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미중, 누가 우군 더 확보했나.. 한국은 어느 쪽에?"

[세계NOW] “미중, 누가 우군 더 확보했나.. 한국은 어느 쪽에?"

2019.06.07. 오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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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6월 7일 금요일
□ 출연자 :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부터 오늘까지 중·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입니다.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난 일대일로 포럼에서 만난 이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마주하게 된 건데요. 두 정상은 약 3시간여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NOW인터뷰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의 의미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한국에 미칠 영향까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이하 김흥규): 네,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시 주석의 방러 소식이 전해진 다음에 두 정상이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다는 분석이 가장 지배적이었거든요. 이번 시 주석의 일정을 지켜봤을 때 역시 그 분석이 맞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흥규: 네, 그 분석이 맞는 것 같습니다. 명목적으로 시 주석께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중러 수교 70주년 행사로 방문한다고 하고 있지만, 사실은 현재 미중 전략 경쟁 가운데서 서로 거의 전쟁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마저 들게 할 정도로 양국 간의 미디어에서 대단히 상황이 격화되고 있고요. 그래서 아마 중러 간의 그동안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8차례나 정상회담을 최근에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러관계를 더 강화하는 것은 유사 동맹상태로 중러관계를 끌어올리면서 미국의 압박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이고요. 심지어는 중거관계를 마치 과거의 북중관계가 한창 좋았을 때 썼던 개념, 선혈로 연결된 전우관계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대단히 긴밀하게 되는 관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신 시대의 중러관계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거의 유사 동맹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이번에 또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 시 주석이 이번에 러시아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형 계약을 보란 듯이 체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이번에 화웨이 제재에다가 강력한 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화웨이에 이렇게 공개적인 지지를 보낸 것도 미국 한 번 보란 듯이, 이런 의미 아니겠습니까?

◆ 김흥규: 네, 그렇습니다. 화웨이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에 있어서, 그다음에 앞으로 미래의 패권전쟁에 있어서 가장 상징적인 하나의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미국이 아주 노골적으로 각국에 대해서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지지를 하고, 그다음에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협력해서 5G망 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제가 이미 말씀드린 대로 중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했던 단순히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넘어서서 준 유사 동맹관계로 가는 것이고, 이제는 핵심이익이라든가, 중대이익에 대해서는 서로 긴밀하게 지지하면서 같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 전진영: 그렇다면 이 두 나라의 공조, 이 부분이 미국이 봤을 때 실제로 두 나라가 의도한 대로 부담이 많이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흥규: 저는 미국의 전통적인 대외 정책이라는 것이 세계 두 번째 강대국과 세 번째 강대국을 분리해서 적어도 한 국가와는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세계 경영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그것이 미국 대외 정책의 근간인데, 이것이 깨지면서 사실은 미국도 미래를 알 수 없는 냉전적 세계로 진입 중이고요. 미국 전략가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걱정이 많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그리고 트럼프 주변에 있는 전략가들은 현재 미국이 군사적인 측면에서나 다른 어떤 측면에서 현재 우위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것을 활용해서 이것을 밀어붙여서 미국의 우위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가 대단히 강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 전진영: 네. 이번 시 주석의 방러 기간에 나온 두 정상의 발언 가운데 교수님께서 주목해서 본 부분이 있으실까요?

◆ 김흥규: 일단은 피로 응결된 전우관계라는 표현이 나왔다는 것이 대단히 저로서는 놀라웠고요. 이것은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한국 전쟁에 같이 참전해서 싸움을 같이 했다는 의미로 북한이 즐겨 쓰던 표현인데, 중국은 21세기 들어서 이 표현을 다시 쓰지 않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다시 썼다는 것에 대단히 놀랐고,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중러관계라는 표현도 그동안의 중러관계는 가장 가까운 전략적 관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는데, 거기서 더 업그레이드된 관계로 설정했다는 것. 그다음 화웨이 산업에 대해서 같이 협력한 것,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할 것이 위안화와 루블화의 협력인데요. 일대일로 사업에 있어서도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노선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 저는 정말 중러관계가 단순한 협력관계를 넘어서 정말 전략적으로, 거의 준 동맹관계로 전방위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모든 많은 언어에서 배어나오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 전진영: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이렇게 말씀해주신 대로 유사 동맹관계로까지 과시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미중 무역전쟁일 겁니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기도 할 거고요. 저희 방송에서도 워낙 이슈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전해드렸었는데, 미중 무역 협상이 계속해서 결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화웨이 제재하고, 또 중국도 이에 대응해서 희토류 제한, 페덱스 조사, 이렇게 계속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시진핑 주석이 우리는 걱정이 없다, 경제 문제 괜찮다, 이렇게 당찬 입장도 밝힌 적이 있거든요. 실제로 중국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시진핑 주석의 이런 발언,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봐도 될까요?

