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진화대원 악전고투..."1시간 걸어 올라가 불 꺼야"
전체메뉴

지리산 진화대원 악전고투..."1시간 걸어 올라가 불 꺼야"

2025.03.29. 오후 4: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윤보리 앵커, 김명근 앵커
■ 출연 :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 산불로 인한 사상자는 모두 7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주불을 잡았던 일부 지역에서는 잔불이 되살아 나는 등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환경연구부장과 산불 상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일주일 넘게 꺼지지 않는 산청 지역 산불로 지리산까지 걱정입니다. 진화율이 99%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잔불이 또 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이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이병두]
지리산 산청뿐만 아니라 이미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의성 산불도 언제든지 잔불은 재발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지금 감시요원들이 철수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연기가 나는 곳이 보이면 즉시 가서 잔불을 정리하는 그 작업을 계속 진행 중에 있고요. 아마 이러한 작업은 최소 일주일은 진행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지리산이 워낙 넓고 지형이 험해서 진화대원들이 물 호스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산불진화대원들이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병두]
맞습니다.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기 위해서는 공중에서는 헬기로 물을 뿌려주고 그래서 약해진 틈에 지상에서 진화대원들이 접근해서 완전히 끄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지역 같은 경우에는 워낙 나무가 빽빽해서 진화헬기로 물을 뿌려도 지표면에 잘 닿지 않고 있고요. 그다음에 지표면에 낙엽층이 1m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씨가 계속 살아날 수 있고 위에서 헬기로 물을 뿌려도 잘 꺼지지 않는, 밑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요. 워낙 이 지역에 불이 안 꺼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연구팀이 현장을 가서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낙엽이 지금 긁어내도 계속 남아있습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두꺼운지 상상이 가시죠. 그래서 불이 꺼지지 않고 있고 그다음에 또 잔불도 쉽게 번질 수 있는 부분이고요. 문제는 저 지역이 접근로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차에서 내려서 1시간 동안을 걸어가서 가야 될 부분이다 보니까 지상에서의 물 공급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산림청에서는 체력이 뛰어난 진화대원들을 선발해서 저 지역에 투입을 해서 잔불을 저렇게 방화선 작업을 하고 있고요. 최대한 잔불을 진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거기다가 산불 현장 숲의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곳이 사다리형 연료 구조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어떤 구조인가요?

[이병두]
결국은 사다리는 지평부부터 나무 끝 부분까지 연료가 탈 물질이 어떻게 있는가를 설명하는 말인데요. 방금 말씀드렸듯이 지표면에는 1m가 넘는 낙엽층이 쌓여 있고 저기 보시는 것처럼 조릿대라고 하죠. 대나무, 작은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중간에는 자리를 잡고 있고요. 또 맨 위에는 큰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까 우리가 사다리처럼 하나, 하나, 하나 연료가 연결되어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직적으로도 굉장히 연료가 많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인력과 장비를 또 대거 투입해서 천왕봉까지 사수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지역은 지금 강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계속 지리산으로 불이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병두]
맞습니다. 지금 주불 진화를 안 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해하실 수는 있겠지만 산림 당국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확실하게 진화를 하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천왕봉으로 번질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희망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속도를 계속 진행을 하면 어느 정도는 불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그리고 천왕봉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지리산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지연제를 뿌리면서 추가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겁니까?

[이병두]
지금 천왕봉 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모두 있는 자원들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을 뿌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연제도 뿌리고 있는데요. 지연제라는 것은 물에 어떤 성분을 섞어서, 비료도 많이 들어가는데요. 끈적끈적한 코팅을 시켜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식물 위에 뿌렸을 때 코팅이 돼서 불이 다가왔을 때는 산소 접촉이 차단이 되겠죠. 그래서 불이 안 붙는 그런 구조입니다.

[앵커]
방금 화면에 나왔던 헬기에서 뿌린 핑크식 같은 물질, 그게 지연제인가요?

[이병두]
맞습니다. 지금 붉은 물을 뿌리는 것을 보셨는데 이런 민원도 많이 들어왔어요. 너무 빨간색을 왜 뿌리냐, 해로운 것 아니냐라고 하시는데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게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은 식용색소입니다. 식용색소고 왜 빨갛게 뿌리냐면 위에서 공중에서 봤을 때 드러나야 어디까지 뿌렸는지 드러나야 또 이어서 뿌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색으로 표시를 하기 위해서 빨간색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또 대부분은 비가 오면 분해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비가 오면서 주불이 진화됐던 지역들이 있었는데 잔불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 잔불이 정리 중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요?

