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권까지 폭락

[앵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급기야 돈을 얹어줘도 사가지 않는 수준인 마이너스권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일'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습니다.

워싱턴 강태욱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37달러 63센트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7일 종가 18달러 27센트에서 55달러 90센트나 떨어진 겁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파는 쪽이 돈을 얹어줘서 원유를 판다는 의미로 수요가 아예 실종됐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경제 활동 중단으로 줄어든 수요가 하루 3천만 배럴에 이르러 이를 메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조선에 실려 바다 위에 떠 있는 재고분만 1억 6천만 배럴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할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원유시장의 '선물 만기 이벤트'가 겹치면서 낙폭 확대를 부추겼습니다.

선물 투자자들이 5월물을 일단 처분해야 하지만 원유저장 시설이 꽉 차 투매 현상이 생긴 겁니다.

다만 하루 뒤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20달러 94센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하루 만에 급등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 폭락으로 뉴욕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약보합세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유가 폭락으로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다우 지수가 2.44% 하락 마감했고,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각각 1.03%와 1.79%씩 떨어진 채 장을 마쳤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강태욱[taewookk@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