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톈안먼 사건 '공방'...홍콩 추모 집회, 충돌 예상

미중, 톈안먼 사건 '공방'...홍콩 추모 집회, 충돌 예상

2020.06.04. 오후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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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톈안먼 광장 앞 평소처럼 한산…경비는 강화
"中, 톈안먼 사건 언급 금기시"…관련 행사 없어
中 외교부 "중국의 성취, 당시 선택 옳았음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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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989년에 발생한 톈안먼 사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매년 열리던 추모 집회가 올해 처음으로 금지됐지만, 산발적인 충돌이 예상됩니다.

중국 베이징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오늘이 톈안먼 사건 31주년 되는 날인데, 중국에서는 별다른 행사가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톈안먼 광장에는 당시를 기념하거나 추모 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행인들조차 뜸한 모습이었습니다.

대신 평소보다 경비가 강화됐는데, 중국이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공개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어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80년대 말 에 발생한 정치 풍파, 즉 톈안먼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는 중국이 선택한 발전 경로가 옳았음을 입증한다면서, 유혈 진압이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톈안먼 사건 31주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당시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왕단, 쑤샤오캉 등 톈안먼 시위 당시 참가자 4명을 면담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자유와 인권을 열망하는 중국인들과 함께 한다면서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한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톈안먼 사건 생존자들을 만난 게 명백한 위선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맥락은 다르지만, 미국이 인종 차별 반대시위를 과잉 진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 의지까지 밝힌 상황에서, 톈안먼 사건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론인 겁니다.

[앵커]
홍콩에서 매년 열리던 추모집회를 올해는 경찰이 금지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기자]
민주 진영이 산발적인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됩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민주 진영 단체들이 경찰의 집회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도심 집회를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이 코로나19를 이유로 8명을 초과한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8명 이하로 모여 촛불집회를 열거나 인터넷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3천 명을 동원한 상태며 정부 청사와 중국 정부 사무소 등에는 물대포까지 배치했습니다.

경찰은 시위대가 모이는 즉시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하고 체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27일 수천 명이 참가한 홍콩 보안법 반대시위 때도 369명을 체포하면서 강경 진압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swk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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