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갇혀서 '1박2일'…경찰관 '이것' 보고 노인 구했다

아파트 베란다로 던져진 옷가지 ⓒ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 70대 독거노인이 갇혔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관의 기지로 무사히 구조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교남파출소 소속 유재일 경사와 김두태 경장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인근을 순찰하던 중 아파트 베란다에 고립된 70대 할머니 A씨를 발견해 구조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쯤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해 베란다에 나갔다가 문이 자동으로 잠기면서 약 18시간 동안 고립됐다.

집이 고층이었고, 인근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아 A씨의 구조 요청은 외부에 잘 들리지 않았다.

이튿날 새벽 서울에는 눈이 내렸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A씨는 저체온증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었다.

지쳐가던 A씨는 옷가지를 엮어 만든 줄을 베란다 밖으로 길게 내걸어 필사의 구조 신호를 보냈다. 할머니의 ‘구조 신호’를 발견한 유 경사와 김 경장이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

두 경찰관은 A씨의 아파트 위층 베란다를 통해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심시킨 뒤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내 무사히 구조에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경사와 김 경장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구조 신호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판단해 생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