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 손가락 괴사해 절단

European Journal of Vascular and Endovascular Surgery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탈리아 노인이 감염 부작용으로 손가락이 괴사해 세 손가락을 절단했다.

11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86세 이탈리아 할머니가 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감염 부작용으로 할머니의 오른손 둘째, 넷째, 다섯째 손가락에 괴사가 발생했다. 괴사는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신체 조직이 죽고 검게 변하는 질환이다.

의학 저널 '유럽 혈관 및 혈관 내 수술(European Journal of Vascular and Endovascular Surgery)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할머니의 손가락이 괴사한 원인은 코로나19 감염이었다. 감염 부작용이 손가락에 흐르는 혈액의 흐름을 막는 결과를 가져왔고 괴사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합병증 악화를 막기 위해 손가락을 절단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 신체 절단 수술을 받았던 사례는 할머니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영국 본머스 출신의 리 맵바트는 코로나19 감염 부작용으로 다리에 혈전이 생겨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지난해 상반기,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 일부가 발가락 등에 물집과 보라색 병변이 생기는 특이한 사례를 목격했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증상이 기침이나 발열과 같은 다른 전형적인 코로나 증상을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인 에스더 프리먼은 NBC의 투데이에 출연해 "한 가지 가설은 바이러스가 염증을 촉발해 피부를 괴사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혈관이 응고돼 괴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피부학 협회 연맹과 미국 피부학 아카데미의 전문가들은 "감염된 지 일주일에서 4주 이내에 발가락의 색이 변하거나 부어오르게 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증상은 대부분 보름 이내에 사라지지만, 어떤 경우에는 4개월 이상 지속하며 앞선 사례처럼 절단까지 해야 하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손가락과 발가락의 염증 및 피부 염증을 공식 코로나19 증상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증상 추적기 앱(ZOE Covid)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전체 환자의 약 9%가 몸이나 손가락, 발가락 등에 발진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환자는 경미한 피부 염증 증상만 나타나며, 몇 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