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서 온몸 털 빠진 채 발견된 '괴생명체'...알고 보니

송도서 온몸 털 빠진 채 발견된 '괴생명체'...알고 보니

2025.04.28. 오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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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서 온몸 털 빠진 채 발견된 '괴생명체'...알고 보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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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 도심 공원에서 온몸에 털이 빠진 안쓰러운 모습의 동물을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잇따라 전해진 가운데, 이 동물이 너구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7일 송도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송도 수변공원 등지에서는 온몸에 털이 빠진 동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한 주민은 "저녁에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너구리와 염소를 섞어 놓은 듯한 동물을 봤다"며 "주변 지인 중에도 이런 동물을 봤다는 사람이 여럿 있는데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불쌍해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23일과 24일 오후 송도 모 고등학교 인근 수변 산책로에서도 이 동물이 포착됐다. 이 동물은 머리와 꼬리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털이 빠진 채 앙상하게 마른 듯한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서문홍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는 해당 동물이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사는 "과거 미지의 괴생물로 불린 '추파카브라'는 실제로는 개선충에 감염된 코요테였다"며 "너구리도 털이 빠지면 다른 생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동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도 "정밀 진단검사를 해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겠지만 영상으로 보면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개선충은 너구리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너구리는 단체로 생활하는 동물이라 한 마리가 감염되면 주변 다른 개체도 감염될 가능성이 높으며, 사람 등 포유류도 개선충에 감염될 수 있으나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면 확산할 우려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도 도심 공원에서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자 인천시설공단은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달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연수구는 너구리들이 기존 서식지인 농경지나 산림지 개발에 따라 도심 공원 등지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예전에도 개선충에 감염된 너구리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며 "구조가 된다면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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