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져 죽은 난민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 사람들

물에 빠져 죽은 난민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 사람들

2017.01.27.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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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 대운하에 빠져 죽은 난민의 영상이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주, 22세 남성 아프리카 난민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대운하에 빠졌다. 그의 이름은 '감비안 파테 사발리'로 2년 전 이탈리아에 정착한 난민이었다. 대운하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발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구명 튜브를 던졌지만, 사발리는 생명줄을 잡으려 하지 않고 점차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그를 살리려는 마음이 크게 없어 보였다. 일부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오히려 소리를 지르며 난민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저 멍청이가 죽으려고 하네!" 한 이탈리아인이 외치자 다른 사람은 "가버려! 집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며 난민을 놀렸다. 심지어 한 남성은 "내버려 둬, 죽으라고 해"라며 신경 쓰지 말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결국 사발리는 그대로 물에 빠져 익사했다.

이탈리아 매체에 따르면, 2016년 이탈리아에는 18만 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 전 해에 비해 18% 증가한 수치다. 자국을 찾는 아프리카 이민자가 매년 증가하자 이탈리아 내에 난민에 대한 반감을 품은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에 빠져 죽은 난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사연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죽음 앞에 보여준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미루어 보아 사발리가 이탈리아에서 어떤 삶을 살았을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사건이 보도되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탈리아 구조 요원 협회 지휘부는 "특정인을 비난하고 싶진 않지만 사람들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행동했다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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