[이병두]
맞습니다. 잔불이 바람이 많이 불면 산소가 잘 공급이 되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입김으로 불면 불이 살아나듯이 살아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잔불을 잘 감시하고 잘 꺼야 됩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연기가 올라오면 그 단계에서 즉시 꺼야 되거든요, 이게 커지기 전에. 그래서 잔불 정리 작업이 굉장히 힘든 작업입니다. 우리는 주불 진화가 완료됐으면 이제 끝났나 보다, 이렇게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주불 진화하는 데 6~7일 걸렸잖아요. 그러면 잔불 정리도 역시 똑같이 6~7일 동안 계속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감시대원들이 빠지지 않고 계속적으로 연기가 올라오는지를 관찰을 하고 진화대원도 연기 올라오는 즉시 불을 끄는 그런 작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앵커]
의성, 안동 일대에 덮친 산불이 동해안까지 빠르게 번지면서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까지 타격을 입혔더라고요. 이렇게까지 빠르게 확산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이병두]
이러한 산불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산불을 전공했고 또 산불 중에서도 특히 산불행동을 전공했거든요. 산불 확산을 전공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겪어본 산불 중에서, 수집한 산불 중에서 가장 빠르게 번졌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논문을 통해서 나온 확산 속도가 시간당 5.2km였어요. 그런데 우리 연구진들이 현장에서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시간당 8.2km입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산불이죠. 이례적인 산불이고. 그러면 왜 이렇게 빨리 번졌느냐라고 봤을 때는 기상과 숲과 지형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기상조건은 고온건조했죠. 그리고 모든 게 바짝 말라 있는 상태였죠. 평년보다 한 10도가 높았고 그다음에 초속 20m가 넘는 태풍이죠. 17m가 넘는 태풍급이라고 부르는데 태풍급 바람이 서풍이 불어들어왔었고요. 그다음에 지형도 굉장히 험해서 돌풍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을 했고 이 지역 같은 경우는 또 산불이 한번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 소나무숲들도 많았고요.

이러한 조건들이 종합적으로 발생을 했고 산불이 워낙 크다 보니까 불 회오리를 만들었어요, 자기가. 그러니까 원래 산불은 기상에 영향을 받아서 확산이 되는데 이 지역 같은 경우는 워낙 한꺼번에 타다 보니까 열기둥이 생성이 된 거죠. 그러면 뜨거운 공기가 위로 솟으면서 주변에 있는 공기를 빨아들이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회오리가 생겼거든요. 회오리가 생기면서 불씨들이 아주 사방으로 날아다녔습니다. 그래서 집들도 많이 탔고 확산 속도 또한 불이 날아다녔기 때문에 천천히 지표면을 태워서 가는 것보다는 엄청나게 빨랐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였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해 주신 내용처럼 대형산불의 원인으로 강풍과 또 고온건조한 날씨와 침엽수림, 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마는 조기진압이 어려웠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이병두]
맞습니다. 그날 산불이 전국적으로 28건이 났거든요. 그다음 날 또 13건이 났어요. 그러니까 전국의 온 곳이 그냥 산불이었죠, 동시다발적으로. 그러면서 몇 개의 산불이, 3~4개의 산불이 순식간에 대형산불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가용자원이 한계에 다다랐다. 그러니까 진화헬기를 1곳에 집중해서 끄면 진화율이 쭉 올라가는데 그러지 못하고 진화 효과가 다 분산이 되었다. 이런 것 때문에 몇 개의 산불은 대형 산불로 결국은 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그만큼 피해 규모도 어마어마했는데 피해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이병두]
가장 가슴 아픈 일이죠. 아마 역대 산불 중에서 이번 산불 같은 경우 모든 기록을 다 갱신을 했거든요. 가장 빠른, 확산 속도도 1번이고 물론 더 분석을 해봐야 되겠지만요. 그리고 두 번째, 면적도 1위고요. 그다음에 세 번째, 가장 많은 피해. 모든 기록을 다 갱신을 했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왜 이렇게 많이 발생했느냐라고 봤었을 때는 워낙 확산 속도가 빠르고 불씨가 온 곳으로 날아갔다 보니까. 불씨가 산에만 떨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집에도 막 떨어지는 거죠. 또 워낙 강하게 타다 보니까 열기, 복사열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열이 많다 보니까 바로 산 주변에 있는 집들은 그 복사열에 의해서 타고 그다음에 좀 떨어진 집들은 불씨가 날아가서 불타는 이런 구조였습니다.

