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달걀세례' 받은 대통령...동구권 다시 '변혁의 물결'

'레드카드·달걀세례' 받은 대통령...동구권 다시 '변혁의 물결'

2014.11.18.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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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대 말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체코와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구권에 다시 변혁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집권세력의 부패와 편중 인사 등에 항의해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여지는가 하면 정권이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지순한 기자입니다.

[기자]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혁명' 25주년 기념식.

밀로스 제만 대통령이 기념사를 시작하자 퇴진을 뜻하는 '레드 카드'와 달걀, 토마토 세례가 쏟아집니다.

당황한 경호원들이 우산을 펴 막아내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제만 대통령의 친러시아 정책과 측근 편중인사, 부패에 시민 수천 명이 정권퇴진 시위를 벌였습니다.

제만 대통령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
"25년 전 여러분 중 몇 명이나 시위에 참가했습니까? 나는 참가했습니다. 그 때 참여하지 않고 지금 나에게 달걀 등을 던지는 사람은 비겁합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도 정부와 정치인의 부패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최근 한 달 새 이 같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4번이나 개최됐습니다.

1만 명 이상이 시위에 나섰고,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마리아 킬백, 시위 참가자]
"변혁을 위해 나섰고, 오르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합니다. 만약 사임하지 않으면 계속 시위를 벌일 겁니다."

루마니아에서는 클라우스 요하니스 후보가 새 총리에 당선되며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패 추문에 환멸을 느낀 민심의 선택이었습니다.

1980년대 말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동구권에 다시 변혁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YTN 지순한[shch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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