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파보다 내가 더 많이 죽였다" 여성만 노린 살인 택시 드라이버 온보현

"지존파보다 내가 더 많이 죽였다" 여성만 노린 살인 택시 드라이버 온보현

2025.04.17.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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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4월 1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수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흔히들 범인이 도주하지 않고 자수했다고 하면 뒤늦게나마 자신이 잘못한 걸 깨달았나 보다 생각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더 많은 케이스는 어차피 걸릴 것 같으니 감형이라도 받아보자 하는 경우겠죠. 그렇다면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어땠을까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는 아니라지만 누군가를 살인해서 자수를 하러 온 사람의 태도라고 보기엔 글쎄요. 영 꺼림칙하죠. 지명 수배 당일 경찰을 찾아와 살인을 고백했던 이 남성은 살인 택시 드라이버로 불렸던 범죄자 온보현이었습니다. 자신의 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마치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도 된 마냥 착각에 휩싸여 쾌락을 즐긴다는 극장형 범죄. 전문가는 범죄자 온보현을 두고 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비슷한 분석이 나오던 사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했던 범죄자 강윤성 역시 경찰에 스스로 자수를 했던 케이스였습니다. 그리고 강윤석 역시 자기 과시적 욕구가 있는 범죄자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죠.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이수현: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이수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저희가 어제 지존파 살인 사건 이야기를 해봤습니다만 오늘 소개해 드릴 첫 사건의 범인이 지존파를 언급하기도 해서 화제가 됐던 그런 케이스이기도 한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차근히 짚어보죠.

◆이수현: 오늘 소개할 첫 사건은 연쇄 살인 택시 드라이버라고도 불리는 온보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온보현은 한때 평범한 택시 기사로 일했던 사람인데요. 그러던 어느 날 옴보연은 택시 기사들이 택시 회사 주차장에 키를 꽂아 놓은 채 택시를 주차하곤 한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강북구에 있는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서 택시를 훔쳤습니다.

◇이원화: 택시 기사 일을 했었다 이야기해 주셨는데 그래서 회사의 빈틈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근데 택시는 왜 훔친 거예요?

◆이수현: 자신이 계획한 범죄를 실행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택시를 사용한 겁니다. 온보현이 진짜 끔찍했던 건 구체적으로 살인 계획을 세운 뒤에 그거를 다 적어 놓은 일명 살인 수첩이라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원화: 살인 수첩이요?

◆이수현: 네 온보현은 1995년경에 지존파 사건의 영감을 받아 그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자 일기까지 써가면서 살인 계획을 일삼았던바입니다. 이때 작성한 일기가 바로 살인 수첩입니다. 온보현은 평소 가정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에 대해서 증오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1994년경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아버지를 만나서 분노하면서 처음으로 살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온보현은 구체적으로 살인 계획을 세우면서 그 계획을 기록한 살인 수첩까지 장만했었는데요. 택시를 훔친 것도 살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에 전에 했던 택시 기사 일이 범행에 유리하고 도주에 편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훔친 것이었습니다.

