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해준 배 납치' 아프리카 난민들...구호단체들 "자기 방어"

'구조해준 배 납치' 아프리카 난민들...구호단체들 "자기 방어"

2019.03.29.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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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비아 인근 해역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들이 자신들을 구해준 상선을 납치해 강제로 몰타 항까지 가도록 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구호 단체들은 리비아 탈출 난민들이 리비아로 되돌아가지 않으려고 '자기 방어' 차원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박상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몰타항에 정박한 터키 선적의 유조선 엘히블루 1호입니다.

이 배는 지난 26일 밤 리비아 인근 바다에서 아프리카 난민 108명을 구조했습니다.

젖먹이를 포함해 어린이 12명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뜻밖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배가 리비아 트리폴리로 가는 걸 알게 된 난민들이 선원들을 협박해 뱃머리를 유럽 쪽으로 돌리도록 한 것입니다.

이들은 박해를 피해 탈출한 리비아로 되돌아가지 않으려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이 유조선은 무장한 몰타 군인들이 탑승해 난민들을 감시하는 가운데 28일 오전 몰타 수도 발레타 항에 입항했습니다.

도착 직후 난민 가운데 5명은 선상 반란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구호단체들은 난민들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어적 행동'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난민 수용을 반대해온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들의 해적행위'라고 규정하고 이탈리아 입항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이 리비아로 돌아갈 경우 고문과 학대 등 반인권 범죄에 희생될 수 밖에 없다며 유럽국가들의 난민 수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YTN 박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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