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안산선 하도급 심사, 69점이 92점으로...국토부 "몰랐다"

단독 신안산선 하도급 심사, 69점이 92점으로...국토부 "몰랐다"

2025.04.30. 오후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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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5-2공구 하도급 적정성 심사…수상한 정황
적정성 심사, 저가 하도급 부실시공 방지 위해 실시
신안산선 5-2공구, 하도급율 70% ’저가 하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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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안산선 공사를 맡은 시행사가 저가 하도급에 대한 적정성 심사를 하면서 평가 기준을 조정해 국가 발주 사업이라면 69점이었을 점수가 92점으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업체와 국토부는 민자사업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저가 하도급은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유서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붕괴사고가 난 신안산선 5-2공구에 대한 부실 시공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하청업체 심사 과정에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시행사 넥스트레인이 진행한 하도급 적정성 심사 결과에서 의문점이 발견된 겁니다.

하도급 적정성 심사는 저가의 하도급 계약으로 인한 부실시공을 예방하기 위해 도급 금액에서 하도급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시행하는데,

국가 발주 사업의 경우, 이 하도급율이 82%보다 낮으면 의무적으로 하도급 가격의 적정성, 업체의 시공능력, 임금 체불 이력 등의 항목을 심사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신안산선 공사 시행사인 넥스트레인도 하도급율 70.3%로 저가에 계약을 체결한 하도급 업체에 대해 적정성 심사를 실시했습니다.

민간투자사업인 신안산선 공사의 경우 이런 조치가 의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저가 하도급 계약으로 인한 부실 시공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가발주 사업의 심사 기준과 비교했을 때 평가 방식이나 기준을 대폭 완화해 저가 하도급 계약의 경우에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국가발주 사업이었다면 69점이었을 해당 하청업체의 심사 점수는 92점으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저가 하청 계약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허울뿐인 심사라고 지적합니다.

낮은 가격에 공사를 맡겼다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충분한 심사를 거쳤다는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겁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하도급 업체에게 이제 저가로 들어올 수 있도록 그런 길을 마련해 줬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국토교통부는 관련 법에 따라 신안산선 공사 하청업체에 대한 심사는 시행사 소관으로 그 과정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민자사업에 대해서도 저가 하도급 계약 시 업체의 시공능력 등에 대한 심사를 의무화하는 건 물론 심사 기준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공공에서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거지 민간에서는 그걸 따질 수가 없어요. 기존 규정과 현실 간에 조금 괴리가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개선 검토가 이루어지는 게 맞는 거죠.]

이와 관련한 YTN의 질의에 국토부는 민자철도 사업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면서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영상편집 : 변지영
디자인 : 전휘린, 임샛별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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