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모리 위원장, 기자회견 후폭풍...도쿄올림픽 '최대 위기'

'여성 비하' 모리 위원장, 기자회견 후폭풍...도쿄올림픽 '최대 위기'

2021.02.05. 오후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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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비판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습니다.

위원장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림픽 자원봉사자 일부가 그만두겠다고 밝히는 등 국내외 여론은 얼어붙고 있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취재기자 : 그 이전 단계에서…]

[모리 위원장 : 그런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던 기자회견은 역풍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본 주요 일간지 1면은 모리 위원장의 문제 발언으로 장식됐고, 사임을 촉구하는 사설도 등장했습니다.

외신들도 모리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까지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도쿄 시민 : 이제 (조직위원장 하는 것은) 무리 아니겠어요?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되잖아요.]

[도쿄 시민 : 좀 한심하다고 할까요? 국제적으로 볼 때도 수준 낮은 발언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자회견 이후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도청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올림픽 자원봉사자 일부는 그만두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은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코이케 유리코 / 도쿄도지사 : 자원봉사자를 사퇴하겠다는 얘기와 발언에 대한 항의 전화 등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저도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정치권도 모리 위원장의 경질을 요구했습니다.

[모리야마 히로유키 / 입헌민주당 중의원 : 총리, 어떠신가요? (모리 위원장에게) 사임을 요구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스가 요시히데 / 일본 총리 : 있어서는 안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도쿄올림픽 최대 위기라며 일부 언론에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하시모토 올림픽 담당장관은 바흐 IOC 위원장의 이해를 얻었다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나섰습니다.

[하시모토 / 올림픽 담당장관 : (바흐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IOC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모리 위원장은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국제 사회에서 일본도 체면을 크게 구겼습니다.

이번 발언 파문으로 양성 평등에 있어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는 일본의 민낯이 전 세계에 드러났습니다.

차별 없는 사회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인식시킨 점이 이번 사태가 남긴 유일한 교훈일 겁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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