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서 '반군부 경례'한 미얀마 축구선수, 귀국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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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치르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미얀마 축구 대표팀 선수 한 명이 귀국을 포기하고 일본에 남기로 했다.

17일 아사히신문은 미얀마 축구 대표팀 후보 골키퍼인 삐에 리안 아웅(27)이 전날 밤 귀국을 거부하고 일본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리안 아웅은 조만간 일본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긴급조치 차원에서 일본 내 미얀마인들의 체류 연장을 허용했다. 해당 조치는 일본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미얀마인들에게도 적용된다.

리안 아웅은 지난달 28일, 일본 치바현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미얀마 국가 제창 때 군부에 반대하는 의미의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이 모습이 중계에 잡히면서 리안 아웅은 귀국을 할 경우 쿠데타로 전권을 장악한 군부에 구속돼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결국 간사이 공항 귀국길에서 홀로 빠져나온 리안 아웅은 일본 기자들 앞에서 일본 정부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취재진에 "앞으로도 미얀마를 도와 달라"고 호소하며 다시 한번 세 손가락을 펼쳐 보였다. 리안 아웅은 "다른 선수들과 가족이 걱정된다"면서도 군부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한 미얀마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자 미얀마 국가대표 축구선수 10명이 "군사정권 아래에서는 뛸 수 없다"며 차출을 거부했다. 국가 대표팀 주장인 조 민 툰과 현역 공격수 중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조 코 코 등 배테랑 선수들이 대부분 대표팀에서 빠졌다.

이러한 전력 약화 탓에, 지난해 일본과의 1차전에서 두 골만 내주며 선전했던 미얀마는 2차전에서 일본에 무려 10골을 내주며 10대 0으로 대패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