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선권 외무상 담화..."미국에 맞서 힘을 키울 것"

북 리선권 외무상 담화..."미국에 맞서 힘을 키울 것"

2020.06.12.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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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담화를 발표하고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서 힘을 키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두루두루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어서 오십시오. 리선권 외무상이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미국에 맞서서 힘을 키우겠다, 이런 메시지도 있고요. 싱가포르에서 잡았던 손을 계속 잡고 있어야 할지 의문이다 이런 표현도 있습니다. 어느 쪽에 방점을 두고 해석을 해야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힘을 키우겠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전략적 차원의 도발을 할 수도 있다라는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고 악수한 손을 놓아야 될 것이냐, 말아야 될 것이냐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대화를 중단한다라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렇지만 이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것이거나 충돌하는 것이 아니고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라는 차원에서는 똑같은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 합의와 관련해서 북한은 많은 조치를 했는데 미국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그러니까 미국이 행동을 더 해야 된다라는 어떻게 보면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의미도 있고요.

그다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협상을 하지 않고 계속 시간이 흘러간다면 북한은 핵무기가 계속 쌓이고 미사일 기술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 미국 책임이다라고 하는 압박도 있고 동시에 오늘 담화는 다른 북한이 최근에 내놓은 것과 비교해볼 때 굉장히 북미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 절제된 표현이 많이 들어 있다, 이런 차원에서.

[앵커]
과거 담화하고 비교해 봤을 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생각을 많이 한, 고민을 많이 한 그런 담화였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앞서 지난번 출연하셨을 때 북한이 미국에 실망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를 해 주셨습니다. 절제된 표현이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이번 담화에서 북한이 어떤 부분, 절제된 표현으로 볼 수가 있을까요?

[기자]
사실 담화에 절제된 표현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걸 특징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다 말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쭉 말씀드려볼게요. 초기 단계에서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북미 두 나라 인민의 염원은 예전과 다를 게 없지만,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굳이 안 넣어도 되는 표현이거든요.

이런 표현이 들어간 것 자체가 이런 염원이 있다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협력. 그다음에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해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데 사실 모라토리엄이거든요, 이게 중단하는 것을. 모라토리엄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아직도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실 알아내기는 좀 어렵긴 하지만 분명히 들어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핵 선제타격 명단에 미국은 여전히 북한을 올려놓고 있다, 현실이 그렇다라고 비판을 하고 있거든요. 단순히 비판으로만 보면 그런데 그 말은 다시 거꾸로 본다면 핵 선제타격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시키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명단에서 북한을 빼달라, 이 말입니다.

또 미국이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하면서 적대정책을 종식이 되지 않는 한이라는 표현은 적대 정책을 종식을 하면 관계 개선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사실은 이 맥락 속에서 굉장히 많이 나왔기 때문에 제가 한 7개 정도 메모를 해 왔는데 이 정도면 굉장히 많은 겁니다.

[앵커]
여러 가지 조건과 전제를 걸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자]
조건과 전제를 얘기하면서 험악한 말을 조금 넣었는데 오히려 전제와 조건에 더 방점이 가 있는 그런 차원이 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관계 개선을 하자 쪽은 아니고 상황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6.12라고 하는 계기에 마련된 담화치고는 상황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를 하겠습니다.

[앵커]
행간을 읽다 보니까 국어공부 하는 것 같기도 한데. 트럼프 치적 선전할 보따리 더는 안 준다, 이 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 얘기도 그러면 거꾸로 보면 다르게 해석을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줬다는 거죠. 미국한테 줬는데 미국은 안 줬으니까 우리가 손해 봤다는 얘기니까 우리는 받아야 된다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러면 대가를 미국에서 주면 선물을 주겠다, 이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당연히 대가만 준다면 선물 보따리를 더 줄 수 있으니까 그 대가를 달라라고 하는데 대가를 못 받았다 이겁니다. 이런 표현들은 북한의 담화에서 굉장히 주의 깊게 봐야 되는 부분인데 다른 담화에도 이런 부분들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 있어요. 그렇지만 이번 담화는 좀 많은 편이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특징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앵커]
왕선택 기자,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에 대한 담화를 낼 때는 굳이 안 넣어도 될 표현까지 넣어가면서 상황 관리를 한다, 이렇게 얘기하셨잖아요. 그런데 남북관계 문제, 특히 대남 메시지 낼 때는 강하게, 거칠게 내놓은 걸까요?