◇이원화: 일반인들은 온보현이 끔찍한 계획을 세우고 몰고 있던 이 택시가 절도 차량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이수현: 1994년 8월 28일에 온보현의 첫 번째 범행이 발생했습니다. 온보현은 강동구에서 1명의 여성을 태운 뒤에 흉기로 여성을 박해서 그녀를 야산으로 끌고 가려고 했는데요. 그런데 그가 차문을 여는 순간 피해자가 살려달라고 크게 외치면서 영동고속도로에서 도망쳤습니다. 그때가 출근 시간이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온보현은 그대로 도주하면서 첫 번째 범행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온보현은 약 사나흘을 숨어서 지내다가 다시 택시랑 택시회사 사명 번호판을 위조한 뒤에 새벽에 두 번째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그는 43세 권 모 씨를 차에 태운 뒤에 안산 고속도로 입구에서 성폭행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온보현의 고향 쪽인 김제 영천마을 야산으로 피해자를 끌고 갔는데요. 그 후에는 피해자의 입과 팔, 그리고 다리를 포박한 뒤에 구덩이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온보현은 피해자를 바로 묻어버리지 않고 근처 숲에서 잠시 잠에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아직 살아있던 피해자가 도주해서 인근에 위치했던 공사장 인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한편 잠에서 깨고 난 뒤에서야 피해자가 도주한 사실을 깨달은 온보현은 그날 아침까지 숨어 있었는데요. 경찰이 그가 운전하던 택시를 끌고 가는 것까지 지켜본 다음에 대전으로 도주했습니다. 하지만 열흘 뒤에는 이제 좀 안전하다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1994년 9월 11일에 온보현은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21세 호텔 종업원 엄 모 씨를 태우면서 세 번째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엄 모 씨를 칼로 위협해서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한 야산으로 끌고 가서 두 번에 걸쳐 성폭행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이전과 달리 피해자를 나무에 포박했는데요. 그러고는 2차 범행을 하러 야산에 내려간 겁니다. 이때 피해자가 이 틈을 타서 포박을 풀고 탈출에 성공하면서 온보현의 세 번째 살인 계획 역시 다행히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원화: 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될까요? 피해자들이 평생 씻지 못할 범죄에 노출이 됐고, 이것만으로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만 그래도 온보현의 목표가 살인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목숨을 건져서 뭐 너무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수현: 그렇습니다. 피해자들이 이미 입은 피해만으로도 중범죄지만 그래도 살인은 미수에 그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온보현은 재차 살인 범행을 시도했고 결국 첫 번째 희생자는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3차 범행 다음 날 온보현은 저녁 8시 반경 다시 서울로 돌아와 26세 회사원 허 모 씨를 태웠습니다. 허 모 씨 역시 칼로 위협해서 전날 피해자를 포박해 놓은 강원도 횡성의 야산으로 끌고 갔는데요. 이때 온보현이 포박당한 채 남아 있던 그 피해자가 도망간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를 알자마자 분노에 가득 차서 피해자 허 씨한테 온보현은 화풀이를 하고 맙니다. 피해자 허 씨를 나무에 묶고 온몸을 삽으로 끔찍하게 폭행한 뒤에 방치하고 도주했습니다. 피해자 허 씨는 결국에는 사망하고 말았고요. 한편 범행 현장에서 벗어난 뒤에 온보현은 이 허 씨의 카드를 이용해서 61만 원을 인출해서 사용을 했는데요. 이 장면이 CCTV에 찍히면서 9월 27일에 전국에 지명 수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원화: 피해자 돈까지 꺼내 쓴 거네요. 진짜 최악입니다.

◆이수현: 네 이런 유형의 사건을 보면 온보현는 마치 사이코패스처럼 살인을 하고도 어떠한 감정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이죠. 그렇지만 온보현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1994년 9월 13일 강동구 천호동 사거리 부근에서 19세 회사원 노 모 씨를 태웠는데요. 이때도 온보현은 마찬가지 수법으로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피해자를 칼로 위협받아 납치했고, 김천시에 위치한 여관으로 끌고 가 강간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피해자 노 모 씨가 다른 피해자들과는 달리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듣고 차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온보현은 피해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피해자 노 모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되어 홀로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어린 가정이었다는 소리를 들은 온보현은 노 모 씨를 동정해서 다음 날 새벽 노 모 씨를 고덕동에 위치한 집 앞까지 바래다 주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도대체 이거는 또 뭔가요? 왜 그랬을까요? 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수현: 온보현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피해 여성에게 공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온보현이 살인을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노 모 씨를 집 앞에 데려다 준 그날 온보현은 2차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온보현은 가락동에서 24세 교사 박 모 씨를 태운 뒤에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를 위협해서 납치 및 강간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박 모 씨는 굉장히 심하게 반항을 했던 겁니다. 이 박 모 씨가 심하게 반항한 나머지 온보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흉기에 손을 베이고 말았는데요. 그러자 극도로 흥분한 온보현은 피해자의 허벅지와 배 등을 수차례 칼로 난자하여 살해한 뒤에 경부고속도로 변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이원화: 결국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오고 말았군요.

