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이라는 日..."韓에 강하다고 과시하고 싶은 듯"

'완승'이라는 日..."韓에 강하다고 과시하고 싶은 듯"

2019.11.23.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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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산업성, 韓에 대한 개별 허가 원칙 강조
日 정부, 기존에 원하던 대로 다 된 것처럼 포장
日 보수·우익 성향 언론 ’韓 일방적 양보’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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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소미아 종료가 일단 멈춰진 걸 반기는 일본 정부는 원칙을 고수해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완벽한 일본의 승리라는 반응도 있지만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한미일 연대를 위해 지소미아 종료는 안 된다‘

몇 번이고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 아베 일본 총리는 한국의 조건부 결정이 나오자마자 이 말을 또 한 번 꺼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 한일, 그리고 한미일의 연대와 협력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 한국과 협의하겠다면서도 한국에 대한 까다로운 개별 허가 원칙은 그대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다 요이치 /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 :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반도체 3개 품목의) 개별 허가와 심사 원칙은 변함에는 없습니다.]

마치 일본 정부가 주장해 온 대로 다 된 것처럼 포장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손바닥을 맞댄 보수 우익 일본 언론들은 아예 한국의 일방적인 양보로 규정했습니다.

한국은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과 세계무역기구 분쟁 절차 정지라는 핵심 사안 두 가지를 내줬지만, 일본은 그저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일본이 이긴 게임"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아전인수식 해석은 줄곧 '한국 때리기'로 지지율을 끌어 올려온 아베 내각의 정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특히 최근 벚꽃놀이 사유화 논란으로 아베 정권이 최악의 위기를 맞으면서 성과를 더욱 과장되게 부풀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오쿠조노 히데키 /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 아베 정권은 무엇이든 '한국에는 낮은 자세나 양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아사히나 마이니치신문 등 중도 진보 성향 언론들은 수출 규제 문제를 두고 꿈쩍도 않던 일본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로 한 것은 한국의 성과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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