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 젤리' 매일 봉지째로 먹은 남성 부정맥으로 사망

'감초 젤리' 매일 봉지째로 먹은 남성 부정맥으로 사망

2020.09.26.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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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남성이 감초 젤리를 너무 많이 먹었다가 건강이 악화돼 사망했다.

23일 뉴 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평소 감초 젤리를 자주 먹던 한 54세 미국 남성이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했다가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현장에 파견된 응급 구조대는 남성이 심장 박동에서 심실이 무질서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의 일종인 '심실 세동' 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가족은 그가 평소 식습관이 좋지 않았으며 매일 하루 커다란 봉지로 한 봉지에서 두 봉지의 사탕을 먹고 그 외에 다른 음식은 잘 먹지 않았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남성은 몇 주 전 과일 맛이 나는 빨간 사탕 대신 검은 감초 젤리를 봉지째로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검은 감초 젤리에는 감초 뿌리에서 추출한 글리시리진이라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어 너무 많이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 글리시리진은 신체 저칼륨혈증을 유발하고 고혈압과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매사추세츠주 남성 역시 체내 칼륨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심장 문제가 발생했다. 남성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칼륨 수치를 회복시키는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병원에 도착한 지 32시간 만에 사망했다.

남성은 극단적으로 운이 없었던 경우지만, 이처럼 2주 동안 매일 하루 2온스(약 56g)의 감초 젤리를 섭취하면 부정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19년에도 하루에 몇 잔씩 수제 감초차를 마시던 84세 캐나다 남성이 심한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았던 사례가 있다.

FDA는 한 번에 다량의 감초를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FDA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많은 감초나 감초 향 제품은 실제로 감초를 포함하지 않으며, 대신 냄새와 맛은 같지만 글리시리진을 포함하지 않는 아니스 오일로 비슷한 맛을 낸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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