◆ 김흥규: 한편으로는 중국이 그동안 아주 빠르게 부상을 해왔고, 이것은 세계, 미국을 포함해서 모든 국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진 자신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다른 한 측면은 국내 정치적으로 시진핑이 장기적인 집권을 가능하게 하고, 권위주의적인 체제를 유지하게 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 민족주의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해서 중국의 꿈을 이뤄가겠다는 것에 대한 의지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자신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가 흔히 세 마리의 회색 코뿔소라고 일컫는 중국의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과도한 기업의 부채. 현재 일반 신흥국 부채 평균에 2배 이상으로 중국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유동성의 감소. 자본적 질서가 심화되는 상황이고, 미국이 금융 부분에 있어서 압박을 강화하기 시작하면 중국도 아마 달러 수급에 어려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계속 그것은 악화될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이게 감독 규정이 미흡해서 법치가 부실하기 때문에 대단히 즉흥적인 정부 처방으로 위기들을 모면해가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편으로 자신감을 가지는 측면도 있는데요. 그게 뭐냐면, 내수 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더 강화되고 있고요. 그다음에 대미 의존도가 생각보다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중국 전체 무역에 있어서 18%, GDP에 있어서 4% 정도 수준이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고, 자신이 운영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이 계속 존재하고 있고, 발전 인프라가 상당히 강하고요.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금융 체제가 오히려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중국이 일정 정도는 우리가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또 권위주의 체제가 갖는 장점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내부적인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고, 미국이 아예 노골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영이라든가, 금융 측면에서라든가, 다양한 측면에서 압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 전진영: 그러면 만약에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서 파생될 미국의 추가 제재나 첨단기술 분야에 관한 제재, 이런 미국의 다양한 액션 가운데 앞으로 조금 더 위협적으로 느낄 만한 부분이 있다면 뭐가 더 있을까요?

◆ 김흥규: 당장은 기술 이전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기술 발전을 억제하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심리적인 부담도 올 거고요.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달러 패권을 활용해서 중국의 돈줄을 죄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대단히 위협적으로 느껴질 거고요. 그다음에 보다 더 크게는 분쟁을 이념 분쟁으로 몰고 가는 것이 중국으로써는 대단히 우려스러울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현 국제 체제는 사실은 서방 중심의 가치와 규범에 입각한 체제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써는 고립될 가능성이 크고요. 그런 측면이 결국은 중국이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하는, 그리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겨질 겁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가서 아베 총리를 만났습니다. 미중 무역전쟁 가운데 시 주석도 그렇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고, 양쪽 모두 우군을 확보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인 것 같은데요. 우군 확보에 있어서는 중국과 미국, 어디가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김흥규: 저는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단은 중국이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미국은 현재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있고요. 중국은 보다 보편적인 언어인 자유무역 경제와 인류문명 공동체와 같은 개념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념적으로 볼 때는 중국이 훨씬 유리하고, 실질적으로 돈을 운용할 수 있는 범위도 중국이 훨씬 유연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2차 일대일로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계 150여 개국이 참여해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실질적인 우군이라든가, 혹은 동원력에 있어서는 중국이 훨씬 앞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만 실제 국가 역량에 있어서는 미국이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자신의 유리한 군사력과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해서 중국을 압박했을 때 다른 국가들이 거기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반대하거나 혹은 반대편에 선다고 하는 게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리고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미래 중국 중심의 질서에 대한 청사진이 없는 것도 중국에게는 대단히 불리한 상황입니다. 당장은 우군 확보라든가, 이런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데, 실제 미중 간의 전략 경쟁, 혹은 준 유사 전쟁상태로 들어가게 되면 중국이 불리한 가능성이 큽니다.

◇ 전진영: 끝으로 우리나라의 스탠스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느냐. 이 부분도 걱정입니다. 실제 중국 외교부 당국자가 한국을 향해서 올바른 판단을 해라, 이렇게 직설적으로 언급하기도 했고, 제2의 사드보복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떤 스탠스를 가지고 외교력을 발휘하면 좋을까요?

◆ 김흥규: 현재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미중 전략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준 전시상태까지 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그동안 그렇게 금기시했던 하나의 중국 정책마저도 깨고 나오는 상황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준 동맹상태로 가는 그런 모습도 보이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선택의 압박을 엄청나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는 GDP의 25% 정도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받고 있고, 안보는 절대적으로 미국의 동맹 체제에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빠르게 선택을 하는 순간, 우리는 어느 하나의 다른 분야에서는 대체제를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종전국으로서 최대한 신중하게 이 상황들을 관찰해나가면서 지나치게 편향된 정책보다는 훨씬 더 기민하고, 조심스러운 정책을 할 수밖에 없고, 대신 우리가 무역국가이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원칙에 있어서는 분명히 하되, 동맹이라든가, 다른 화웨이 사태에서 보듯이 일방적으로 쉽게, 빠르게 우리가 판단을 내려서 편승을 하는 순간, 한국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양국이 너무 민감하고, 갈등이 급속도로 고조되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우리 두 부모가 싸울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거기에 끼어들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잘 지켜보면서 우리가 우리의 외교적 공간을 어떻게 넓힐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내적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중지를 모으는 노력, 그다음에 자강을 통한 국방 개혁 추진, 사강외교의 복원, 이런 조치들을 우리가 시급하게 해야 할 조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흥규: 네,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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