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다큐 '침묵'...20년 넘는 기록의 울림

위안부 다큐 '침묵'...20년 넘는 기록의 울림

2019.03.03. 오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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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 분, 두 분 세상을 떠나면서 그분들의 발자취와 증언이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는데요.

20년 넘게 이런 기록들 영상에 담아온 재일교포 다큐멘터리 감독을 도쿄 황보연 특파원이 만났습니다.

[기자]

[이옥선 /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 (고향에 한 번 돌아가셨죠. 왜 고향에서 나오게 됐나요?) 고향에 못 있겠더라고요.]

수십 년간 묻어둔 침묵을 깨고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옥선 할머니, 1994년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15명의 투쟁과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의 한 장면입니다.

재일동포 박수남 감독은 20여 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과 발자취를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비슷한 또래인 피해자들의 얘기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수남 / 위안부 영화 '침묵' 감독 : 처음에 만난 피해자가 12살에 끌려갔어요. 그때 저는 10살이었어요. 제가 만약 한국에 있었으면 저도 끌려갔을 가능성이 많죠.]

우리나라에서 먼저 공개된 다큐 '침묵'은 도쿄와 오사카, 교토 등 일본 곳곳에서 잇따라 개봉돼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침묵' 관람한 일본인 : 누구라도 봐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침묵' 관람한 일본인 : 보고 나서 정말 놀랐습니다.]

한일 위안부합의를 앞세우며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말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박 감독은 가장 중요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빠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수남 / 위안부 영화 '침묵' 감독 : 피해자 요구를 듣고 대책을 세우려는 성의가 하나도 없습니다.]

한일 갈등이 깊어진 뒤 최근 과격한 우익들이 설치고 나서는 것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영화 상영장에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가 하면 박 감독 가족에 대한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수남 / 위안부 영화 '침묵' 감독 : 참 무서웠어요. (우익들한테) 전화도 오고. 우리 집으로 (찾아) 온다니까요.]

박 감독은 진실을 보여주는 작업은 더욱 필요하기에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꿋꿋이 이어가겠다고 말합니다.

[박수남 / 위안부 영화 '침묵' 감독 : 절대로 일본 정부는 밝히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있어요. 제가 평생 해온 일을 독립운동이라고 저 자신이 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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