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도심 테러 용의자 공개 수배...소규모 테러 잇따라

방콕 도심 테러 용의자 공개 수배...소규모 테러 잇따라

2015.08.19.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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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콕 도심을 강타한 폭탄 테러 용의자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이었는데, 태국 당국은 반정부 단체 소속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방콕 폭탄 테러 용의자의 모습이 공개됐는데, 신원이 확인된 겁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CCTV 화면에 용의자의 모습이 포착돼 태국 당국이 인상착의를 토대로 신원 파악에 나섰습니다.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

방콕 에라완 사원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기 20분 전쯤 찍힌 CCTV 화면입니다.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성이 배낭을 메고 에라완 사원 근처 벤치에 앉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일어나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가 싶더니 배낭을 버려둔 채 슬그머니 자리를 뜹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지라 아무도 이 배낭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결국, 이 남성은 유유히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굉음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서 거리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 폭발로 지금까지 20여 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습니다.

당국은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이 남성이 반정부 단체 소속일 것으로 추정하고 뒤를 쫓고 있습니다.

태국 총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
"우리 경제와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반정부 단체나 개인의 소행입니다. 정부는 반드시 용의자뿐 아니라 이와 연관된 세력도 찾아낼 겁니다."

[앵커]
태국 정부가 용의자를 반정부 단체 소속이라고 생각하는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가요?

[기자]
명확한 증거가 나오거나 구체적인 연관성이 밝혀진 건 아닙니다.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도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프라윳 총리는 태국 반정부 단체인 '레드셔츠'를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레드셔츠'는 지난해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입니다.

이들은 시위 때 탁신 지지를 표명하고 군부의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뜻으로 붉은 셔츠를 입습니다.

지난해 5월 육군 사령관이던 프라윳 현 총리가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몰아내고 집권했는데요.

당시 방콕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올해 2월에도 대형 쇼핑몰 근처에서 폭탄 2개가 터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위구르족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태국이 지난달 위구르인들 백여 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데 대한 보복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위구르족 강제 송환 후 주태국 중국대사관은 테러를 우려해 태국 당국에 경비 강화를 요청했습니다.

또 지난 11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가해질 것이라는 정보도 입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에라완 사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이번 테러에서도 5명이 숨지는 등 중국인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앵커]
방콕에서는 이번 도심 테러 이후에도 소규모 테러가 잇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죠?

[기자]
방콕에서는 에라완 사원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또 소규모 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괴한이 운하에 던진 소형 폭탄이 폭발했는데요.

놀란 행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지만, 폭탄이 물속에서 터져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태국 경찰은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터진 소형 폭발물이 전날 에라완 사원에서 터진 것과 같은 종류인 점으로 미뤄 두 사건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틀간 연이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방콕을 찾은 관광객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크리스 해리스, 영국 관광객]
"너무 무섭습니다. 이틀간 두 번이나 폭탄이 터졌어요. 치앙마이로 갈 겁니다. 거긴 좀 더 조용하겠죠."

[줄리 해리스, 영국 관광객]
"방콕을 떠날 겁니다. 어디를 가든지 주변에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겠어요."

홍콩 정부는 폭탄 테러가 발생한 태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한국대사관도 수쿰빗이나 실롬, 통로 등 테러위험 지역으로 거론되거나 인파가 많은 곳의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태국 바트화 가치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가운데, 태국 경제를 떠받치는 관광 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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