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들개 무리에 주민들 '공포'…"위협이 현실로"

인천 검단신도시 배회하는 들개들 / 연합뉴스

인천 검단 신도시 일대에 들개 무리가 자주 나타나 주민들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23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검단 신도시와 인근 지역에서 접수된 들개 관련 민원은 총 73건에 달한다. 대부분은 집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들개 무리로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포획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아라동에 사는 A씨는 지난달 갑자기 달려드는 들개에 깜짝 놀라 도망쳤다. A씨는 "들개가 위협적으로 짖으며 쫓아와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며 "들개가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와 반려견을 기르는 주민들에게 들개는 더 큰 위험으로 느껴지고 있다. 한 주민은 "아파트 단지에 어린아이들이 많은데 인근 야산에 들개가 돌아다녀 물림 사고가 우려된다" 말하며 들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서구의 한 농장에서 들개 무리가 염소 2마리와 병아리 20마리를 물어 죽이는 사건도 발생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염소 공격하는 들개 무리 / 연합뉴스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서구를 포함한 인천 10개 군·구에서 포획된 들개 수는 급증했다. 2022년 100마리, 2023년 246마리, 지난해 429마리로 늘어났으며, 서구는 147마리를 포획해 전체 포획량의 약 34%를 차지했다.

서구는 검단 신도시 개발로 인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들개의 활동 범위와 주거지 경계가 겹쳐 민원이 발생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구는 현재 포획 전문업체에 위탁하여 대응하고 있지만, 들개의 활동 범위가 넓고 포획 틀을 피해 가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매년 추경을 통해 자체 예산을 들여 들개 포획에 힘쓰고 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