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몸에 좋은 현미라더니 발암물질? 봄나물 올바른 세척법

[팩트체크] 몸에 좋은 현미라더니 발암물질? 봄나물 올바른 세척법

2025.04.28. 오전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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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사실 확인이 필요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해 짚어보는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팩트체커(이하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 팩트체크 주제는 '봄나물에 중금속 들어있다?'인데요. 쑥, 냉이, 달래 등 봄하면 떠오르는게 봄나물입니다. 도시 하천이나 도로변 녹지에서 봄볕을 맞으며 봄나물을 뜯는 분들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런 봄나물에 중금속이 들어있다는데 사실인가요?

◇ 선정수 : 식약처는 지난달 전국 지자체와 함께 국민들이 많이 섭취하는 봄나물을 수거해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지자체별로 점검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데요. 경기도는 110건 중 4건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약이 검출됐습니다. 충북은 50건을 검사했는데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고요. 경북은 54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3건이 잔류농약 허용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경남은 22건 검사해서 모두 안전한 걸로 나왔고요. 이게 사실 해마다 봄맞이로 하는 검사인데요. 중금속과 잔류 농약에 대해 검사하는데 대부분 안전한 걸로 나옵니다. 일부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산물에 대해선 즉시 수거해 폐기하고 생산자를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검사 대상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산물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매장에서 구입하는 봄나물은 대부분 안전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도로변이나 하천변에서 직접 채취한 봄나물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시하천이나 도로변에서는 봄나물 뜯지 않는 게 좋습니다.

◆ 최휘 :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봄나물은 괜찮고 하천이나 도로변에서 뜯는 것은 위험하다는 거네요. 직접 뜯는 건 왜 위험한가요?

◇ 선정수 : 식약처는 도로변이나 하천변 봄나물 채취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도로, 공단 주변 등에서 자라는 나물은 중금속 수치가 높을 수 있으므로 채취나 섭취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도로변은 자동차의 타이어나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납이나 카드뮴, 아연 등의 오염에 취약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도시하천은 하천을 따라 도로가 조성돼 있어서 오염 가능성이 크고요. 봄철을 맞아 해충 방제 작업을 한다고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렇게 중금속이나 농약에 오염돼 있는 걸 굳이 드실 이유가 없죠. 중금속의 경우는 아무리 박박 씻어봐야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 최휘 : 그렇다면 도로변이나 하천이 아닌 곳은 어떨까요? 도시지역이 아닌 산 속이나 농촌지역은요?

◇ 선정수 : 식약처의 과거 조사를 살펴보면 도로변이나 공단 주변 등 오염원이 없는 야산이나 들녘에서 채취한 봄나물은 중금속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역시 이것도 주인이 따로 있는 사유지인 경우에는 산림보호법이 정하는 임산물 무단 절취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최휘 : 흔한 봄나물 중에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있다면서요?

◇ 선정수 : 봄나물과 생김새가 비슷한 독초들이 있는데요. 모르고 따서 드셨다가 큰일 당하는 일도 있으니 도로변이나 하천변에서 봄나물 따다 드시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해 섭취해 발생한 식중독 안전사고는 거의 매년 발생하는데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3명이 숨지고 80명 넘는 사람이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봄철에 독초로 인한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봄에는 꽃이 피기 전 싹이 돋아나는 시기이므로 봄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원추리와 여로, 명이나물이라고도 부르는 산마늘과 박새, 곰취와 동의나물,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 형태가 비슷해 자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독초와 구별하기 어려운 봄나물은 채취하려고 하지 말고 시판되는 걸 구매해 섭취하는 걸 권고합니다. 주인 없는 땅에서 나는 아무도 안 가져가는 봄나물 좀 따서 먹는다는데 어떻냐는 분 계실지 모르겠지만 한강공원 같은 곳에서 나물을 캐는 행위는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 서울시가 조례로 금지하고 있는 식물 훼손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 최휘 : 요즘 언론에서 계속 현미와 관련된 보도를 내놓고 있는데요. 현미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내용입니다. 이건 사실인가요?

◇ 선정수 : <믿고 먹었는데.. 현미, 1급 발암물질 ‘무기비소’ 백미보다 많다> 조선일보, <"현미밥 매일 먹었는데, 발암물질이…" 믿었던 건강식의 배신> YTN, <현미가 백미보다 위험하다?...1급 발암물질 함량 24% 높아> 하이닥, <‘쌀겨’ 때문에 현미 먹은 사람 어쩌나… ‘발암물질’ 많다고?!>헬스조선, <현미의 배신? “백미보다 발암 중금속 함량 많아”>코메디닷컴, <“5세 미만 어린이엔 현미 먹이지 마세요”…이유는?> 동아일보 보도입니다. 모두 최근 발표된 해외 연구 논문을 인용한 보도인데요. 제목만 보면 현미밥 먹으면 안될 것 같은 내용이란 말이죠.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위험 분석(Risk Analysis)이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제목은 <미국산 현미와 백미의 비소 함량 및 노출량 비교>이고요. 백미보다 현미가 비소 함량과 무기 비소 농도가 높은 걸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비소를 발암물질 1군으로 정했습니다. 사람에게서 암을 일으킨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물질이라는 뜻이고요. 독성이 강해 조선시대에는 사약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최휘 : 현미에 발암물질인 비소가 백미보다 많이 들어있다. 이런 연구 논문이 실제로 있단 말이군요. 그럼 현미를 먹지 말아야 하는 겁니까?

