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미얀마현지 "19세 소녀, 옷엔 위로 메시지, 목엔 시신 기증 명찰 남겨"

[정면승부] 미얀마현지 "19세 소녀, 옷엔 위로 메시지, 목엔 시신 기증 명찰 남겨"

2021.03.05.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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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00~19:30)
■ 방송일 : 2021년 3월 5일 (금요일)
■ 대담 : 천기홍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미얀마현지 "19세 소녀, 옷엔 위로 메시지, 목엔 시신 기증 명찰 남겨"
- 미얀마 현지 언론 통해 저격수나 경찰이 시민들 조준 사격하는 영상 나와
- '잘 될 거야' 옷 입고 사망한 19세 소녀, 시민들 더 저항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져
- 내일 개최하는 UN안보리 총회에서 보호책임조치 발동되길 기대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미얀마 현지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한 달이 됐는데요, 지금까지 최소 54명이 숨지고 1,700명 이상이 구금됐다는 UN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피로 물든 미얀마의 봄, 현지 상황 연결해서 들어봅니다. 미얀마 양곤대학교에서 세종학당을 운영하는 천기홍 부산외대 미얀마어과 특임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천기홍 목사(이하 천기홍)> 예,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우선 보도를 통해 심각한 현지 상황 전해 들었는데 교수님 주변은 지금 괜찮으십니까? 어떻습니까?

◆ 천기홍> 네, 현재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곳은 다행히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최근부터 일부 교민 분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그 근처에서 총성이 들리는 등 조금 불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 이동형> 예, 저희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것은 군부가 총 판을 이용해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장면이라든가 혹은 영상을 위층에서 찍고 있는 주민들을 향해서 조준사격을 한다든가 이런 모습들이 그대로 영상으로 남았거든요. 굉장히 위험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라고 이렇게 봐도 됩니까?

◆ 천기홍> 그렇죠. 지금 소셜미디어 상에서 확인되는 부분들은 이제 시위와 무관한 시민들이 강제 연행을 당하거나 그들에게 총을 겨누는 영상들도 올라오고 있고요. 말씀대로 지금 3월 3일 UN에서 발표한 3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가 되고 있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저격수나 경찰이 조준사격을 하는 영상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의 사망자가 머리가 총상을 입고 사망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영상에 올라오고 있다고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인터넷을 끊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군부가 지금 언론이나 이런 것들을 통제하고 있나요?

◆ 천기홍> 예, 2주전부터죠. 인터넷은 새벽 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차단하고 있고요.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도 차단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회로를 통해서 사용한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하고 있는데요.

◇ 이동형> 예, 이런 가운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화제와 감동과 안타까움을 정해준 사진이 한 장이 있었는데, 만델레이에서 살고 있던 19세 소녀가 시위를 떠나기 전 아버지와 만남, 태권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하는 모습. 결국은 시위 중에 아마 군부가 쏜 총탄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잃은 것이 굉장히 우리에게 감동을 줬고 안타까움을 줬는데.

◆ 천기홍> 그 학생이 더 안타까운 것은 사망하기 전 입었던 옷에 모든 잘될 거야,라고 하는 영문 글귀가 쓰여져 있었는데요. 그 내용이 가슴을 아프게 했는데 결국 자신은 희생됐지만 그 시민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위로처럼 현지에 전파되고 있어요. 그리고 그 학생 목에 차고 있었던 명찰에 자신의 혈액형 그리고 본인이 사망하게 되면 시신을 기증하겠다, 라는 내용도 함께 있고요. 모든 사람들이 숙연하게 하고 있고 소녀를 위해서 더 열심히 군부정권을 반대하는 저항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시위상황은 어떻습니까? 사망자가 속출해서 시위가 좀 위축되는 모습입니까? 아니면 계속해서 대형시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인가요?

◆ 천기홍> 시위는 3월 3일 미얀마 쪽에 크게 시위가 있었고요. 현재도 곳곳에서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고요. 3월 4일, 5일 최루탄, 공포탄이 계속 발사되면서 시위를 강행 중에 하고 있는데요. 다행히 수류탄 발사로 인한 사망자는 이틀 동안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 이동형> 예, 교수님이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군부가 계속 강경대응은 펼칠 것 같은데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세요?

◆ 천기홍> 시위를 폭도에 의한 시위주동과 선동으로 규정을 하고요. 2008년 기초헌법에 의거해서 무력을 동원한 엄벌조치를 하겠다, 라고 계속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던 군부가 독재정치를 위한 동일한 수준이라고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끝까지 소유하겠다, 라는 마음으로 시민불복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시위대를 군부가 폭도로 규정했다. 40여년 전 우리나라를 보고 있는 것 같네요.

◆ 천기홍> 그렇죠. 상황이나 이러한 것들이..

◇ 이동형> 예, 미얀마 현지 연결이기 때문에 갑자기 전화가 끊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요. 방금 들으셨겠지만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폭도라고 규정을 했습니다. 80년 5월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가 광주에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했고 우리 언론은 그걸 그대로 받아썼죠. 그런 기억이 다시 한번 떠오르면서 우리가 미얀마를 도울 방법이 어떤게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미얀마 현지에서 우리 미얀마인들이 한국대사관 앞으로 몰려와서 한국인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우리가 할 수 있는게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것밖에 없을 것 같아서 안타깝긴 합니다만 과거 40여년전 우리가 UN의 관심, 미국의 관심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정말 필요로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의 미얀마도 그렇지 않을까, 라고 생각됩니다. 교수님?

◆ 천기홍> 네.

◇ 이동형> 교수님도 마찬가지고, 저도 마찬가지고 80년 5월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 우리국민들이 미얀마를 도울 방법은 딱히 없는 것 같고 응원, 국제사회에 호소 이런 것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때요?

◆ 천기홍> 네, 맞습니다. 지난 2월 26일 우리국회에서도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결의안 통과시켰고 시민사회에서도 미얀마사태의 우려를 표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좀 더 국제사회하고 연대를 해서 비중 있는 조치를 연대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또 현재 미얀마 국민들은 내일 개최하는 UN안보리 총회에서 보호책임조치가 발동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미얀마 UN대사인 초 모 툰 대사도 미국에서 인터뷰를 한 내용을 보면 현재 안보리 총회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이동형> 예, 교수님도 몸 조심하시 길 바랍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천기홍>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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