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퇴출 위기에 놓인 이유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퇴출 위기에 놓인 이유

2020.06.11.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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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죠.

미국에서 1939년도에 발표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퇴출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입니다.

인종차별 논란과 함께 말 그대로, 바람과 함께 사라질 위기입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흑인 등장인물은 하인이나 노예로 나오고, 백인들은 이들의 봉사를 받으며 편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1936년에 출판된 소설이 원작인데요.

남북전쟁 당시 남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남부의 생활상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지만, 반대로 남부와 노예 제도를 미화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영화에서는 차별적 요소를 많이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드러납니다.

이에 따라 퇴출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테네시 주에 있는 오피엄 극장은 34년 동안 여름 특선 영화제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상영했는데요.

지난 2017년에는 인종차별에 대해 무감각한 작품은 더는 상영할 수 없다며 퇴출을 결정했죠.

시대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옹호도 만만치 않았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뒤에는 비판 분위기가 한층 더 커졌습니다.

결국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가 상영작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제외했죠.

HBO맥스 측은 인종차별적 묘사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틀린 것이라고 상영 중단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영화를 편집하는 건 아니고,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내용을 첨부해 다시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영화가 비판받을 만한 내용만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영화의 완성도 자체가 워낙 훌륭하고, 유모 역을 맡은 해티 맥대니얼이 흑인 배우로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의 인종차별적 상징물 퇴출의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조태현[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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