◇ 선정수 : 비소는 암석의 풍화작용과 퇴적작용을 거치면서 자연적으로도 존재하는 물질인데요. 화석연료의 연소, 제련과 폐광산 등 산업활동, 비소함유 제초제 등 인위적인 요인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에 축적되고 먹이 사슬을 통해 인체에 유입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합니다. 최근의 연구는 쌀의 높은 비소농도는 관개수와 토양의 비소함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게 밝혀져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물과 땅이 오염돼 있으면 벼에 비소가 축적된다는 건데요. 특히 비소는 쌀겨 부분에 더 많이 축적되는 걸로 보고돼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벼의 겉껍질인 왕겨를 벗겨내면 현미가 나오고, 이 현미의 겉부분인 쌀겨를 벗겨내면 백미가 되는 거잖아요. 비소는 쌀겨 부분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경향이 있으니까, 이 쌀겨를 벗겨낸 백미는 당연히 현미보다 비소 농도가 낮게 되는 것이죠. 현미가 백미보다 비소 함량이 높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요. 문제는 그 함량이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냐는 겁니다.
따라서 미시간 주립대의 연구는 미국산 쌀의 비소 함량과 미국인에 대한 건강 영향에 주목했는데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에선 현미가 쌀겨에 함유된 추가적 영양소 때문에 백미의 건강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연구진은 미국인의 밥상에서 백미를 현미로 대체하면 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트렌드를 검증한 겁니다. 현미의 비소함량이 높은데 과연 안전할 것인지를 짚어본 것이고요.
연구 결과, 백미보다 현미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미국인의 비소 노출 추정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닌 걸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아이는 성인보다 체중 대비 훨씬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현미 섭취는 식품 매개 비소 노출을 더욱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미만 먹는다고 가정하면 생후 6~24개월 영유아 그룹은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 최휘 : 이게 미국 논문이잖아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고요. 그럼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 선정수 : 2018년 논문이 있는데요. 제목은 <국내 비오염 논토양에서 재배한 현미와 백미 중 비소화학종 함량>이고요. 전국적으로 쌀 주산단지 100곳에서 재배한 현미와 백미를 수거해 무기비소의 평균 함량을 측정한 결과 WHO의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코덱스 기준을 밑도는 걸로 나타나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2022년 현미에 대한 무기비소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고요.
쌀에서 비소 검출 수준은 앞서 말씀 드렸듯이 토양과 농업용수의 오염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대체로 우리나라의 백미와 현미의 비소 검출 수준이 미국보다 낮게 나타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비소 걱정 때문에 현미밥을 꺼릴 이유가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우리나라 식품 당국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최휘 : 요즘 건강에 대한 내용을 전하는 매체들이 참 많은데요. 농약 걱정 없이 과일 씻는 법에 대해 참 많은 정보가 전달됩니다. 그렇다면 과일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농약 때문에 건강에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일까요?

◇ 선정수 : 우리나라는 농약안전 관리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생산농가는 농약관리법에 따른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맞춰 농약을 사용하면 잔류농약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농산물이 생산되고 수입 유통되는 단계에선 농약 잔류조사를 실시하는데요. 이 조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게 되면 해당 품목은 수거되고 폐기됩니다. 해당 생산자는 농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고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해마다 국민이 많이 섭취하는 주요 농·축·수산물에 대해 농약 및 동물용의약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조사해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해 조사에선 애호박, 당근 등 농산물 320건을 대상으로 총 513종의 농약 잔류량을 조사한 결과 모두 기준에 적합한 걸로 나왔습니다. 잔류농약이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농약 잔류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 노출량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일일섭취허용량*(ADI)의 9.5% 이하로 위해 발생 우려가 없는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구매해 소비하는 농산물에 잔류하는 농약 때문에 큰 탈이 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 최휘 : 식품 안전 당국이 추천하는 농산물 세척법이 있을까요?

◇ 선정수 : 딸기는 잘 무르기 쉽고 잿빛 곰팡이가 끼는 경우가 많아 곰팡이 방지제를 뿌리는데요. 딸기를 물에 1분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으면 잔류농약은 말끔히 제거된다고 합니다. 꼭지 부분은 농약 잔류 가능성이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고요.
잔털과 주름이 많은 깻잎이나 상추는 다른 작물에 비해 농약 잔류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들은 다른 농산물보다 더 오래 씻는 게 좋다고 하고요. 5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으면 대부분의 잔류농약이 제거된다고 합니다. 파는 뿌리쪽에 농약이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잎 부분에 농약이 잔류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요. 시든 잎과 함께 외피를 한 겹 벗겨낸 다음 물로 세척하면 됩니다.
배추와 양배추는 겉잎에 농약 잔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2~3장 정도 겉잎을 떼어 내고 물에 잘 씻으라고 합니다. 오이는 흐르는 물에 표면을 스펀지 등으로 문질러 씻은 다음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지르고 다시 흐르는 물에 씻으면 안심이라고 하네요.

◆ 최휘 : 현미, 나물 등 건강을 위해서 챙겨먹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안전한 섭취 방법을 잘 숙지해서 건강하게 챙겨드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고맙습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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