◆이수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 박 모 씨의 심한 반항에 원래 소심하고 용기가 부족했던 온보현은 범행을 저지르고자 하는 의욕을 잃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상황이 굉장히 좀 특별했던 게 1994년 9월 20일 지존파가 검거되면서 대한민국이 시끄럽던 상황입니다. 이때 온보현의 연쇄 살인 행각이 드러나면서 사회가 더 큰 충격을 받았고, 1994년 9월 27일경에 연쇄 살인으로 온보현에 대한 공개 수사가 시작되면서 더 시끄러웠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온보현이 지명 수배가 내려진 94년 9월 27일 그날 당일 자수한 겁니다. 그는 당시에 지존파를 검거해서 유명해졌던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의경에게 자수하러 왔다라고 말하면서 자수를 했고요. 경찰 조사에서는 지존파와 나를 비교해 보고 싶다. 지존파와 같은 감방에 넣어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앞서도 잠시 이야기했습니다만 자수를 하긴 했는데 이게 영 꺼림직하다 다른 여타의 자수들과는 다르다라는 이야기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왔었잖아요.

◆이수현: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온보현은 지존파와 나를 비교해 보고 싶다. 지존파는 6명이서 5명을 죽였지만 자신은 혼자서 훨씬 많이 죽였다 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온보현은 날마다 대서 특필되는 지존파의 보도를 보면서 자신은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여서 최고의 악명을 떨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작성했던 살인 계획 일지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경찰에 자수한 당일 온보현이 스스로 내놓은 살인 수첩에는 38명을 죽이겠다라는 목표 외에도 범행 날짜, 범행 대상 살해 여부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었습니다. 이러한 살인 수첩을 확인한 프로파일러들은 온보현의 자수는 실제 진짜 자수가 아니라 과시형 범죄의 자수, 즉 범행을 밝혀 세상에 위협을 느끼고 자신으로 인해서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원화: 어떻게 됐죠?

◆이수현: 온보현은 지존파 못지않게 매스컴에 대서 특필되었습니다. 물론 사형을 선고받고 다음 해인 1995년 11월에 지존파와 함께 신속하게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온보현 외에도 사건을 하나 더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이 온보현이 과시형 범죄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런 유형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람이 또 한 명 있었습니다.

◇이원화: 네 누구였죠?

◆이수현: 강윤성입니다. 모든 사건이 그렇지만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정말 화가 나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살인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겁니다. 근데 이게 황당할 정도로 쉽게 경찰의 의심을 피해가면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음에도 이 살해 사건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 경에 강윤성은 송파구의 한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공업용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100미터 떨어진 화단에 이 전자발찌를 버린 뒤에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전자발찌 훼손 당일부터 총 5차례의 강 씨의 자택을 방문했습니다마는 첫 번째 살인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원화: 그런 사이에 추가적인 범행이 또 발생을 한 거죠?

◆이수현: 네. 강윤성의 체포가 지연되고 있는 사이에 도주한 강윤성은 8월 28일에 사회생활 중 알고 지냈던 50대 여성을 불러서 드라이브 하면서 돌아다녔습니다. 50대 여성과의 채무 관계로 인해서 다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에 29일 새벽 3시경에 강윤성은 송파구 잠실 한강공원 주차장 근처에 도로에 승용차를 세운 뒤에 이 50대 여성을 살해했습니다.

◇이원화: 그리고 나서 자수를 한 거예요?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8월 31일에 강윤성은 자수를 한 뒤에 이동을 위해서 호송차에 탑승하면서도 취재진을 향해서 기자들이 보도를 엉터리로 하니까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지 라고 소리치거나 마이크를 집어던지는 등의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영장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는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더 못 죽여서 한이다 라고 하며 취재진 앞에서 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결국에는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죠?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강윤성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항소심 대법원에서 강윤성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무기징역으로 확정되어 현재 복역 중입니다.

◇이원화: 사건의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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