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임명거부 위헌" 판단했지만...중대성 갈렸다

[앵커]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재 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을 거부한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공직에서 파면할 만큼 중대한 잘못은 아니라는 점에서 재판관 사이 의견이 갈렸는데 어떻게 판단했는지 차정윤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기각 의견을 낸 김형두 재판관 등 4명은 한 총리의 탄핵 소추 사유 5가지 가운데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에 대한 부분만 위헌·위법성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한 총리는 국회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여야 합의를 전제로 임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한덕수 / 국무총리 (지난해 12월 26일 대국민담화) : 여야가 합의하여 안을 제출하실 때까지 저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습니다.]

여야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국회로부터 재판관 선출 통지를 받기도 전에

한 총리가 미리 임명 거부 의사를 밝혀 헌법상 부여된 대통령 권한대행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위헌이라 하더라도 헌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나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파면 결정을 정당화할 사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관 가운데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은 중대성 요건도 충족했다고 봤습니다.

한 총리가 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국가적인 혼란을 가중시켰고 헌재의 역할과 기능까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정계선 / 헌법재판소 재판관 : 헌법재판소가 담당하는 정상적인 역할과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드는 헌법적 위기 상황을 초래하는 등 그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합니다.]

나머지 재판관 3명 중 기각 의견을 냈던 김복형 재판관은 한 총리의 재판관 임명 거부가 헌법이나 법률 위반도 아니라고 봤고,

각하 의견을 낸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쟁점별 의견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YTN 차정윤입니다.


촬영기자 : 정태우
영상편집 : 안홍현
디자인 : 전휘린


YTN 차정윤 (jycha@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