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터널 천장 내려앉는데도 보강공사 추진 정황...보고서 입수

단독 터널 천장 내려앉는데도 보강공사 추진 정황...보고서 입수

2025.04.22.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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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 우려가 나온 뒤 실제로 터널이 무너지기 전까지 천장이 계속 내려앉고 있었던 걸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를 YTN이 입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붕괴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는데, 경찰은 시공사가 작업을 강행한 건 아닌지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표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공사현장이 무너지기 세 시간 전쯤, 현장 관계자들은 터널이 무너질 일은 없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 (11일 정오쯤) : 노파심이라도 지반 함몰이나 (싱크홀 우려는 없다?) 네.]

그런데 이때도 터널 천장은 조금씩 내려앉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YTN이 붕괴 위험 신고 이후 터널 형태의 변화를 기록한 상황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11일 새벽 0시 터널 붕괴 우려 신고 뒤 새벽 2시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터널 내부 5곳에 형태 변형을 측정할 수 있는 계측기를 설치했습니다.

계측기는 매시간마다 각각 설치된 지점의 위치 변화를 통해 터널 천장의 높이나 폭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계측기 설치 1시간 만에 아치형 터널의 최상단 두 부분이 0.8cm와 0.4cm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다 오전 9시, 붕괴 6시간 전에는 양쪽 터널의 높이가 2.3~2.5cm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후 1시 50분, 사고 1시간 전쯤에는 두 개 터널의 천장이 각각 4.1cm, 3.7cm 내려온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4cm 정도면 긴급 비상 상황이죠. 조금만 있으면 붕괴로 이어진다고 공학적으로 추론하기에 충분한….]

오전 10시에 진행된 보강방안대책회의에서 전문가는 터널 붕괴는 급격히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붕괴 전에는 징후가 발생하므로 도로 지표면 침하 및 터널 내부의 변위를 측정한 뒤 수렴이 될 시 보강 공사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더 이상 터널 형태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관측될 때 보강공사를 검토하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천장이 계속 내려앉고 있는 상황에서도 작업자들은 터널 안에서 보강공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오후 3시 13분, H빔을 내리려던 중 결국 붕괴사고가 났습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 침하라든지 내공변위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작업자가 안에 들어갔을 때 되게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강 공사를 결정한 배경과 관련해 포스코이앤씨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공사 현장 총괄과 안전 관리 등을 담당한 관계자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붕괴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보강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YTN 표정우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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