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납치?"...보이스피싱 직감해 기지 발휘한 지하철역 직원

ⓒYTN

지하철역 직원이 불안에 떠는 시민의 통화 내용을 듣고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은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 5분쯤 내방역 역사를 순회 점검 중이던 부역장 A씨는 고객안전실 앞에서 B씨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A씨는 B씨가 통화 도중 '우리 딸', '납치', '송금' 등의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듣고 보이스피싱을 직감했다. 이에 눈짓과 손짓 등으로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알리고, 쪽지를 건네 B씨와 대화를 시도했다.

실제로 B씨와 통화를 나누고 있던 보이스피싱범은 딸을 납치했다며 1,000만 원을 요구했고, 겁에 질린 B씨가 당장 1,000만 원이 없다고 하자 잔고 금액을 모두 보내라고 협박하는 상황이었다.

쪽지를 통해 B씨의 남편 전화번호를 파악한 A씨는 남편을 통해 자녀가 안전한 상태임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고, 금전 피해도 막을 수 있었다.

B씨는 "(AI를 활용해 변조된) 딸의 목소리를 듣고, 순간 앞이 캄캄해져서 무척 당황하고 두려웠는데, 다행히 역 직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현장에서 묵묵히 근무하며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내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시민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