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 들춰낸 '혐중'..."생존의 위협 느껴"

탄핵 정국이 들춰낸 '혐중'..."생존의 위협 느껴"

2025.03.11. 오전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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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두드러진 것 중 하나가 반중, 혐중 정서입니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근거 없는 혐오 메시지에 국내에 있는 중국인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말합니다.

윤태인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CCP(중국공산당) OUT!"

중국 공산당을 퇴출해야 한다는 구호가 끊이지 않습니다.

비상계엄 선포는 중국의 선거 개입 때문인데 도리어 대통령이 구속됐다며 현 시국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주장입니다.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해) 우리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주권이 너무나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집회는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서 경찰은 대사관 바로 앞은 물론 집회 장소 바로 앞에도 배치돼있습니다.

극우 단체들이 중국 대사관 앞에 모이기 시작한 지는 한 달이 넘었는데,

그사이 혐중 여론을 깨닫게 해주겠다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대통령 지지자가 대사관 난입을 시도하는 등 조용할 틈이 없었습니다.

[인근 가게 점원 : 여기서 하루 종일 하세요. 유튜브를…. 개인 방송이신 거 같은데…. 금요일이랑 토요일에는 여기 광장 앞에서 (집회를) 하고….]

이들은 반중 구호를 외치며 명동 거리를 돌기도 하는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중국 관광객 : 한국에 오기 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뉴스를 보고 혼란스러워 할 것 같았어요. 관광객 개인이 연루될까 봐 걱정했어요.]

혐중 메세지는 명동과 중국대사관 앞에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탄핵 반대 집회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근거 없는 중국인 혐오 게시글이 올라오고,

[중국 동포 : 간첩 몇십 명 잡아갔는데 저게 가짜 같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 저희는 진짜 황당하더라고. 인터넷, 유튜브 엄청 그런 게 많이 증폭됐거든요. 굉장히 이제 무서운 거예요.]

애초에 '화교특별전형'은 존재하지 않는데도 화교는 의대도 쉽게 간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퍼뜨리는 것도 혐중 정서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윤호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 (전 동국대 입학처장) : '대학 입학도 뭐 어떻다.' 이런 얘기까지 있더라고요. 제가 입학처장을 해봤는데 그런 거 없거든요.]

이러다 조선족 99%는 간첩이니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이 현실로 나타나는 건 아닌지,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가정과 생존에 대한 위협을 느끼기도 합니다.

[한국 거주 중국인 : 한국 남자랑 결혼한 중국 사람이 거의 20만 명 정도에요. 진짜 사실이라면 그러면 20만 가정 전부 다 깨져요. 아이도 잃고….]

이들이 원하는 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우호적인 한중관계입니다.

[중국 동포 : 한중 간에 우호적으로 지내는 게 저희들 바람이거든요. 한국 사회가 이거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극단적인 혐중 정서가 반대로 이들에게 혐한 정서를 심어주는 건 아닌지도 돌아볼 때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권석재 윤소정 정진현

디자인 : 박지원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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