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준, 130년 만에 바뀐다

1㎏ 기준, 130년 만에 바뀐다

2018.11.17. 오전 00:4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킬로그램의 기준이 130년 만에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프랑스의 국제도량형국에 금속으로 된 1킬로그램 세계 표준이 있었지만, 이제는 실제 존재하는 물체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준을 바꾸는 이유는 아무리 정밀하게 만든 물체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말라고, 백금과 이리듐을 섞어 만든 1킬로그램 세계 표준 원기의 복제품입니다.

1889년에 공인된 130년째 세계 기준이지만, 이것도 공기와 접촉하면서 100마이크로그램 정도가 가벼워졌다고 학자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목욕탕 체중계에선 상관없는 수준이지만, 정밀과학에선 기준이 변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영국의 브라이언 키블 박사가 만든 키블 저울이 해답을 줬습니다.

키블 저울은 저울 한쪽 코일에 전류를 흘려서 전자기력을 만들고 좌우의 균형이 맞는 순간의 전류와 자기장 세기를 측정해서 무게, 즉 질량 값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측정값을 '플랑크 상수'라는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데, 1킬로그램에 해당하는 플랑크 상수를 결정해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기준을 만든다는 겁니다.

[마틴 밀턴 / 국제도량형국 국장 : 우리가 이번에 채택하는 새로운 방식의 장점은 자연법칙에 따라 본질적으로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특정 물질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서 거기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국제도량형국은 이미 다른 단위들도 사람이 만든 물체로 표준을 정하던 것을 모두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길이 1미터는 '빛이 진공에서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이동하는 거리'입니다.

이번에 바꾼 킬로그램이 물체로 만든 표준을 버리는 마지막 도량형 단위입니다.

킬로그램의 새 정의는 내년 5월 20일부터 전 세계 학계와 산업계에서 사용됩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