 게 10시 4분쯤이니까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셈입니다.

당시 이 전투기들은 공군과 육군,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연합·합동 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 중이었는데요.

실사격 훈련, 그러니까 훈련용 폭탄이 아닌 실제 폭탄을 이용해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전차와 장갑차를 비롯한 육군의 전차 포격과 공군 전투기 13대의 공중 포격이 진행됐는데,

이 가운데 문제가 된 전투기 훈련은 오전 9시 58분에 시작됐습니다.

투하한 폭탄이 목표 지점을 벗어나 주변 민가 지역으로 잘못 떨어진 겁니다.

[앵커]
지금 취재진이 현장에 나가 있고 시청자 제보도 쏟아졌는데, 구체적인 피해 내용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사고가 난 곳은 군부대 입구 쪽에 있는 마을입니다.

지금 사고 현장은 군과 경찰이 통제하고 있어, 아주 가까이 다가가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는 상태인데요.

저희 취재진이 확인한 모습과 시청자 제보 사진, 영상들을 보면 당시 충격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당 건물은 외벽에 쌓아둔 벽돌이 무너져 내렸고, 지붕도 깨진 모습이 확인됩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나무가 뽑히거나 차량이 파손되는 등 폭발 흔적이 주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사고 직후 YTN에는 다양한 제보가 이어졌는데요.

주민들은 '쾅'하는 엄청나게 큰 굉음, 진동과 함께 뿌연 연기가 올라왔고, 이후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리와 진동이 얼마나 컸는지, 집 안에 쌓아 둔 물건들이 다 쏟아진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전쟁이 난 줄 알았다, 비행기가 떨어진 줄 알았다, 헬기 추락으로 오해했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삼영 / 사고 피해 주민 : 통나무가 바로 옆으로 떨어졌어요, 두 개가. 벽이고 어디고 금 다 갔어, 지금. 문도 뒤틀려서 열리지도 않고. 지금 주위가 엉망이에요, 엉망.]

[김명순 / 사고 피해 주민 : 내가 머리털 나고 6·25는 안 겪어 봤지만, 소리가 엄청 컸어요. 아주 '쨍'. 아주, 뭐 표현할 수가 없어. 귀가 막 얼얼할 정도로. (강아지) 벌떡 안고 문을 열고 나가려고 피신하려고 나갔더니 연기가 딱 보이는 거야.]

[앵커]
군 당국에서는 사고 대책 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나섰죠?

[기자]
네, 공군은 참모차장 박기완 중장을 위원장으로 사고 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까지 파악된 사고 원인은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KF-16 전투기 2대가 각각 MK-82 4발씩을 싣고 있었는데요.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해 엉뚱한 곳에 폭탄을 떨어뜨렸고, 2번기도 따라서 그 위치에 투하했다는 겁니다.

군에서는 최초 좌표가 잘못 입력된 원인이 무엇인지, 2번기 조종사는 왜 그대로 따라서 사격했는지 조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또 정확한 상황이 파악될 때까지 모든 실사격 훈련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군에서는 이번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는데요.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몸을 다친 시민들뿐 아니라 근처 주민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라우마 치료 등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양동훈 기자와 경기 포천시 폭탄 오발 사고 내용 들어봤습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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