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 'SOS'...알래스카 고립 20여 일 만에 구조된 남성

눈밭에 'SOS'...알래스카 고립 20여 일 만에 구조된 남성

2020.01.14. 오전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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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 'SOS'...알래스카 고립 20여 일 만에 구조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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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외딴 지역에서 홀로 살던 남성이 화재로 집을 잃어 눈밭에 고립됐다가 3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113km 떨어진 지역에서 홀로 오두막을 짓고 살던 30세 남성 타이슨 스틸은 화재로 불이 붙은 집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는 빠져나오면서 파인애플 통조림 등 약간의 먹을 것을 가지고 나왔으나 함께 살던 6살 반려견을 비롯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스틸은 불을 피워 놓고 굶주림과 공포와 싸우며 통조림 몇 개로 약 3주를 버텼다.

스틸이 살던 지역은 숲과 강, 호수만이 있는 외딴곳이었으며, 가장 가까운 이웃은 3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 살았다. 강을 건너 도움을 청할 생각도 했지만, 강이 완전히 얼지 않았다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스틸은 강을 건너기를 포기했다.

심지어 스틸에게는 파인애플 알레르기가 있었지만 그는 먹고 살기 위해 파인애플 통조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남성은 눈밭에 거대한 구조신호 'SOS'를 써 두고 누군가가 자신을 찾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로부터 약 20여일 뒤, 스틸은 몇 주 동안 연락이 닿지 않자 점검을 나온 지역 구조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알래스카 주무관 켄 마쉬는 "발견됐을 때 스틸은 머리가 변색되고 헝클어져 있었으며, 수염은 가슴까지 나 있었다"며 "마치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 같았다"고 밝혔다.

스틸은 구조된 뒤 가장 먼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스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가족이 있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했다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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