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구역 선포...오판인가, 묘책인가

방공구역 선포...오판인가, 묘책인가

2013.11.29. 오전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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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동북아 정세가 요동 치고 있습니다.

중국의 행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유도해 손실이 컸다는 평가가 있지만 센카쿠 열도를 분쟁 지역으로 변경한다는 차원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정재훈 특파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중국에 이득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죠?

[기자]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오판이라는 평가에 무게를 두고 이번 사태를 분석했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 의지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우려를 달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마티유 뒤샤텔 연구원은 미국이 예전보다 훨씬 더 일본 편에 서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중국이 오판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의 폴 해인레 소장도 중국은 미국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고 중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중국이 계산한 대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죠?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일본과의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산한 행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군사적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일본이 영토 관련 협상에 나서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미국의 거친 대응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댜오위다오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인식을 형성하는 등 묘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당장 미국은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계속 드나들기 어렵게 됐고 중국은 미국이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올 때마다 '도발'로 규정하고 대내외에 선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중국의 조치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의 방공구역 선포는 결국 일본 정권의 우경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치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일본 국내 정치의 우경화 요인을 경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주변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맞대응하는 경향을 외면하고 중국의 행동을 강대국 전략 차원에서만 접근할 경우 의도 파악에서 허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방공구역 선포를 분석하면서 중국의 강대국 위상 확보 차원과 더불어 일본 정치 요인을 고려하는 것은 정확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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