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한국 지부장이 한국인들에게 사과한 이유

전 CIA 한국 지부장이 한국인들에게 사과한 이유

2016.11.07.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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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 지부장을 지내고,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도널드 그레그 씨와 중앙일보가 진행한 인터뷰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레그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한 부분이 재조명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은 김정은-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 우려하는 내용과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들입니다.

기자가 도널드 그레그 씨에게 당시 박근혜 대통령 정권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데 이어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강경책을 어떻게 바라보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기자가 "당신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박근혜 씨는 아버지의 머리와 어머니의 가슴을 동시에 물려받았기 때문에 한국 정치에 긍정적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자 그레그 씨는 "완전히 잘못 판단했다."고 말하면서 "한국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그레그 씨는 2002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을 만나고 돌아온 박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박 대통령이 ‘미래를 봐야지 과거를 봐서는 안 된다’고 한 말에 깊은 감동을 하였지만, 대통령이 된 후의 행보는 실망스럽다는 겁니다.

그레그 씨가 국회의원 시절과는 다른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망하게 된 계기인 '대북 강경책'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결과물일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최순실 씨가 "통일은 대박"이라는 문구로 화제가 되었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한 '드레스덴 연설'을 손댄 것이 드러났고 각종 외교 문서가 최 씨의 태블릿 PC에서 발견되는 등 외교 안보 분야에도 손을 댄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지난 10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최순실이 ‘2년 안에 북한이 붕괴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며 “만약 2년 안에 ‘통일된다’ ‘북한 망한다’는 최순실 예언 때문에 지금까지 대북 강경책이 펼쳐졌다면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말을 한 바 있습니다.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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