[기자]
분리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남북 관계에 대한 대응과 북미 관계에 대한 대응을 확실하게 분리해서 대응하고 있는데 일단 미국의 경우를 들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대선을 앞두고 완전히 정신이 그쪽에 팔려 있기 때문에 어떤 식의 대응을 해도 아마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쪽의 경우는 김정은 위원장의 머릿속에는 온통 10월달에 75주년 노동당 창당 기념 행사를 잘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거의 90~100%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데 그런 속에서 남북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특히 6.15를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재조정을 하고 넘어갈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표면적인 이유로 해서 이 문제에 대한 남쪽의 대응을 보겠다.

특히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남북 정상 간의 신뢰가 완전히 상실이 된 상황에 있는데 그런 것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관계 개선 의지가 있는지, 어떻게 보면 북쪽의 입장에서 보면 테스트하는, 시험을 하는 그런 상황으로 이해가 됩니다.

[앵커]
일종의 시험과 같은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해 주셨는데 단도직입적으로 제가 여쭤보겠습니다. 남북관계 그렇다면 좋아질 가능성은 있는 건지, 그리고 만약에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 부분.

[기자]
저는 관계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좋아진다가 아니라 좋아질 수도 있다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결국 변수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대북전단 살포를 구체적으로 북한이 문제를 삼았기 때문에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서 중단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실제적으로 중단을 시킬 수 있다면 저는 남북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 아마 그런 쪽으로 갈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다른 조치 없이도. 아까 저희가 뉴스 전해드렸는데 경기도 같은 경우에 대북전단 살포를 하면 여러 가지 강제조치까지 취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 그렇다면 다른 조치 없이 일단 이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는 조치만으로도 북한에서 뭔가 액션이 올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기자]
액션이라기보다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결국에는 남북 간에 대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가지고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단계 속에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다른 부분에 연계가 됐던 남북 최고 정상 간의 신뢰 상실 부분, 이 부분을 해소하는 대화까지도 확장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실타래를 푸는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이 부분을 넘겨가면 남북관계 개선은 가능하다고 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북전단 살포 얘기 나왔으니까. 통일부는 일단 당사자들 고발하는 조치 착수한 거죠?

[기자]
고발장을 낸 건 아닌데 고발을 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가 엄중하게 단속한다,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연일 우리 이렇게 때리고 있는데 왜 북한에 말 못하고 내부 단속만 하냐. 저자세는 아니냐 이런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는데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여러 번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남북 문제, 대북 정책도 크게 보면 외교에 해당할 수가 있습니다. 외교라는 것은 원래 외국과 하는 관계가 외교인데 북한은 완전히 외국은 아니지만 대외정책이라는 차원에서 우리 주권이 현실적으로 미치지 않기 때문에 외교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외교는 고자세, 저자세 이런 얘기로 시작하면 안 됩니다.

[앵커]
그러면 풀 수가 없군요.

[기자]
외교라고 하는 것이 결국 국가 이익을 계산을 두드려서 최대한으로 얻어내려는 노력이고 북쪽도 국가 이익을 최대한 얻어내려는 계산이다 보니까 결국에 가서는 50:50으로 수렴하거든요. 그러면 50:50으로 수렴한다는 얘기는 우리도 50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국내적으로 보면 우리가 받은 건 잘 모르겠지만 내준 건 눈에 보이잖아요.

모든 나라가 외교를 하면 100% 저자세가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를 하는 데 있어서 저자세 논란이 나오는 순간 외교는 안 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국내 정치적으로 저자세 논란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저자세 논란이 나오는 것은 국내 정치적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외교에 대한 어떻게 보면 협력 체제, 지원체계가 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앵커]
이 문제 풀기에는 도움이 안 되는.

