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인도-중국, 국경 난투극 벌이는 이유”

[세계NOW] “인도-중국, 국경 난투극 벌이는 이유”

2020.06.18.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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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8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찬완 한국외국어대 인도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인도와 중국이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빚어져 인도 군인 20여명이 숨졌습니다. 중국 측 사상자 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충돌 과정에서 총격전은 없었지만, 거친 몸싸움과 투석전을 벌였고, 양국의 충돌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1975년 인도 서부 국경에서 발생했던 총격전 이후 처음입니다. 사실 중국과 인도 간의 국경 분쟁과 이로 인한 충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 인도연구소장 맡고 계신 김찬완 교수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찬완 한국외국어대 인도연구소장(이하 김찬완): 네, 안녕하세요. 김찬완입니다.

◇ 전진영: 먼저 양측이 충돌한 지역이 갈완계곡이라고 나오던데요. 이 지역이 어딘가요?

◆ 김찬완: 갈완계곡은 크게 보면 인도령 카슈미르 북동쪽과 중국 티베트 자치지구 남서쪽에 위치한 히말라야산 해발 4000~5000m 고지에 있는 인도와 중국 간의 국경지역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지역에 빵공호수라고 있는데, 그 호수에서부터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악사이친까지 연결하는 통로에 있는 아주 가파르고, 좁은 협곡을 갈완계곡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지금 말씀해주신 것을 들어보니까 국경이 약간 애매한 것 같네요. 중국하고 인도를 나누는 국경 자체가요.

◆ 김찬완: 네, 맞습니다. 1947년 인도가 독립하고, 1949년 중국이 독립한 이후 양국의 히말라야 국경지역이 명확히 설정이 안 됐습니다. 물론 역사는 그 이전으로 돌아가는데, 그 이후에도 양국이 국경협력을 하지 못하고, 1950년대 중국이 그곳에 있는 악사이친이라고 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악사이친 지역을 도로를 건설했거든요. 중국 티베트 자치지구에서 신장 위구르 지역까지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면서 그때부터 중국이 그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 또 인도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러면서 계속해서 국경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습니다.

◇ 전진영: 말씀해주신 대로 국경이 명확하게 설정이 안 되어 있다 보니까 워낙 예전부터 이곳에서 양국의 순찰대가 자주 부딪혔고,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이 양국군이 무기를 안 가지고 다닌다고 하던데요. 맞습니까?

◆ 김찬완: 네, 맞습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은데, 그 지역에서는 빈번히 마찰이 있었거든요. 가까이는 2017년, 작년 2019년에도 양국 간의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그들 간에. 우발적인 교전을 막기 위해서 양국이 그 지역에서는 비무장으로 경계를 서기로 합의를 한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양국 간에 총격전은 없었는데, 비무장으로 있다 보니까 몸싸움을 하면서 투석전을 하고, 쇠몽둥이 같은 것으로 싸우면서 20명의 사망자가 인도 측에서 나온 거죠.

◇ 전진영: 지금은 그때 그 양측 군인이 충돌했던 상황이 잘 마무리가 됐나요?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 김찬완: 지금까지는 더 이상의 충돌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리고 또 인도와 중국 외무장관의 전화통화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자,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인도 내 분위기는 굉장히 안 좋은 상태입니다. 인도 모디 총리가 지금 20명의 군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겠다고 강력히 이야기를 했고, 또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기저기서 반중 시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인도 내부 분위기는 저희가 뒷부분에 조금 더 자세히 질문을 드리도록 할 테고요. 일단 충돌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단락이 된 것 같은데, 인도랑 중국 측에서 대화로 풀겠다고 말은 했습니다만, 서로가 먼저 도발했다, 원인 제공자다, 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던데요.

◆ 김찬완: 네, 맞습니다. 항상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있으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하고 있죠. 이번에도 인도 쪽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먼저 소위 말하는 실질 통제선, 이런 곳을 먼저 위반해서 인도 쪽으로 넘어와서 중국 군용 텐트를 설치했고, 그 군용 텐트를 인도 군인이 철거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또 중국 측 입장에서는 갈완계곡에 있는 그 지역의 실질 통제선을 인도군이 약속을 어기고 먼저 넘어왔다는 거죠. 그리고 인도군이 의도적으로 격렬한 몸싸움을 유발해서 이번에 사상자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비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워낙 이 지역에서 인도와 중국군이 자주 충돌했었고, 그 이유가 앞서 교수님께서도 언급해주셨습니다만 이곳이 국경선이 명확하지 않고, 실질 통제선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국경이 굉장히 애매모호한 건데요. 이 지역이 그러니까 인도와 중국이 분쟁을 벌인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지역이죠?

◆ 김찬완: 네, 맞습니다. 그 지역이 사실 독립 이전부터 국경분쟁이 제대로 해결이 안 돼서 문제가 되거든요. 그 지역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950년대 중국이 전통적으로 인도령이었다고 하는 악사이친 지역이라고 있습니다. 갈완계곡의 북서쪽에 있는 곳인데, 굉장히 넓은 지역인데 물론 해발 5000m가 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는 대부분의 곳인데요. 어쨌든 그 지역에 중국의 티베트 자치지구와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를 중국이 1950년대에 건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그 지역을 자기 땅이라고 하고 있고, 인도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러면서 계속해서 가다가 1962년 양국 간의 전쟁이 발생하게 된 겁니다. 그 이후에도 양국 간 그 지역에 있는 실질 통제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아서 지금까지 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전진영: 이렇게 중국에서는 악사이친이라고 하는 지역에 도로까지 건설을 했고, 그리고 1962년에 말씀해주신 라다크 전쟁까지 일으키면서 인도가 완전히 그때 당시에 대패를 해서 지금 악사이친 지역이 실질적으로 중국령으로 넘어가게 되기는 했습니다만, 계속해서 두 나라가 이 지역을 두고 싸우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 지역을 양국이 이렇게 중요하게 보는 이유가 일단 궁금한데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 지역이 왜 이렇게 중요한 건가요?

