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해킹' 입간판까지...경쟁 대리점 '선 넘은' 유치전

'SK 해킹' 입간판까지...경쟁 대리점 '선 넘은' 유치전

2025.04.30.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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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해킹' 입간판까지...경쟁 대리점 '선 넘은' 유치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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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T)의 유심 정보 해킹 사건 이후 소비자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기회 삼아 무리한 마케팅을 펼치는 경쟁 통신사 대리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KT와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SKT 해킹 사건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허위 정보를 활용해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와 LG유플러스 일부 매장에서는 SK텔레콤 해킹 이슈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자사로의 이동을 유도하는 홍보 문구와 현수막 등을 활용해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KT 매장이 세워놓은 'SK 해킹' 대형 입간판이 화제 되며 해당 사진이 빠르게 확산됐다.

또 다른 KT 대리점은 "SKT 유심 대란!!"이라 언급하며 "해킹에서 안전한 KT로 오세요"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는 "SKT 가입자는 약 2,300만 명이지만, 교체 가능한 유심은 100만 개에 불과하여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가족 중 SKT를 사용 중인 분들은 즉시 통신사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며 고객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이 같은 마케팅은 유심 해킹 사태로 SKT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틈을 타, 가입자 이탈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T 해킹 발표 이후 번호이동이 급증했다. 지난 28일 기준, SK텔레콤에서 유출된 고객 중 2만 5,403명이 타사로 이동했으며, 이 중 65.2%인 1만 6,570명이 KT를, 8,833명이 LG유플러스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28일에만 평소의 200~300배에 해당하는 가입자가 빠져나간 것을 보면 1위 사업자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 본사는 해당 마케팅 활동에 대해 공식 지침이 아닌 일부 대리점의 자의적 행동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KT 관계자는 "극히 일부 대리점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며,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도 "과도한 영업 활동을 막기 위해 매장 홍보물 모니터링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매장에서 무료 유심 교체를 진행 중이며, 고객 보호를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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