[앵커]
또 오늘 오전에는 안동과 의성에서 부분 재발화가 이루어져서 산림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였는데 주불이 진화됐는데 다시 재발화하는 경우는 역시 잔불 때문인가요?

[이병두]
맞습니다. 그래서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주불 진화를 했는데 왜 헬기가 계속 날아다니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고 저기 또 연기 나네.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주불 진화의 개념은 이제는 산불이 타버린 구역에서 더 이상 외곽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개념이거든요. 그러니까 안에는 곳곳에 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연기가 올라오자마자 꺼야 되는 작업을 계속해야 된다고 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진화헬기는 내일모레까지 계속 남아 있는, 연기가 나면 불을 끄고 연기가 나면 불을 끄고 이런 작업을 계속할 건데 물론 이렇게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어느 순간 돌풍이 불 수 있거든요. 그러면 또 불이 날아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직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되고요. 우리 주민 여러분들도 항상 불을 살펴보는, 주의를 기울이셔야겠습니다.

[앵커]
저희가 계속해서 주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주불 진화의 의미 그리고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이병두]
방금 말씀드린 것과 같이 주불 진화는 이제 더 이상 산불이 이미 타버린 지역에서 바깥으로 확산이 되지 않는다는 그런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구역 안에는 불이 남아있을 수는 있죠.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밖의 최외곽에 있는 화선은 다 껐다. 그리고 안에는 잔불이 있지만 다 껐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주불 진화를 하고 난 다음에 계속 불을 진화하게 되고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진화 완료 선언을 하게 됩니다.

[앵커]
또 이번에 영남 산불이 크게 피해를 낸 이유 중에 태풍급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진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바람의 방향이 또 바뀌기 때문에 진화가 어려웠잖아요. 왜 이렇게 자주 바뀌는 걸까요?

[이병두]
그 지역이 지금 산악 지형이어서 현장에 가서 진화대책본부를 지원해 주는 연구자들의 말에 의하면 산불행동 연구자들이죠. 그 연구자들에 의하면 바람이 산악지형에서, 그러니까 서풍이 들어와서 산악지형 안에서 회오리치듯이 돌풍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형의 영향에 따라서 계속적으로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었고 이러면서 불씨가 한 곳만이 아닌 여러 곳으로 퍼졌다. 이렇게 관측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태풍급 강풍이었다. 이렇게 말을 하던데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산불이 퍼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고 하더라고요.

[이병두]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이번 산불 같은 경우는 내륙에서 발생을 해서 동해안까지 도달한 최초의 산불입니다. 그전까지는 해안가에서 발생을 해서 영동지방, 동쪽에서 발생해서 바닷가까지 갔는데 내륙 지역에서 발생해서 바닷가까지 간 산불은 처음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아까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운다고 했었는데 모든 원인들은 결국은 비화로 도깨비불처럼 계속 불이 날아다니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강풍이 부는 세기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불 끄는 헬기나 소방차도 검게 그을릴 정도였더라고요. 그러면 화염이라고 합니까? 불길의 영향이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이병두]
아까 불씨가 계속 날아다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원래는 저희가 큰 하천이 있으면 거기를 방어선으로 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저쪽 넘어가지 않을 거야라고 해서 여기에 진화자원을 집중을 하는데 그냥 순식간에 넘어가버린 거죠. 그래서 500~600m는 아주 흔하게 날아다녔고요. 지금 현장의 연구자들이 말하는 것들을 보면 1km는 그냥 날아갔다, 이런 얘기를 하고. 그리고 1km를 날아가다 보니까 산불의 확산 속도가 아까 질문하셨듯이 너무 빨랐잖아요. 시간당 8.2km였는데 이것은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이고 이런 부분은 지금까지의 산불 중에서 가장 빠른 산불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가장 안타까운 건 아무래도 인명피해일 텐데 인명피해가 70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자가 30명에 달하는데 이렇게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이병두]
결국은 너무 산불이 빨리 확산되다 보니까 대피 시스템이 작동되기 전에 산불이 이미 넘어갔다,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지금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기존에 대피 시스템하고 새로운 산불유형이 나타난 거죠. 어떤 말까지 나타났냐면 초고속 산불이라는 용어가 등장을 했거든요. 그다음에 이제는 국제사회에서도 메가 파이어라는 초대형 산불이라는 용어도 등장을 했고요. 그러니까 기후변화로 인해서 산불의 확산 속도와 파괴력은 엄청나게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그러면 우리의 대피 시스템, 그리고 대응 시스템도 이제는 거기에 걸맞게 맞춰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제가 계속 방송에 나와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피령이 내려지면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시고 몸부터 빠져나오시라. 산림으로부터 먼 곳으로 대피소까지 갈 수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산림으로부터 먼, 조금 안전한 공간으로 일단 빠져나오시고 그다음에 대피소로 이동할 것인지는 아닌지는 그다음에 생각을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씀드립니다.

