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뼈대만…수확 앞둔 농작물 잿더미
민속문화유산도 전소…마을 곳곳 ’폭삭’ 무너져
대피 못 한 80대 숨져…"치매에 거동 불편"
7백 년 수호수도 피해…잿더미 사이 흰 열기
민속문화유산도 전소…마을 곳곳 ’폭삭’ 무너져
대피 못 한 80대 숨져…"치매에 거동 불편"
7백 년 수호수도 피해…잿더미 사이 흰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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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을 지나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화마에 수십 년 정든 이웃을 잃은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안동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푸른 강과 초록 숲이 어우러진 경북 안동의 작은 마을이 온통 새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마다 폐허로 변했습니다.
80대 남성이 화마에 숨진 마을 초입입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은 다 타버려 쓰러진 나무로 가로막혔고, 주민들이 평소 거닐던 강변 앞 산책로도 검은 재로 뒤덮여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고,
수확을 앞둔 토마토는 까만 재가 돼 바닥에 나뒹굽니다.
뿌연 연기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염소 십여 마리도 질식해 폐사했습니다.
[김위종 /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 사람들도 갑자기 연기를 들이마시면 쓰러지잖아요, 그런 것 같이 염소들도. 방금 죽은 저놈은 어제 계속 폐병 환자처럼 그러더라고.]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택을 비롯해 마을 곳곳의 집들도 폭삭 무너졌습니다.
길가에 세워진 차량은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집에 머물던 80대 할아버지는 삽시간에 번진 불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십 년 동네에서 함께 지낸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고, 거동이 불편해 대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웃 주민 /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 시간이 좀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한 집에 불이 났으면 꺼내기라도 하죠. 이런 불덩어리가 날아다니는데 (우리 집에) 물 뿌리고 있었지.]
30km 떨어진 또 다른 마을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마을을 지키는 700년 된 수호수는 밑동이 잘린 채 널브러져 있고,
폭격을 맞은 듯 부서진 집과 잿더미 사이로 식지 않은 열기가 피어 오릅니다.
[피해 주민 / 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 안 됐죠, 뭐. 막막하죠. 살아갈 길이 막막하죠. 돈도 없고.]
단전·단수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주민이 대피하면서 정다웠던 마을에는 정적만 감돌았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 진수환
영상편집 : 문지환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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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을 지나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화마에 수십 년 정든 이웃을 잃은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안동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기자]
푸른 강과 초록 숲이 어우러진 경북 안동의 작은 마을이 온통 새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마다 폐허로 변했습니다.
80대 남성이 화마에 숨진 마을 초입입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은 다 타버려 쓰러진 나무로 가로막혔고, 주민들이 평소 거닐던 강변 앞 산책로도 검은 재로 뒤덮여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고,
수확을 앞둔 토마토는 까만 재가 돼 바닥에 나뒹굽니다.
뿌연 연기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염소 십여 마리도 질식해 폐사했습니다.
[김위종 /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 사람들도 갑자기 연기를 들이마시면 쓰러지잖아요, 그런 것 같이 염소들도. 방금 죽은 저놈은 어제 계속 폐병 환자처럼 그러더라고.]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택을 비롯해 마을 곳곳의 집들도 폭삭 무너졌습니다.
길가에 세워진 차량은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집에 머물던 80대 할아버지는 삽시간에 번진 불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십 년 동네에서 함께 지낸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고, 거동이 불편해 대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웃 주민 / 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 시간이 좀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한 집에 불이 났으면 꺼내기라도 하죠. 이런 불덩어리가 날아다니는데 (우리 집에) 물 뿌리고 있었지.]
30km 떨어진 또 다른 마을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마을을 지키는 700년 된 수호수는 밑동이 잘린 채 널브러져 있고,
폭격을 맞은 듯 부서진 집과 잿더미 사이로 식지 않은 열기가 피어 오릅니다.
[피해 주민 / 경북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 안 됐죠, 뭐. 막막하죠. 살아갈 길이 막막하죠. 돈도 없고.]
단전·단수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주민이 대피하면서 정다웠던 마을에는 정적만 감돌았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 진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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