◆ 김찬완: 중국 입장에서 매우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죠. 서북쪽의 약한 고리가 벌어져 티베트 자치지구하고 신장 위구르 지역을 연결하는 중국도 219번 도로가 연결되는 곳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1950년대에 건설한 곳이죠. 이곳이 굉장히 약한 고리죠.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곳이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인도 측에 이것을 넘길 수 없고, 또 인도는 그것을 주장하고 있고, 더 나아가서 이 지역은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지역입니다. 왼쪽으로 돌아가면 파키스탄으로 연결되는 곳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인도에 넘길 수 없는 중요한 전략적 지역인 것이죠.

◇ 전진영: 인도 입장에서는 그러면 이 악사이친 지역이 어떤 지정학적 의미를 가질까요?

◆ 김찬완: 인도 입장에서도 중국의 약한 고리인 티베트 자치구와 신장 위구르 지역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고, 또 전통적으로 자기의 영토였던 악사이친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갈완계곡입니다. 또한 자국의 카슈미르 지역 자체를 보호할 수 있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죠.

◇ 전진영: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지금 인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이 악사이친 지역하고 굉장히 붙어 있기 때문에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은데요. 저희가 지금 최근의 무력충돌이 일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일단 설명을 드렸는데, 사실 인도랑 중국의 국경분쟁 역사가 굉장히 길고요. 워낙 방대한 지역에서 국경분쟁이 일어나고 있죠?

◆ 김찬완: 네, 지도를 보시면 인도 서쪽부터 동쪽까지 거의 3000~4000km가 넘는 지역에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접하고 있거든요. 인도 동쪽으로는 아루나찰 프라데시라는 곳이 있습니다. 굉장히 큰 인도의 큰 주인데 그 지역을 중국이 1962년에 침략해서 아직도 중국은 그 지역을 지도에 중국령으로 표시하고 있고, 지금도 그 지역을 중국령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또 바로 그 옆에는 부탄인데 지난번에 2017년도에 부탄에서 중국과 인도군의 대치가 거의 두 달 이상 이어졌거든요. 그리고 또 바로 그 옆에 시킴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전통적으로 인도와 중국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간헐적으로 마찰이 있고, 분쟁이 있는 곳입니다.

◇ 전진영: 지금 정말 방대한 지역에서 두 나라 간의 분쟁이 오랫동안 이어져왔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해결은 안 되겠습니다만, 지금 중국이 계속해서 인도 주변국에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해왔고, 인도가 또 이 부분에 맞서서 국경지대에 도로와 활주로 건설을 하면서 하필이면 양국 관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혈 충돌이 생겼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혹시 양국 간에 긴장을 조성하는 도화선이 되지는 않을까. 그 부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찬완: 그렇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지금 인도와 중국 모두 확전을 원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다음에 전쟁을 할 상황도 아니고요. 잘 아시겠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인도, 중국 모두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확전으로 될 것은 아닌 것 같고. 또 인도의 입장에서는 군사력 측면에서 중국이 훨씬 더 우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죠. 이러다 보니까 확전은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기간에 이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도 내 분위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지금 대책 국면과 서로 비난하는 게 오래가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지금 모디 총리의 입장에서는 어찌 되었건 말씀해주신 대로 뉴스를 접해보니까 인도 내부에서는 지금 반중시위도 일어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는 등 지금 반중 여론이 고조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내부 여론을 잠재울 만한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거든요.

◆ 김찬완: 지금 상황으로서는 내부 여론을 잠재울 만한 특별한 카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디 총리 스스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군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하는 강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국방부 장관도 또한 인도의 영토와 주권 수호에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 분위기는 잠재울 만한 특별한 카드는 없는 것 같고요. 오히려 인도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항상 중국과 인도의 무역에서 거의 50~60억 달러의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거든요. 인도 전체 상품 교역의 절반이 중국에 적자가 있거든요. 이런 문제 때문에 지금 모디 정부는 오히려 이런 반중시위를, 중국 상품 불매운동이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측면에서는 중국 상품 불매운동이 인도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도 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 전진영: 지금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일어나는 반중여론을 그런 쪽으로 활용할 것이다?

◆ 김찬완: 네, 일부 시각이 그런 쪽에 있죠. 짧은 시기에 이것을 어떻게 국내 여론을 무마시킬 반중 시위를 잠재울 카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 쪽에서 전격적으로 양보를 한다는 등, 또는 인도 측에 사과를 하면 조금 모르겠죠.

◇ 전진영: 그리고 또 모디 인도 총리는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이랑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쪽이니까요. 어찌 되었건 이런 상황을 유리하게 본인이 이용할 수도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네요?

◆ 김찬완: 네, 그렇죠. 특히 모디 정부는 적극적인 친미 정책을 추구해왔거든요. 그리고 중국이 워낙 인도를 에워싸는 진주 목걸이 전략뿐만 아니고 전통적으로 인도 주변국들을 자꾸 중국 편으로 일대일로 전략을 하면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인도는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서 미국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죠.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찬완: 네,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외국어대 김찬완 인도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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