[기자]
그렇죠. 외교의 저자세 논란 들어가면 모든 나라, 모든 시대에 다 저자세 논란 들어가면 다 약하게 돼 있습니다. 될 수가 없죠. 지금 외교가 50:50으로 계산을 통해서 타협을 하는 거니까. 어느 나라도 받은 건 생각하지 않고 준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자세 논란은 외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외교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 외교를 담당하는 정부 여당이 야당에 대해서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면서 저자세 논란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을 해야 되는 것이죠.

그 부분에 지금 문제가 생겨서 우리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이런 걸 하는데. 사실은 우리 역사를 약간 말씀을 드리면 1988년도 7월 7일날에 노태우 대통령이 7.7 선언을 했습니다. 그 7.7선언 내용이 주요내용이 6가지가 되는데 그 핵심적인 내용이 그런 겁니다. 북한을 더 이상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북한과 관련한 외교에서 북한을 경쟁자로 보지 않고 상호 협력하는 대상으로 보겠다.

그렇게 하고 그 뒤에 설명자료에 보면 어떻게 돼 있냐 하면 북한과의 체제 경쟁은 끝났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체제 경쟁과 관련된 외교를 접근하면 우리가 손해니까 앞으로는 포용적으로 북한을 대하겠다, 이렇게 해서 1988년도 7월부터 북한에 대한 외교는 포용적인 외교로 변경이 됐습니다.

그때마다 수시때때로 가끔씩 저자세 논란이 가끔씩 나오긴 했지만 이 틀은 유지가 됐어요. 노태우 대통령 때 북방정책, 김대중 대통령 때 햇볕정책, 노무현 대통령 때는 평화와 번영의 정책이라고 약간 변경이 있었고.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지금 저자세 논란이 나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이고 1988년 7.7 선언에서 우리 정부가 채택했던, 그때부터 지금 우리가 국력 차이가 훨씬 벌어졌거든요.

이미 1988년에 국력 차이가 남북한에 체제 경쟁이 끝났다는 걸 선언을 하고 포용적으로 가고 있는데 지금 저자세 논란이 나온 것은 소모적인 현상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까 교과서에서 배웠던 게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은데 북한 내부 상황도 보겠습니다. 지금 남한에 대한 메시지는 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냈는데 이번 메시지는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담화문을 냈습니다.

본격적으로 대미 관계에서는 본인이 외무상으로서의 목소리를 내겠다 이렇게 해석을 해도 되겠습니까?

[기자]
최근 며칠 동안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제1부부장이 대남 정책을 총괄한다라는 것이 확인이 됐는데 그러면 미국 업무는 누가 하느냐. 그래서 혹시 미국 업무까지도 김여정 제1부부장이 총괄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봤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아침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를 보니까 그건 아니다, 이게 확인이 돼서 하나는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가 굉장히 절제된 표현, 계산이 많이 들어가 있는 표현들이 들어가 있어요. 이건 전형적인 고도의 외교 문서에 해당합니다.

이런 것들은 북한의 최고 지도부의 어떤 사리판단능력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외교에 대한 계산법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볼 수가 있고 그것과 관련해서 또 하나 더 유추해본다면 지난해 말까지, 어떻게 보면 올해 초까지 북한의 외교 정책의 최고로 신임을 받는 외교관은 최선희 제1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선희 제1부상이 이번에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새로 등용된 리선권 외무상이 목소리를 냈어요. 리선권 외무상은 사실은 대남 업무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사람이고 조평통에서 뼈가 굵은 사람인데 외교에 대해서는 사실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총괄하나 이런 생각도 해 봤는데. 하여튼 최선희 제1부상이 빠진 상태가 6개월째 지속이 되고 있다, 이런 것은 북한의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 엘리트, 최고 수준의 참모들의 어떤 서열, 재편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앵커]
아까 잠시 얘기해 주셨지만 전략적 대응의 중요성,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부분 조금 새겨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한반도 상황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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