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사그라졌지만...잿더미 된 마을 '복구 막막'

산불은 사그라졌지만...잿더미 된 마을 '복구 막막'

2025.03.30. 오전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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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주일 동안 경북 지역을 휩쓴 산불은 사그라들었지만, 피해 주민들은 폐허가 된 마을 모습에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들이 원래의 일상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임예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굽이진 산길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안동 길안면 대곡리 한실마을.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소담한 마을이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부터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습니다.

전화와 인터넷은 물론 종일 울리던 재난안전문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주민들은 닷새째 10km 떨어진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데,

다 타버린 집이 눈에 밟혀 수시로 마을을 찾습니다.

[유권수 / 경북 안동시 길안면 대곡1리 : 이 안에 전자제품 다 못 건지고 집 안에는 냉장고 두 대, TV 한 대, 세탁기 한 대, 선풍기도 한 세 대 있고.]

이곳에서 나고 자란 84살 할머니는 불이 마을로 번지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사방이 연기로 뿌옇게 변하자, 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하수구 안으로 대피해 3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김현숙 / 경북 안동시 길안면 대곡1리 : 마음이 불안하고 이따 딸 오면 눈물 날 거 같고 뭐 말도 못 하죠, 뭐.]

산불이 덮친 뒤 끊겨버린 전기와 수도도 언제 다시 돌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한창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야 할 농기계도 모두 불에 타 당장 생계도 막막합니다.

[김범대 / 경북 안동시 길안면 대곡1리 :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이렇게 보니까 탄 거구나 싶지, 아직 얼이 빠져있고 그렇습니다. 빨리 전기 들어오고 물 나오고 하면…. 좀 안전하게 살고 싶어요.]

무섭게 번지던 산불은 사그라들었지만, 화마가 할퀴고 간 마을에는 깊은 상흔이 남았습니다.

주민들이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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