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아들 부시 '악의 축' 발언 비판

아버지 부시, 아들 부시 '악의 축' 발언 비판

2015.11.06. 오전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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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버지 부시는 특히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 장관이 자기 아들을 잘못 보좌했다고 주장해, 공화당 진영에서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언론들은 곧 출간될 예정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과 권력을 소개하면서 딕 체니 전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에 대한 비난을 민감한 부분으로 다뤘습니다.

체니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경멸적 욕설을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강경 일변도 보수주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럼즈펠드 전 장관을 거만한 친구로 칭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뭔지 헤아리는 능력이 없는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아버지 부시는 특히 아들 부시가 2002년 1월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사용한 악의 축 발언의 경우 자극적인 말로 신문의 제목을 장식했지만, 외교적으로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이 사사건건 싸우기를 원하는 강경론자들에게 굴복했다고 한탄했습니다.

이에 대해 체니 전 부통령은 9.11테러를 맞아 강경 대응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들 부시는 자신의 임기 내에 벌어진 일은 자신의 책임이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91살이 된 아버지 부시가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 특히 럼즈펠드 전 장관에 대한 개인적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국이 과도한 강경 일변도 정책으로 결국 국익을 훼손했다는 주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민주당 진영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공화당 진영의 당혹감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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