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웃 사촌"...한인타운의 日 자치회

"우리는 이웃 사촌"...한인타운의 日 자치회

2015.08.13.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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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지만 국경을 넘어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일본인들이 있습니다.

혐한시위에 맞서 시위대를 꾸짖고 정기적으로 거리 정화활동도 펼치며 한인타운을 함께 가꾸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2년간 혐한시위의 직격탄을 맞은 도쿄 한인타운.

"한국인은 자폭하라", "조센징을 죽여라"는 섬뜩한 구호가 난무하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한류 팬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영업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한류 매장 30% 가까이 문을 닫았습니다.

[도쿄 한인타운 상인]
"사람들도 많이 안 오시고 매출도 반 이상 줄어서 거의 끝난 것 같다고…."

이런 가운데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힘을 보태고 있는 일본인들도 있습니다.

혐한 시위대가 남긴 거리 낙서를 지우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혐한 맞불시위도 벌입니다.

바로 신오쿠보 마을 자치회입니다.

섭씨 36도의 폭염 속에서 20대 대학생에서 80대 할머니까지 100여 명이 청소도구를 들고 구슬땀을 흘립니다.

마을 자치회와 매달 한 차례 실시하는 한인타운 거리 청소입니다.

[간자키 아키라, 신오쿠보 자치회]
"역시 이런 활동을 하면 할수록 애착을 갖게끔 된다고 생각합니다."

12년 전 몇몇 일본인이 시작한 거리청소 활동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참가하는 교류의 장으로 발전했습니다.

[부산 기미레, 네팔인]
"올 때와 돌아갈 때 거리가 전혀 달라져 있어서 그걸 보고 이런 활동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로 한류의 중심 신오쿠보 거리에는 여전히 매출 부진과 혐한 기류 등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웃 사촌이 돼 '일본 속의 한국'을 지키는 마을 자치회의 작은 노력은 차별과 혐오를 몰아내며 상생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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