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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터널을 파기 전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굴착 작업 중 터널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한 공정이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고 지적하는데요.
작업 시간이 기록된 작업일지를 YTN이 확보했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붕괴 사고가 난 신안산선 공사구간의 작업 일지입니다.
YTN이 최근 두 달 치를 분석해보니, 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강관 다단 그라우팅'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 작업은 터널을 파기 전 둘레에 구멍을 뚫고 강관, 강철로 된 파이프를 박은 뒤 시멘트와 화학물질을 주입해 터널 주변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공정입니다.
약한 지반을 보강해 굴착 중에 붕괴되는 사고를 막기 위한 과정입니다.
상대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풍화암과 풍화토가 섞여 있는 사고 구간 설계도면에도 이 같은 작업을 하도록 표시돼 있습니다.
터널 형태를 따라 아치마다 33개의 강관을 설치하고 약액을 주입해 지반을 굳힌 뒤 굴착 작업을 하도록 돼 있는데, 6m씩 땅을 파낼 때마다 같은 공정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작업일지에는 몇 시간에 걸쳐 이 작업을 했는지 기록돼 있는데,
약액을 넣고 굳히는 작업이 12시간 만에 끝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입 시간만 따져봐도 기록된 작업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는 계산인데,
약액을 제대로 넣지 않았거나 약액 주입 후 주변 땅이 제대로 굳지 않은 상태에서 터널을 팠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합니다.
[하홍순 /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사 : 강관 다단 그라우팅은 약액 주입 시간이 평균 1공에 25분에서 30분 잡아요, 제대로 주입할 경우에. (33공이면) 약액 주입하는 데만 17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죠.]
실제 해당 구간에 투입됐던 한 작업자는 YTN에 작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작업자 : 딴 데 다 현장에서는 (강관 다단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근데 여기서 너무 시간이 (촉박했어요). 잘 돼야지 힘도 받고 눌리는 힘을 받고 해야 하는데 그냥….]
이런 의혹에 대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측은 '관계기관에서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현시점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진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강관 다단 그라우팅은 터널을 안전하게 굴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작업인데 미흡한 부분이 붕괴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과 국토교통부 수사와 함께 사고조사위원회도 붕괴 원인 규명에 나선 가운데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이영재
디자인: 백승민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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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가 일어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터널을 파기 전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굴착 작업 중 터널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한 공정이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고 지적하는데요.
작업 시간이 기록된 작업일지를 YTN이 확보했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붕괴 사고가 난 신안산선 공사구간의 작업 일지입니다.
YTN이 최근 두 달 치를 분석해보니, 약한 지반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강관 다단 그라우팅'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 작업은 터널을 파기 전 둘레에 구멍을 뚫고 강관, 강철로 된 파이프를 박은 뒤 시멘트와 화학물질을 주입해 터널 주변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공정입니다.
약한 지반을 보강해 굴착 중에 붕괴되는 사고를 막기 위한 과정입니다.
상대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풍화암과 풍화토가 섞여 있는 사고 구간 설계도면에도 이 같은 작업을 하도록 표시돼 있습니다.
터널 형태를 따라 아치마다 33개의 강관을 설치하고 약액을 주입해 지반을 굳힌 뒤 굴착 작업을 하도록 돼 있는데, 6m씩 땅을 파낼 때마다 같은 공정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작업일지에는 몇 시간에 걸쳐 이 작업을 했는지 기록돼 있는데,
약액을 넣고 굳히는 작업이 12시간 만에 끝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입 시간만 따져봐도 기록된 작업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는 계산인데,
약액을 제대로 넣지 않았거나 약액 주입 후 주변 땅이 제대로 굳지 않은 상태에서 터널을 팠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합니다.
[하홍순 /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사 : 강관 다단 그라우팅은 약액 주입 시간이 평균 1공에 25분에서 30분 잡아요, 제대로 주입할 경우에. (33공이면) 약액 주입하는 데만 17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죠.]
실제 해당 구간에 투입됐던 한 작업자는 YTN에 작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작업자 : 딴 데 다 현장에서는 (강관 다단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근데 여기서 너무 시간이 (촉박했어요). 잘 돼야지 힘도 받고 눌리는 힘을 받고 해야 하는데 그냥….]
이런 의혹에 대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측은 '관계기관에서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현시점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진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강관 다단 그라우팅은 터널을 안전하게 굴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작업인데 미흡한 부분이 붕괴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경찰과 국토교통부 수사와 함께 사고조사위원회도 붕괴 원인 규명에 나선 가운데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이영재
디자인: 백승민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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