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껏 구한 코로나19 백신 1,200만 명분 폐기하나?

일본, 기껏 구한 코로나19 백신 1,200만 명분 폐기하나?

2021.02.10. 오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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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 중반부터 의료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는 일본이 예상 못 한 난관을 맞았습니다.

세계적인 공급난 속에 확보한 화이자사 백신 가운데 1,200만 명이 맞을 분량을 잘못하면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데요.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정부는 미국 화이자사와 7,2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는 15일 정식 사용 승인을 거쳐 이르면 오는 17일부터 일본 국내 첫 접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접종을 코앞에 두고 뜻밖의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백신 한 병으로 6번 맞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5번밖에 못쓰게 된 겁니다.

일본 정부는 병에서 백신을 모두 빼내려면 기존에 확보한 것이 아닌 특수한 주사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난 달 말에야 확인했습니다.

[타무라 노리히사 / 일본 후생노동성 장관 : 특수 주사기가 있어야 6번 분량이 나온다는 겁니다. 당장 모든 사람의 접종에 필요한 만큼 이 주사기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의료 제품 제조사에 증산을 요청했습니다.]

일반 주사기를 쓸 경우 구조상 내부에 백신 일부가 남게 돼 6번 맞기에는 백신 양이 부족해집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다음 주 접종을 앞둔 각 지자체에 한 병당 접종 횟수를 5번으로 줄일 것을 서둘러 안내하고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을 모두 일반 주사기로 접종할 경우 다 쓰지 못하고 남는 양은 최대 1,200만 명 분량에 이를 전망입니다.

[가토 가츠노부 / 일본 내각관방장관 : 사용하고 남은, 다 접종하지 못한 약품은 기본적으로 폐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특수 주사기를 확보하기가 대단히 곤란한 상황이라고만 말할 뿐 현재 얼마나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공급난 속에 어렵게 확보한 백신 상당량이 주사기 하나 때문에 채 써보지도 못하고 버려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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