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후보는 도박사들이 정한다?"

"노벨문학상 후보는 도박사들이 정한다?"

2016.10.13.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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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잠시 후 8시쯤 발표됩니다.

노벨상 중에서도 문학상은 상금 8백만 크로나, 우리 돈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단독 수상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뜨겁죠.

더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노벨문학상 발표가 일주일 연기됐는데, 심사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격론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노벨문학상은 원래 공식적인 후보가 없습니다.

언론이 '유력 후보'로 거론하는 작가들은 영국의 래드브록스라는 도박사이트 배당률에 따른 것인데요.

이 사이트 직원들이 1년 동안 전 세계 서평과 블로그, 트위터를 뒤져 후보 명단을 만들고 임의로 배당률을 산정하면, 도박사들이 배팅해 실시간으로 배당률이 변합니다.

도박사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한다니 의아하지만, 그동안의 적중률은 꽤 높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예측순위 1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그대로 수상자가 됐는데요.

최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를 놓고 내기를 걸어 '탈퇴'를 맞추기도 한 곳입니다.

래드브록스의 현재 유력 후보 1위!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입니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가 공동 2위에 올라 있고, 4위는 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입니다.

미국의 필립 로스와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 등, 공동 5위가 3명이나 됩니다.

8위에 우리 고은 시인이 올라 있고요, 고은 시인 뒤로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이 이름을 올린 것이 이채롭습니다.

유력 후보들의 매력과 강점이 너무나 다릅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아랍권 등 출신 지역도 다르고 문학적인 색채도 뚜렷하게 대비된다는 게 평론가들의 분석인데요.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노벨문학상이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를 선택할 것이냐, 그동안의 경향대로 시대의 저항정신을 대표하는 작가를 선택할 것이냐가 되겠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무라카미 하루키, 장점은 역시 '대중성'입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재즈바를 운영했던 독특한 이력답게, 가볍고 감각적인 문체로 시대의 감수성에 호소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 작가 : 글을 쓴다는 건 참 고독한 일입니다. 혼자 해내야 하니까요. 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도와줄 무언가 필요하죠. 제겐 그중의 하나가 음악이에요.]

응구기 와 티옹오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으로 탈식민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작품 속에서 꾸준히 개인의 자유와 해방을 이야기해 왔고, 지난 9월 토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누구일까요?

잠시 뒤 8시에 그 결과가 발표될 텐데요.

여러분 마음속의 노벨문학상은 누구입니까?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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