[앵커]
그러면 그렇게 곧장 대피소로 갈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병두]
대피소로 갈 때 이번에 어떤 사고들이 있었냐면 차량을 타고 대피소로 가다가 변을 당하신 분들도 있으시잖아요. 저희가 해외 사례를 분석해 보면 대피소로 가는 도중에 변을 당하신 분들이 많아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대피소로 가는 길에 이미 도로가 양쪽으로 화염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통과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화염이 있다는 뜻은 이미 그 지역의 공기가 뜨거워졌다는 얘기고 그다음에 도로면도 이미 달궈졌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타이어가 손쉽게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가로질러서 가서는 안 되고 일단 산림으로부터 먼 곳으로 이탈한 다음에 거기서 조금 지내신 다음에 대피소로 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결정하셔야 됩니다. 그러니까 대피소로 무조건 간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산불에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노년층의 피해가 많았거든요. 이렇게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게 좋겠습니까?

[이병두]
결국은 재해약자에 대한 고려가 얼마나 되느냐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거동이 불편하신 분, 그다음에 어린이처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그런 재해에 대한 취약계층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제가 이번에 분석을 해 보니까 그전까지 시스템은 대피령을 내리고 그다음에 공무원들이 다 집에 찾아가서 대피하세요 해서 다 모시고 나오고 이런 시스템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러기에는 지금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자체 공무원이 가서 대피하세요라고 모시고 나오기에는 이미 다 타고 가버린 거죠. 속도가 그만큼 빨랐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결국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지역사회, 마을 자체가 산불에 대한 대피체계를 스스로 갖춰야 된다라는 거죠. 이장님이나 청년회장님들이 차량을 제공하고 대피령이 내려지자마자 차량을 제공하고 어르신들 모시고 빠져나오는 시스템. 아니면 빠져나오지 못하면 안전공간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된다. 진화대원들이 도착하면 이미 늦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우리 앞 산이 붙었을 때는 어디로 이동을 하고 뒤 산에 불어붙었을 때는 어디로 이동할지에 대해서 사전 시나리오를 짜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서 지역 주민이 먼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훈련을 해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산불 진화대원이나 공무원이 숨지기도 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 진화작업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병두]
진화대원이 숨진 사례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나라는 아마 96년에 동두천 산불 때 진화대원들이 숨진 사건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진화대원들이 가장 위험한 순간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불씨가 갑자기 날아가서 내가 이 앞에서 열심히 끄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 불씨가 날아와서 내가 포위되는 경우죠. 이게 첫 번째 경우고 두 번째는 풍향이 갑자기 바뀌어서 불 머리가 바뀌는 겁니다. 나는 분명히 안전한 불 꼬리에서 작업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풍향이 바뀌어서 불 머리로 바뀌는 거죠. 그러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화염의 강도도 강하거든요. 이런 경우에 있어서 진화대원들이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대피로를 확보하셔야 됩니다. 대피로를 확보하셔야 되고 그다음에 불의 행동을 관찰한 다음에 진화 활동에 매진하셔야 되고요. 그리고 근본적인 것은 위험한 곳에는 지상 진화대원들은 들어가서는 안 된다. 헬기에서 물을 뿌린 다음에 잔불을 정리하는 그런 정도. 그다음에 화염이 높게 형성되지 않는 곳에서만 진화대원들이 활동을 해야 된다.

[앵커]
또 현장 진화대원들의 피로도나 노령화 문제는 어떻게 대응을 하면 되겠습니까?

[이병두]
결국은 피로도가 계속 쌓이고 있죠. 그러다 보면 안전 사고도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일단은 제일 좋은 건 휴식시간을 드려야 되는데 어제 비가 와서 , 정말 기대했거든요. 이때 화염이 작아졌을 때 얼른 꺼야 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집중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분들이 교대할 수 있게끔 진화대원들도 많이 확충을 해야 되고 그다음에 제일 중요한 것들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는 거예요. 시스템적으로 어떤 한계가 있냐면 산불 조심 기간 5개월에만 계약직으로 채용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젊은 세대들이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로 인해서 이미 산불은 상시 연중화되고 있기 때문에 산불 조직 체계도 1년 다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하고 그다음에 대응할 수 있는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변경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제는 산불에 대비하는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환경연구부장께 말씀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