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 땅꺼짐 반복...물막이 작업 기준 필요

지하철 공사장 땅꺼짐 반복...물막이 작업 기준 필요

2025.04.16. 오전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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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들어 발생한 대규모 '땅 꺼짐' 사고들은 모두 지하철 공사장 근처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하에서 물과 토사가 유출돼 터널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한 물막이 공사 시행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되면서 위에 있던 도로까지 무너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서울 명일동에서, 최근에는 부산 사상구에서 대형 땅 꺼짐이 발생했는데, 모두 지하철 공사장 근처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공사의 경우 지하수와 토사가 대량으로 빠져나가면서 땅속에 빈 공간이 크게 생기기 때문에, 땅 꺼짐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합니다.

[박기범 / 경일대 건축토목공학과 교수 : 굴착이 크면 클수록 땅에 있던 지하수가 나오는 양도 많아지고, 지하수의 유속이 빨라지면 산사태 나면 토사가 나오듯이 물과 흙이 같이 나오게 돼요.]

전문가들은 지하 땅을 파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흐르지 않도록 물막이, 차수 공사를 하면 땅 꺼짐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새어 나온 지하수와 토사를 밖으로 퍼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차수 공사를 대대적으로 할 경우 공사 기간과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도 지난해 4분기 하루 평균 1천600t이나 되는 지하수를 밖으로 퍼내며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하 안전 평가 내용과 현장 변수에 따라 차수 공사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현장에서 따르도록 강제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찬우 / 한국건설사회환경학회장 : 이 정도 침하가 발생하게 되면 이거는 차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을 우리가 제공을 해야 하는데 현재 지하 안전 평가에서는 그게 아니란 말이에요.]

서울시는 지하철 공사 구간을 대상으로 지하 빈 공간을 확인하는 지표투과레이더, GPR 탐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GPR 장비는 지표 아래 2m 정도까지만 탐지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좀 더 깊이 땅속을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GPR 장비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다른 탐지 수단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조원철 /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탄성파 탐지 장치 같은 것을 설치해서, 땅속에 그걸 묻어 놓고 가볍게 탕탕탕 때리면 탐사를 할 수가 있어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인명 피해가 반복되는 땅 꺼짐 사고를 방지하고 지하철 공사의 안전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세세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고창영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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