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다 친하다'던 아베...중재 실패에 파병은 어쩌나?

'美·이란 다 친하다'던 아베...중재 실패에 파병은 어쩌나?

2020.01.07.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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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면서 그간 두 나라와 아주 좋은 관계라는 점을 줄곧 내세워온 아베 일본 총리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큰소리친 중재에는 실패하고 오히려 중간에 끼여 양쪽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0일,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 문제로 대립하는 가운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난 아베 총리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이란과 동맹국인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자임해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직접 막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지난달 20일) : 핵 합의 완전한 이행과 동시에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다 할 것을 강하게 기대합니다.]

하지만 사이가 좋아지기는커녕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으로 치달으면서 체면만 구겼습니다.

미국의 요청으로 당장 호위함과 초계기, 그리고 자위대원 260여 명을 중동에 파견하기로 이미 결정한 점도 아베 총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 안 보내자니 미국이 걸리고 보내자니 이란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마디 한 마디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모든 관계자에게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일촉즉발의 중동정세가 몰고 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의 90% 정도를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으로서는 현지에서 무력충돌이 생기면 공급 지장이 불가피합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기세나 휘발유 가격 등이 오를 경우 지난해 소비세 인상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기업들은 특히 중동정세 악화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엔고 현상이 계속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영업 이익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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